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유럽 230 Best of Europe 230 - 유로자전거나라 대표가 추천하는 베스트 유럽 여행지 셀렉트 북 테라 베스트 시리즈
장백관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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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단편적으로 유럽을 드나들다가 서쪽으로는 이베리아반도를, 동쪽으로는 발칸반도를 본격적으로 구경하였습니다. 이제는 유럽의 심장부를 본격적으로 구경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순서가 뒤바뀌었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만, 구경에 순서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저 내키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가면 되는 것이지요. 어떻든 남들이 좋다는 곳은 일단 목록에 올려 우선순위를 검토하도록 해볼 생각입니다. <베스트 오브 유럽>도 그런 속셈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유럽 전문 지식가이드 그룹 ‘유로자전거나라’ 대표인 장백관님입니다. 타고난 역마살 때문인지 지구촌 곳곳을 누비다 이탈리아에 정착하면서 유럽의 역사와 미술, 종교, 건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체득한 앎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나누기 위하여 2000년에 유로자전거나라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지식가이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베스트 오브 유럽 230>은 그 결실의 하나입니다. 유럽 최고의 대도시 20, 개성과 낭만이 넘치는 소도시 20, 감동적인 풍경 Best 30, 그리고 열여섯 가지 주제별로 베스트 10을 골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도시 20곳 가운데 11곳은 일단 가보았습니다만, 소도시는 불과 두 곳, 감동적 풍경은 여섯 곳 밖에는 가보지 못했으니, 가보아야 할 곳이 많이 남아 있는 셈입니다.


두 쪽 분량의 핵심요약과 함께 놓치면 섭섭할 포인트, 그리고 해당 지역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키워드로 하여 소략하게 요약하고 있어서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찾아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는 것도 참신합니다. 기본적으로 도시를 소개하는 글이 두 쪽으로 맞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고정적으로 기고했던 글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당연히 풍부한 사진을 수록하고 있어서 소개하는 곳마다 가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유럽이라고 하면서 러시아가 빠지고 터키가 들어간 것은 의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유럽도 빠졌고, 최근에 뜨고 있는 아이슬란드도 빠져 있군요.


사실 대도시의 경우는 두 쪽으로 요약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구경해야 할 곳들을 그냥 이름만 적어도 한쪽은 넘어갈 듯합니다. 그리고 문화와 관련된 요소들을 충분히 소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조금은 남습니다. 아마도 소개할 곳, 소개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욕심을 내다보니 빚어진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때는 과감하게 버릴 것을 버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만, 막상 글을 쓰다보면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주제별 베스트 10의 경우는 소개 자체가 너무 소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선정된 것들도 저자의 주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빠트리면 안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 도시와 관련 있는 책을 연결한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유럽의 도시에 관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완성한 이스탄불과 오르한 파묵의 <이스탄불>을 연결한 글을 쓰면서 이 책의 이스탄불 편을 많이 참고하였다는 점을 고백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책읽기도 묘하게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대로 베끼지는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터키를 다녀온 여행기를 쓰면서 이스탄불에 관하여 11꼭지나 썼기 때문에 써야 할 것이 너무 많았던 것이 더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여행기에 썼던 내용은 모두 잊어버리고 새롭게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소개할 책에 맞춘 글쓰기 말입니다.


정리를 해보면, 유럽에서 꼭 보아야 할 볼거리들을 잘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앞으로 유럽여행에서 참고할 가치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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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쪼가리 자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1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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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정체성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했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저자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을 읽게 되었습니다. 과연 완벽하게 반쪽으로 나뉜 인간이 각각 생존 가능할 것인가는 차치하더라도, 인간의 본성이 선함과 악함을 공유하고 있다고 저자는 전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선함만으로도, 혹은 악함만으로도 완벽하지는 못하다는 생각에 동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꼬투리잡기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도대체 말이 안되는 상황이 너무 많기는 합니다. 포탄이 맞아 조각이 난 젊은이의 신체를 긁어모아 반쪽의 몸을 만들어내는 신묘한 의술도 그렇구요, 포탄이 부족한 포병부대가 화약가루를 보충하기 위하여 흙을 채로 친다는 상황설명도 그렇습니다. 나머지 반은 수도자들이 구해서 또 다른 반쪽을 살려냈다는 설정도 그런데, 몸의 오른쪽이 악함을, 왼쪽이 선함을 대표한다는 설정도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젊은 메다르도자작의 불행이 시작된 기독교도와 투르크간의 전쟁은 아마도 교황의 요청에 따라서 오스만투르크를 상대로 했던 십자군 전쟁을 이르는 것 같습니다만, 십자군전쟁이 1095년부터 1456년까지 진행되었고, 오스만제국이 아나톨리아, 즉 지금의 터키반도 전역을 정복한 것이 1481년이며, 십자군을 패퇴시켰던 것이 1444년이니 아마도 이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때 유럽의 기독교군대에 위안소가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병영입구 한쪽에는 천막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 화려하게 수놓인 비단옷을 입고 가슴을 드러낸 채 천막 안에 서 있던 뚱뚱한 여자들이 그들을 복 고함 치며 폭소를 터뜨렸다.(11쪽)” 일본군이 러일전쟁 때 러시아로부터 위안소 운영을 배워왔다는 것이 사실인가 봅니다.


