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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년마다 퇴사를 결심한다
마쓰다 고타 지음, 오경순 옮김 / 이담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지난주에도 마음의 갈등을 빚는 일이 있었습니다만, 직장인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가 심각하다면 회사를 그만둘 것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도 있습니다. 제 경우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여섯 번째 직장인데 대체로 4년마다 회사를 옮겼는데, 지금의 회사는 8년째 다니고 있는 것을 보면 잘 맞는지, 아니면 나이가 든 탓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을 써보았을 수도 있는 ‘사직서’를 언제라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라고 권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카페 체인인 털리스 재팬을 설립했고, 지금은 털리스 커피 인터내셔날의 회장인 마쓰다 고타의 <나는 5년마다 퇴사를 결심한다>입니다. 물론 저자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서 입사했던 산와은행을 그만두고 털리스 재팬을 설립했는데, 산와은행에 다닌 기간이 5년여쯤 되었나 봅니다.
사실 저자가 제안하는 5년마다 퇴사를 결심하라는 말의 요점은 5년마다 회사를 옮기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만큼 최선을 다하여 회사 일을 하되, 5년을 주기로 스스로를 평가해서 변화를 꾀하는 계기로 삼으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우리가 어떤 단계를 거쳐 숙달이 되기까지는 대체로 5년이라는 기간이 걸린다고 본다.’라는 저자의 설명은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문에 적은 5년 단위로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제안을 설명하기 위하여 저자는 5개의 장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1장에서는 인생을 개척하는 목적과 목표를 정립하기 위하여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를 설명했고, 2장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의 과정에서 배울 점이 없다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실패에서 배운 것들이 다음에 성공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배경이 되는 것입니다. 3장에서는 머릿속에서만 상황을 그려보지 말고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몸으로 겪어보라고 합니다. 4장에서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주문합니다.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 된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마지막 5장에서는 즐겁게 일하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는 일이 괴로우면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일도 즐거운 마음에서 한다면 힘들지 않을 것입니다.
저자는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목표를 상세하게 세우면 일상이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PDCI(Plan, Do, Check, Improve) 즉,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확인 평가하고, 개선하는’ 체계를 갖출 것을 권합니다. 매5년마다 PDCI체계를 거듭하다보면 어느 날 달라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부피가 작아서 가벼워 보일 수도 있으며, 일본 책 특유의 가벼운 읽을거리 같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간략해 보일 수도 있는 핵심을 실천하기도 쉬울 수 있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특유의 정서와는 다른 저자의 분위기는 아마도 아버지를 따라서 세네갈, 미국 등지에서 생활했던 성장배경이나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익힌 미식축구를 귀국 후 대학에 다니면서 취미활동으로 이어갔던 것에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특유의 조직문화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입시나 입사 등의 과정이 유리알처럼 투명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오기도 합니다만, 일본은 학연, 지연과 같은 연줄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미식축구부의 선배가 스카우트를 해온 것을 보면 말입니다. 물론 저자는 그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서 직장을 결정했다고 합니다만, 우리나라처럼 회사가 신입사원을 뽑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일할 회사를 선택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참신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그렇게 될까 부럽기도 합니다. 어떻든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으니, 우리식대로 잘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