내 인생을 바꾼 기적의 습관 - 내 안에 있는 성공 DNA를 끄집어내어 극대화시키는 행동 습관 35가지
문충태 지음 / 중앙경제평론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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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고민할 때나, 하고 있는 일이 마음에 차지 않을 때 흔히 자기 계발서에 눈길이 가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해온 일을 정리할 나이에도 자기 계발서를 읽고 있는 것은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넘쳐나는 자기계발서가 주장하는 것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처럼 바보 같은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내용만 뽑아서 스스로의 것으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창조적 돈키호테가 기적을 만든다’는 헤드카피 아래 ‘성실하지 마라, 세상은 성실한 사람이 아니라 창조적인 사람을 찾는다’라는 설명을 읽으면서 ‘그렇지 않다. 창조적인 사람이 맞는 자리가 있는가 하면 성실한 사람이 맞는 자리가 있다.’라고 강변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만한 기적의 습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보라는 주장을 담고 있는 자기계발전문가 문충태님의 <내 인생을 바꾼 기적의 습관>에서는 어떤 점을 참고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도 본 기억이 있는 짐 캐리 주연의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라는 영화에서 세상만사가 뜻대로 되지 않아 신에 대하여 불만을 쏟아놓는 브루스에게 “You want to see a miracle, son? Be the miracle(기적을 보고 싶나? 그러면 기적이 되게)”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가진 전지전능을 일주일간 빌려주기로 합니다. 영화는 브루스가 기적을 만드는 삶을 살기로 한다는 결말에 이르게 되는데, 저자는 브루스처럼 기적을 만들기를 원하는 독자들을 위하여 무려 35가지의 팁을 알려주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바로 하느님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강조합니다. “세상을 탓하지 말고, 결기 불황을 탓하지 마라. 기적을 바라지도 말아라. 내가 기적이면 된다. 내가 기적을 만들면 된다.”

 

저자는 35개의 팁을 다섯 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제목을 보면 쉽게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1. 생각놀이에서 기적은 시작된다, 2. R&E를 통해서 기적의 파워는 강해진다, 3. 콘텐츠의 혁신이 기적의 핵심 원동력이다, 4. 도전이 없으면 기적도 없다, 5.이미지 쇼로 기적은 완성된다. 저자가 주장하는 35개의 팁보다도 저자가 어떻게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는지가 더 궁금했습니다. 전체의 내용에서 공통점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 책의 앞 부분에 나오는 ‘검색하지 말고 사색하라’라는 구절에 모든 것이 압축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검색하지 말고’라는 말은 필요할 때가 되어서 인터넷을 뒤지지 말고, 평소에 눈길을 끄는 대목은 꾸준하게 스크랩을 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을 키워준 80%는 메모였다.(62쪽)’라고 분명하게 적고 있는 것 같습니다. 뒷부분 ‘사색하라’라는 구절은 당연히 얻은 정보에 스스로의 생각을 담아 재구성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사색하라는 것입니다.

 