저자는 반쪽으로 나뉜 메다르도자작을 통하여 인간의 이중인격을 나타내려 한 것 같습니다. <반쪼가리 자작>의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극단적인 두 가지 성격이 충돌하는 다중인격장애를 앓는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이중적 가치기준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에 들어와 그런 성향이 더 강화되어가는 경향에 대하여 작가가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라고 이해하였습니다. 신체적 장애를 가진 자작이야 그렇다고 쳐도,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하여 쾌락을 추구하는 한센병 환자들, 종교적 윤리를 내세워 집단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위그노들을 비롯하여 등장인물 가운데 많은 사람들 역시 비정상적인 생각과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작가는 인간은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며 그런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자연의 섭리는 극단으로 치우친 것들을 가운데로 이끌어내 균형을 맞추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함과 악함의 양 극단에 있는 각각 반쪽의 메다르도자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작가는 사랑을 내세웠습니다. 즉 파멜라라는 젊은 여성을 악한 반쪽과 선한 반쪽이 모두 사랑하게 만든 것입니다. 나아가 파멜라는 두 사람의 사랑을 하나로 승화시켜보려는 시도를 하지만 두 사람의 갈등이 극대화되어 결투를 하는 상황을 맞게 되고, 둘 중 하나가 죽음을 맞을 수도 있는 결투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악함과 선함의 반쪽들이 다시 하나로 결합하게 된다는 해피앤딩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많이 억지스러운 설정이지만, 동화 같은 소설이라서 충분히 용서(?)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쪼가리 자작은 사악하지도 선하지도 않은, 사악하면서도 선한 온전한 인간으로 재결합한 다음에는 아주 현명해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인간은 결코 현명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입니다. 현명한 자작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마을이 행복한 시대를 맞을 수 있었을까요? 세상이 복잡해져서 온전한 자작 혼자의 힘으로는 그것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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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 정상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보다 - 손호철의 세계를 가다 1
손호철 지음 / 이매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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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서 2006년까지, 남들은 한번 가보기도 어려운 라틴 아메리카를 무려 다섯 번이나 찾았던 진보 정치학자의 여행기입니다. 민교협 공동의장을 비롯하여 민주노총 정치위원회 자문위원장을 지낸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손호철교수가 그 주인공입니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달반을 1~3나라를 집중해서 돌아보는 일정을 소화했다고 합니다. 쿠바, 멕시코,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수엘라, 과테말라 등 8개국이나 되고, 특히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4개국은 두 차례씩 방문하는 호사(?) 누렸으니 깊이 있는 사유의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들 국가에서 저자가 관심을 보였던 부분은 최근 지구촌 국가들이 향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체제에 대하여 대립각을 세웠던 진보 좌파세력의 부침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에서의 저자의 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글 순서는 방문순서와는 무관하게 저자의 관심사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쿠바가 제일 먼저 다룬 것은 아마도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잘 버텨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쿠바의 곳곳에서 숨어 있는 미국의 흔적들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심정을 이렇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게바라의 뜨거운 정신은 없고 게바라를 팔아 외화벌이로 연명하고 있는 쿠바의현실이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쿠바가 이렇게라도 돈을 버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했다.(36쪽)” 어때서일까요?