저자가 이 책에 담은 내용을 보면 아주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으로 윤색하여 연결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분명 어디에선가 인용한 것임이 분명한데도 원전을 밝혀둔 것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원전을 찾고 싶으시면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시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만, 책을 써내는 저자로서 빠트리면 안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색하라는 구절과 관련하여 35개의 장의 끝에 정리되어 있는 ‘Action Note'는 분명 저자의 사유를 통하여 창작된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읽다보면 ‘옥의 티’가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만, 저자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원전의 오류인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웃도어 전문수선집 ‘더원리페어(The one repair)’의 예가 되겠습니다. 저자의 착오라고 보이는 부분도 하나 발견했습니다. “칭찬 비아그라를 뿌리고 다녀라. 비아그라는 약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 아마나 살 수 있는 약이 아니다. 그러나 ‘칭찬그라’는 약사의 처방이 필요 없다.(254쪽)” 무엇이 틀렸는지는 곰곰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할 내용들이 아주 많았습니다만, 우선적으로 바꾸어야 할 점이 있었습니다. “즐겨 부르는 애창곡에 따라 인생도 그대로 닮아간다.(230쪽)”는 내용입니다. 가수도 자신의 노래를 따라간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성공한 사람들이 대체로 밝고 명랑한 노래를 18번으로 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실패한 사람들은 대체로 어둡고 무거운 노래를 부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니, 제 18번들이 대개는 애절하고 분위기를 타는 노래들인 것 같습니다. 빠른 시일 안에 밝고 명랑한 노래로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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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이익을 반대한 경세가 살림지식총서 455
장현근 지음 / 살림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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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하면 성선설을 바탕으로 한 정치철학을 펼친 분으로 기억합니다.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선한 본성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어진 정치를 펼치면 좋은 세상이 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맹자는 기원전 371년 경에 고대 중국의 추나라에서 태어나 기원전 289경까지, 그러니까 전쟁과 경쟁이 치열했던 전국시대를 살았던 분입니다. 맹자는 수많은 제자들과 어머니를 수레에 모시고 여러 나라를 돌면서 자신의 생각을 펼쳤지만, 생전에는 기록에 남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합니다. 또한 맹자의 제자들 가운데 그의 사상을 세상에 드러낼 만큼 유명해진 분도 없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맹자보다 한 세대 뒤에 태어난 순자는 맹자가 공자를 제대로 계승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펼쳤다고 비판했고, 사마천 역시 “맹자의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있어 당시 정세에 맞지 않았다”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오늘날 맹자가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맹자로부터 500년이 지난 후한의 조기가 처음 맹자를 주석한 이후부터라고 하는데, 조기는 맹자를 가리켜 ‘천지만물을 망라하고 인의도덕을 확산시킨 위대한 인물’이라고 칭송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맹자는 전쟁과 경쟁이 치열했던 전국시대를 살았던 분으로 대중이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정치를 꿈꾸었던 분입니다. 그렇다면 치열한 경쟁을 살아내야 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그의 철학에서 얻을 것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장현근교수님은 <맹자, 이익을 반대한 경세가>에서 맹자의 사상 가운데 주목받지 못해온 부분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바로 경국제세의 정책 아이디어입니다. 저자는 『논어』의 「자장」편에 있는 자하(子夏)의 말을 인용하여 유가 사상가들의 정치참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벼슬(정치)를 하다 성취가 있으면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를 하다 성취가 있으면 벼슬(정치)를 해야 한다.” 그리고 보면 오늘날 폴리페서라고 지탄을 받고 있는 일부 학자들이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행태의 뿌리가 공자에 이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맹자는 세상의 문제들이 가혹한 정치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가 가진 경세의 밑그림은 바로 백성의 아픔을 고민하는 정치였다고 합니다. 맹자가 인의예지(仁義禮智)의 근거라고 제시한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그리고 시비지심의 사단설(四端說) 가운데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측은지심을 경세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입니다. 저자는『맹자』의 「공손추 상」편에 있는 “孟子曰 人皆有不忍人之心. 先王有不忍人之心 斯有不忍人之政矣. 以不忍人之心 行不忍人之政 治天下可運之掌上”라는 구절을 인용하여 이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뒷구절만 옮기면 “다른 사람에게 위해가 가해지는 것을 참지 못하는 마음을 갖고, 백설들에게 위해가 가해지는 것을 참지 못하는 그런 정치를 하면 마치 손바닥 위에서 물건을 굴리듯 천하를 쉽게 다스릴 수 있다.(18쪽)”

 

한 개인의, 한 사회의, 한 국가의 이익이 중요한 목표가 되는 사회에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만, 맹자는 이익을 따지는 사회는 망할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전쟁이 일상이 되고 있던 전국시대의 사회적 혼란을 추스를 방안으로 구상하게 된 것일 터라서 오늘날에도 잘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당시는 농경이 중심이 되는 사회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근본적인 생각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제자백가 가운데 양주와 묵가는 이익의 추구를 중요한 이론으로 삼았고, 법가는 힘의 추구를 중요한 이론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맹자는 이들을 배척했다고 합니다. 재화의 생산과 관련하여 맹자와 묵가의 생각을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묵자, 사랑과 평화의 철학; http://blog.joins.com/yang412/13375407)

 

묵자는 생산을 중요시했지만 절용을 강조하였는데, 세상의 재화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아까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굶어죽을 것이라고 경고한 반면, 맹자는 때만 잘 맞추면 재화는 다 쓸 수 없을 정도로 풍족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때’란 특히 농업에서 강조되는 부분입니다. 농사란 때를 놓치면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없기 마련이므로 농사짓는 사람들이 군역이나 부역으로 인하여 때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리고 보니, 요즈음 인류의 미래에 대하여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분들과 비관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이미 2500년 전에도 있었구나 싶습니다.