미국이나 유럽이 라틴아메리카에 대하여 취해온 바에 대하여 지나치게 민감해 보이는 대목은 베네주엘라에서 콜럼버스의 동상이 내려진 것에서 볼 수 있는데, 저자는 굳이 콜럼버스기 신대륙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정복’했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콜럼버스는 당시 유럽인들의 시각에서 보면 발견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정복사업은 다른 스페인 사람들이 총대를 맺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구바의 의료인들이 베네주엘라에서 국제연대차원의 무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적은 것도 사실과 다른 것입니다. 사실 쿠바가 의료진을 파견하는 대신 베네주엘라로부터 석유를 받고 있으니 말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5월 광장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3시에 1976년의 ‘더러운 전쟁’을 벌인 독재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5월의 어머니회의 강령은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첫째, 우리의 자식들은 죽은 것이 아니고 현재의 민주화 운동 속에 살아있다. 따라서 우리는 사체발굴을 거부한다. 모든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모두 우리 자식들이다. 둘째, 우리는 어떠한 기념물 건립도 반대한다. 기념물 건립은 우리 자식들의 민주화 투쟁 정신을 화것화시켜 건축물과 돌 속에 가두는 것이다. 우리 자식들의 정신은 기념물이 아니라 현재의 투쟁을 통해 기념되고 계승되어야 한다. 셋째, 우리는 어떠한 금전 보상도 거부한다. 생명은 생명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지 어떠한 금전으로도 대치될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을 금전으로 격하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118-119쪽)”


눈에 띄는 대목은 2007에 나온 책이라서인지 김대중정부에서 노무현정부로 이어지면서 대한민국 역시 날로 심화되어가고 있는 사회 양극화에도 불구하고 무비판적으로 도입한 신자유주의에 매몰되어있다는 비판입니다. 이어서 보수정권이 들어섰을 때 진보세력들은 책임을 보수세력에게 떠밀지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아즈텍문명의 인신공양이 관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는 점을 짚으려합니다. 유카탄반도의 치첸이사에 있는 세노테에서 저자는 ‘가뭄 같은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산 사람을 우물에 던져 넣던 야만성을 끔찍하게 느껴졌다(240쪽)’라고 적은 반면, ‘자신과는 다르다는 이유(특히 인신공양)로, 원주민을 쳐부숴야 할 야만으로 단정해 강제로 기독교와 서구문명을 심으려 했던 스페인의 행동은 분명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247쪽)'라고 했습니다.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문명을 비판하는 일은 역시 조심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족이 될 듯합니다만,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나라들이 최근 우경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심지어 제가 방문했던 페루에서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나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4월에 치러진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고 6월의 결선투표를 남기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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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년마다 퇴사를 결심한다
마쓰다 고타 지음, 오경순 옮김 / 이담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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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주에도 마음의 갈등을 빚는 일이 있었습니다만, 직장인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가 심각하다면 회사를 그만둘 것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여섯 번째 직장인데 대체로 4년마다 회사를 옮겼는데, 지금의 회사는 8년째 다니고 있는 것을 보면 잘 맞는지, 아니면 나이가 든 탓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을 써보았을 수도 있는 ‘사직서’를 언제라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라고 권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카페 체인인 털리스 재팬을 설립했고, 지금은 털리스 커피 인터내셔날의 회장인 마쓰다 고타의 <나는 5년마다 퇴사를 결심한다>입니다. 물론 저자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서 입사했던 산와은행을 그만두고 털리스 재팬을 설립했는데, 산와은행에 다닌 기간이 5년여쯤 되었나 봅니다.


사실 저자가 제안하는 5년마다 퇴사를 결심하라는 말의 요점은 5년마다 회사를 옮기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만큼 최선을 다하여 회사 일을 하되, 5년을 주기로 스스로를 평가해서 변화를 꾀하는 계기로 삼으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우리가 어떤 단계를 거쳐 숙달이 되기까지는 대체로 5년이라는 기간이 걸린다고 본다.’라는 저자의 설명은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문에 적은 5년 단위로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제안을 설명하기 위하여 저자는 5개의 장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1장에서는 인생을 개척하는 목적과 목표를 정립하기 위하여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를 설명했고, 2장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의 과정에서 배울 점이 없다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실패에서 배운 것들이 다음에 성공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배경이 되는 것입니다. 3장에서는 머릿속에서만 상황을 그려보지 말고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몸으로 겪어보라고 합니다. 4장에서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주문합니다.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 된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마지막 5장에서는 즐겁게 일하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는 일이 괴로우면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일도 즐거운 마음에서 한다면 힘들지 않을 것입니다.


저자는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목표를 상세하게 세우면 일상이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PDCI(Plan, Do, Check, Improve) 즉,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확인 평가하고, 개선하는’ 체계를 갖출 것을 권합니다. 매5년마다 PDCI체계를 거듭하다보면 어느 날 달라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부피가 작아서 가벼워 보일 수도 있으며, 일본 책 특유의 가벼운 읽을거리 같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략해 보일 수도 있는 핵심을 실천하기도 쉬울 수 있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특유의 정서와는 다른 저자의 분위기는 아마도 아버지를 따라서 세네갈, 미국 등지에서 생활했던 성장배경이나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익힌 미식축구를 귀국 후 대학에 다니면서 취미활동으로 이어갔던 것에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특유의 조직문화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입시나 입사 등의 과정이 유리알처럼 투명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오기도 합니다만, 일본은 학연, 지연과 같은 연줄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미식축구부의 선배가 스카우트를 해온 것을 보면 말입니다. 물론 저자는 그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서 직장을 결정했다고 합니다만, 우리나라처럼 회사가 신입사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일할 회사를 선택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참신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그렇게 될까 부럽기도 합니다. 어떻든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으니, 우리식대로 잘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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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최도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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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하면 지정학적 개념보다는 정치적 개념으로 따져서 과거 소련의 영향권에 있던 동독,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체코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알바니아, 폴란드 등 8개국을 떠올립니다. 소련이 무너지고 동구권 공산국가들이 민주화되면서 개념에 변화가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여행업계의 구분으로는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알바니아, 마케도니아 등 7개국을 발칸국가로 구분하고, 체코, 폴란드, 헝가리,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등 5개국을 동유럽국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 시작한 유럽여행이 터키를 거쳐 발칸에 이르렀고, 이제는 동유럽으로 이어가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책읽기가 동유럽에 쏠리고 있는 셈입니다. 영문학자 최도성 교수님의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도 같은 맥락의 책읽기입니다. 다만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3개국만 다루고 있는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슬로바키아는 사전에 준비했던 여행지가 아니었던지 소략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신 체코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 될 것 같습니다.


예술, 문학, 음악,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여행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어서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이야기를 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 나름대로의 해설을 덧붙이고 있는 점이 특징인데, 때로는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여행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유여행의 참 멋을 잘 살리는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지에서 현지인이건 같은 여행자건 간에 쉽게 사귀로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입니다. 천성적으로 붙임성이 아주 좋으신 모양입니다. 그런 인연들이 다음 여행지에까지 이어지는 것도 부지런히 인맥을 만드는 노력을 쌓다보면 덤으로 생기는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때로는 모호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대인에 관한 내용을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소개한 것 같습니다. 유대인들은 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후예라고 믿고 있지 아브라함을 유일신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독교의 등장으로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터전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로마제국에 맞섰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사울을 초대왕으로 하는 히브리왕국은 북쪽의 이스라엘왕국과 남쪽의 유다왕국으로 갈라졌다가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에게 멸망하고 말았는데, 알렉산더대왕의 동방원정 이후에 들어선 셀레우코스왕조 때 다시 유대인 왕국을 세웠던 것입니다. 기원전 63년 로마제국의 지배아래 들어가게 된 유대인들은 로마제국의 탄압과 수탈이 자심해지자 봉기하여 로마에 대항하였다가 패하면서 유대인들을 살던 곳에서 떠나도록 했던 것입니다.


특히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공인하게 되면서 예수를 처형한 책임을 피하기 위하여 유대인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면서 유럽 기독교인들이 유대인들을 미워하게 만들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이유에 더하여 이민족의 오랜 지배를 받으면서 살아남기 위하여 근면과 학습을 몸에 익힌 유대인들은 어디에 가더라고 사회의 핵심을 이루었던 것인데, 특히 학계와 상업을 장악하면서 부를 축적하는 모습을 시샘하는 사람들이 더욱 유대인들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 판인데, 평소 미워하던 사람들이 명예와 부를 쌓아가니 더욱 배가 아팠을 것입니다.


간혹 가다 지나치게 수사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역에서 내려 주변을 걸었다. 들에는 노란 유채꽃이 녹색의 풀들과 어우러져 한바탕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고요히 떠 있었다. 나는 그 아래 펼쳐진 보헤미아 들판을 바라보며 천연의 공기를 마음껏 호흡했다. 시냇물 소리, 이끼 낀 돌길, 바스락거리며 팔랑이는 진녹색 이파리, 어느 것 하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167쪽)” 여행기가 담백하면 좋겠다는 개인적 취향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 더, 유럽에서 보고 느낀 것을 굳이 같은 시기의 우리역사와 비교해서 지나치게 추켜올리는 듯한 분위기도 공연히 떨떠름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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