 

이처럼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고, 세금을 줄여주며, 수확물을 백성들과 같이 나눌 수 있는 정치를 하면 세상이 풍요롭게 될 것이라는 맹자의 주장은 장기적 측면에서는 타당하다 하겠지만, 앞에 닥친 전쟁의 위기를 타개하는 묘책이 될 수 없다고 당시 위정자들은 판단하였기 때문에 그의 주장은 공허하게 들렸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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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부하는 가족입니다 - 두 아이를 MIT 장학생, 최연소 행정고시 합격생으로 키운 연우네 이야기
이채원 지음 / 다산에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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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에 대한 교육비의 부담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도 자주 인용하기도 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자녀들을 성공적으로 키워낸 부모들의 이야기가 동네의 화젯거리를 넘어 책으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금년 초에도 두 아들을 헝가리에 있는 의과대학과 치과대학에서 공부시키고 있는 김병선교수님의 이야기를 담은 <헝가리에서 보물찾기; http://blog.joins.com/yang412/13330621>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김교수님이나 아이들 모두 나름대로의 이유와 꿈이 있어 선택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도 없지 않았습니다. 현장을 지키고 있지는 않지만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저의 뒤를 이어 두 아이들이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스스로 결정한 전공과목을 수련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두 자녀를 잘 교육시켜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는 공부하는 가족입니다>를 읽었습니다. 행정고시를 통해서 공무원이 된 아버지가 형제들 사이의 보증 문제로 파산지경에 이르러 어려운 상황에 빠졌지만, 두 아이들은 꾸준하게 공부에 매진하여 큰 딸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장학금을 받아 미국의 MIT공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고, 작은 아들은 대학재학중에 행정고시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기까지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험난한 여정을 소설가로 등단하신 어머니가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만, 사실 그 옛날 저의 부모님 역시 어려운 집안 사정에도 불구하고 저부터 시작해서 두 동생까지 세 아들을 의과대학을 졸업시키셨는데, 이 책의 저자처럼 미국유학은 꿈도 꾸지 못하고 그저 작은 회사에서 다니셨던 선친께서 받은 많지 않은 월급을 이리저리 쪼개는 어려움을 견뎌내셨던 것입니다. 그런 부모님의 어려움과 치열한 입시경쟁을 치루면서 두 아이들이 의과대학을 졸업하기까지 아내의 노력을 생각해보면 이 책의 부모들의 지난한 삶이 충분히 공감이 되는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 분들이 공부하셨다는 아이오와는 제가 공부했던 미네소타 바로 아래에 있어 보속성당을 찾았을 때나 몇 차례 여행길에 지나치기도 해서 낯설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분들의 미국생활이 1990년대 초반에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의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의 기록은 크게 네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형제간의 빚보증이 잘못되어 순식간에 빚쟁이로 전락하게 되는 과정, 남편이 공무원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박사과정을 밟으러 미국에 가서 생활하던 모습, 다시 귀국하여 재기하는 과정과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여 대학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큰 딸이 삼성장학금을 받아 MIT공대로 박사과정을 떠나고 작은 아들이 행정고시에 합격하기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가족간에 빚보증을 서는 문제는 민감한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아내에게 상황을 설명하지 않은 남편의 결정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형제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가정의 앞날이 달려 있는 결정을 아내 모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처음 타는 비행기에 아내와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의 큰 아들과 세 살짜리 작은 아이와 함께 낯선 땅에 처음 떨어졌을 때의 막막함이 다시 생각납니다. 첫날 저녁은 먼저 와있던 학교선배님과 동네에 사는 한국분들의 보살핌으로 지났지만, 두 번째 날 저녁에는 아무 것도 없는 거실에 신문지를 깔고 밥을 먹던 상황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이분들은 플로리다까지 다녀온 것이 전부였던 모양입니다만, 저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언제 가족들이 미국에 오랴 싶어 모두 다섯 차례의 여행을 했습니다. 저자는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8쪽에 담았습니다만, 저는 여행에서 보고 느낀 점을 간략하게 정리한 기록이 원고지로 250매 정도 남아있어 조만간 정리해서 소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나빠지면 쉽게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만, 이 가족은 어려운 여건을 인내하면서 나름대로의 꿈을 잃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기 때문에 오늘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분들의 삶이 여건이 어려운 누군가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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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 진리를 찾아가는 길 살림지식총서 454
이기동 지음 / 살림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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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하면 ‘호접몽(胡蝶夢)’을 생각하게 됩니다. 다음 백과사전에는 “중국의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다가 깬 뒤에 자기가 나비의 꿈을 꾸었는지 나비가 자기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한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자아(自我)와 외물(外物)은 본디 하나라는 이치를 설명하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노자의 사상을 이은 도가(道家)의 초기 사상가인 장자는 사물은 저절로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장 이기동교수님은 오늘날 장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오늘날까지 세계를 이끌어온 서구중심의 근대 이성주의가 한계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유럽에서 르네상스 이후 등장한 이성주의는 인간의 두 요소인 마음과 몸 중에서 몸을 근본적 존재로 보고, 육체적 욕구를 긍정하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물질적 가치를 중시해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물질주의는 과학과 산업을 발달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입니다. 물질이 부족하던 시절에는 생존하기 위하여 서로 지켜야할 윤리적 규범이 같이 발전할 수밖에 없었는데, 물질이 풍요해진 현대에 들어서는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사라짐에 따라 윤리의식도 엷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제 인류는 전체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위기의 순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육체적 행복은 분명 어느 순간까지는 만족을 가져다 줄 수는 있지만 육체적 행복의 크기가 정신적 행복의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지금 인류의 생존을 위기상황으로 몰고 가는 물질주의에 의한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인간을 육체적 존재로 보는 사유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며, 그 대안이 바로 장자적 사유가 될 것이라고 예시하고 있습니다. 즉 장자 철학을 근간으로 하여 정신적 행복을 터득하고 현대문명을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길이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장자는 전국시대 송나라 몽(夢) 지방에서 태어났다고 하고, 성은 장(莊)이고 이름은 주(周)입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기원전 370년경에 태어나 300년경까지 살았다고 추정된다고 합니다. 공자보다 150년 정도 늦고 맹자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였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혼란스러우면 이를 정리하려는 이론가들이 많이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를 백가쟁명의 시대라고 부를 정도로 많은 사상가들이 나와서 나름대로의 이론으로 세상을 바로 잡으려 하였다고 합니다. 이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론이 옳다고 주장하고 상대의 이론의 문제를 비판하였을 터인데, 이런 혼란의 와중에서 장자는 나름대로의 진리를 터득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장자』의 「제물론」을 보면, “성인(聖人)은 시비하는 사람들에게 개입하여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모든 시비는 그 자체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부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조화되는 차원에서 가만히 놓아둔다.”라고 하였습니다. 즉, 사람들이 자기의 입장에서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므로 그저 가만히 놓아두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장자는 정치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묻혀 유유히 살았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학문이 체계적으로 전수되던 다른 학파와는 달리 장자의 제자들은 학파라고 할 정도로 조직적이지 못해서 누가 그의 제자였는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윤곽이 뚜렷하지 않다고 합니다.

 

저자는 『장자』를 인용하여 ‘진리란 무엇인가?, 신은 존재하는가?, 도란 무엇인가? 사람이 왜 진리를 잃게 되는가? 인생이란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답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진리를 찾아가는 길, 참된 삶과 참된 인생, 자연의 힘과 능력 등을 어떻게 설명했는지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저자께서 정리하고 있는 진리를 찾아가는 길은 이렇습니다.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쌓아온 의식이나 지식을 덜어내어야 한다. 덜어내고 또 덜어내어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덜어내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도를 터득하는 비법이다.(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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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우르줄라 포츠난스키 지음, 안상임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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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번 들어본 것 같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도 지오캐싱을 즐기는 분들이 계신 줄은 몰랐습니다. 초등학교 때 소풍을 가면 선생님들께서 감추어 놓으신 물건들을 찾는 보물찾기를 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눈치가 없었던 탓인지 대개는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오캐싱은 일종의 보물찾기 같은 것인가 봅니다. 위키백과사전에 따르면, “지오캐싱(geocaching)은 GPS 수신기나 다른 항법 장치를 이용해서 ‘캐시(cache)’라고 불리는 용기를 숨기거나 찾는 야외 활동”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보통의 캐시는 작고 방수가 되는 상자 안에 지오캐싱을 즐기는 이들이 그것을 찾은 날짜를 기록하는 ‘로그북(logbook)’이 들어있고, 의미있는 물건을 감추기도 하는데, 캐셔들은 그 물건을 교환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캐시는 남극을 포함해서 현재 7개 대륙, 100여개의 나라에 위치해있고 500만명의 캐셔가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캐셔들은 캐시를 찾은 정보를 웹사이트에 업데이트를 하여 정보를 공유하는데, 현재 다양한 웹사이트에 130만여 개의 지오캐시가 등록되어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오캐싱을 소재로 이야기를 펼쳐가는 독특한 수사물을 읽었습니다. 독일 추리작가 우르줄라 포츠난스키가 처음 발표한 본격 성인물 추리소설 <파이브>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를 무대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뒤쫓는 베아트리체와 플로린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범인은 캐시를 통하여 사건을 추리할 단서를 제공하는 한편 다음 캐시가 숨겨져 있는 좌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타임슬립을 기조로 하여 딸의 유괴와 죽음을 막기 위한 처절한 모정을 그린 드라마를 즐겨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빠른 장면전환과 미스터리한 사건의 전개에 관심을 쏟게 만들었지만, 주인공들을 엉뚱한 방향으로 끌어들이는 곁가지가 많아 헷갈리는데다가 유괴사건과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들을 무수하게 배치하여 등장인물 모두를 용의자로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바람에 진이 빠지는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즉 사건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것인데, <파이브>는 연쇄살인사건인 만큼 사건이 일정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어지는 살인사건의 희생자들을 이어주는 연관성이 쉽게 드러나지 않아서 용의자가 누구인지 가늠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단서라도 드러나면 주의를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긴박감을 더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희생자는 홍보회사에 다니는 여성 노라 파펜베르크입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좌표에 대한 단서는 놀랍게도 죽은 노라의 필적으로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곳곳에 사건과 관련된 힌트를 남기고 있었다는 것을 다 읽은 다음에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캐시에 담긴 쪽지에 남긴 지오캐시 용어도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면 TFTH는 ‘찾아 줘서 고마워’라고 해석하는 Thanks for the hunt를 줄인 지오캐시 용어라고 합니다. (독일작가인데 영어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런데 범인은 왜 ‘찾아줘서 고마워’라고 했을까요? 그리고 범인은 한번은 베아트리체와 만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베아트리체가 젊은 시절 겪었던 끔찍한 사건에 관한 일을 잘 알고 있는데,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베아트리체와 문자를 주고받는 것도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노라의 사체에 남긴 좌표에서 발견한 것은 두 번째 희생자의 신체의 일부와 다음 좌표에 대한 정보인데, 다음 좌표에서도 역시 두 번째 희생자의 신체의 일부가 담겨져 있으며, 때로는 수사팀이 다음 희생자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기도 전에 살인이 벌어져 예고된 좌표에서 사체가 발견되기도 하는 등,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캐시에 담긴 쪽지에는 다음 희생자를 지목하는 정보가 담기기도 하는데 구체적이지 못하고 단편적이어서 대상자를 찾아내는 것만도 쉽지가 않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찾아낸 대상자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희생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범인은 수사팀을 통해서 희생자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얻는 것은 아닐까 의심해보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체의 이야기는 베아트리체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때로는 희생자가 클라이맥스에 이르러서는 범인이 아주 짧게 화자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두 주 사이에 다섯 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연쇄살인사건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줄만한 것인데도, 사회적 반향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사실 범인은 현장에서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해보면 용의선상에 올려놓을만한 등장인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좌표찾기 때문인지 별로 주의를 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예고되었던 것처럼 베아트리체가 범인과 만나게 되면서 범행의 동기와 희생자들과 범인을 잇는 연결고리 등,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게 되는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게 만들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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