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이탈리아 (2018) - 여행을 즐기는 가장 빠른 방법 인조이 세계여행 5
윤경민 지음 / 넥서스BOOKS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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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난달에는 아내와 함께 가는 해외여행에 큰 아이가 같이 갔습니다. 어렸을 때는 두 아이와 함께 가족 여행을 다니곤 했습니다만, 장성해서는 오랜만이고, 해외여행은 처음이었습니다. 원하는 여행방식을 골라보라 했더니 결국은 여행사의 상품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교통이나 숙소를 결정하는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하기는 합니다. 물론 원하는 것을 다 볼 수 없는 한계가 있기는 합니다.

이번 여행은 이탈리아로 정했습니다. 그동안 지중해를 중심으로 구경을 다니다보니 로마제국이 남긴 유적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로마 문명의 본거지를 향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여행을 가게 되면 인솔자 혹은 현지가이드가 설명을 잘해주기는 합니다만, 자유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늘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미리 일정을 검토해서 필요한 자료를 인터넷 등에서 챙겨보기는 했습니다만, 큰아이는 역시 책을 사서 읽는 선택을 하는 것이 차이였습니다. <ENJOY 이탈리아>도 그렇게 사서 미리 공부한 것인데, 아내와 저는 이탈리아까지 들고 갔습니다. 물론 <ENJOY 이탈리아>에 실려 있는 모든 도시를 다 가본 것은 아닙니다. 일정에 따라 미리 읽어보고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들고 다닐 수 없었기 때문에 미리 읽어본 내용을 모두 기억하지 못해서 제대로 챙겨보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1997년에 이탈리아 시에나로 유학을 갔는데, 주말마다 주변의 도시를 조금씩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해두었다가 책으로 엮었다고 합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이 책의 장점은 1. 철저히 한국인의 감성으로 접근하였다는 점, 2. 이탈리아 전역을 거의 둘러본 후 내린 여행지에 대한 판단이라는 점이라고 합니다. 결론은 이탈리아 전역을 거의 둘러보셨다는 점이 부럽다는 생각입니다. 8박 9일로 본 이탈리아는 세 번째 방문이었지만 수박 겉핥기도 못한 것 같아서 더욱 그렇습니다.

목차를 보면 로마와 로마 외곽도시, 로마 근교도시, 나폴리와 나폴리 근교도시, 피렌체와 피렌체 근교도시, 밀라노와 밀라노 근교도시, 베네치아와 베네치아 근교도시, 그리고 기타도시들까지 챙겨 구분하였습니다. 다행히 이번 여행에서 가본 도시들이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탓인지 이 책에 모두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와는 달리 자유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을 목표로 기획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각 도시로 들어가는 교통편은 물론 시내교통편은 잘 요약이 되어있고, 많은 볼거리 가운데 꼭 보아야 할 것을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만, 대도시에서는 숙소, 식당, 시내교통 등에 관한 정보도 간략하게 요약되어 있습니다. 짧게 요약된 볼거리 정보는 짧은 자유 시간을 활용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와는 관심대상이 다른 경우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도시마다 작은 지도가 있는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 경우는 정해진 일정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그림의 떡(?)이었습니다만, 도시마다 여행하시는 분들의 형편에 따라서 다양한 여행코스를 제시하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시마다 관광 포인트를 따로 간략하게 요약한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도시의 역사도 한쪽 내외로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 것도 그 도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역시 하이라이트는 로마와 바티칸인 듯합니다. 워낙이 볼거리가 많아서 정신 없이 끌려다녔기 때문에 사전에 머릿속에서 정리를 하고 갔더라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결론은 언젠가는 다시 가볼 기회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미련을 남겨둡니다. 초판, 2판 포함해서 34쇄를 찍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책이라는 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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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저널리스트 : 조지 오웰 더 저널리스트 2
조지 오웰 지음, 김영진 엮음 / 한빛비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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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은 작가이기 전에 기자였던 어니스트 헤밍웨이, 조지 오웰, 칼 마르크스 등의 기사들을 통하여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조명해보는 기획시리즈의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 <더 저널리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읽고 그의 문학작품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더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 역기 같은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습니다. ‘나는 왜 쓰는가’라는 글에서, 글을 쓰는 이유를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조지 오웰이 예견한 전체주의는 오늘날 모든 사회의 밑바닥에 숨어있다고 하겠습니다.

‘내가 만약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났다면 정치와 무관한 글을 썼을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조지 오웰이 활동하던 당시의 국제정세는 제국주의가 각축을 벌이고, 파시즘이 대두되고, 자본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뒤섞여 요동을 치던 때였습니다. <더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을 엮은 이는 ‘오웰은 지금 우리 사회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며 이때 지식과 진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7쪽)’라고 이 책의 성격을 정의합니다.

1903년 인도의 모티하리에서 출생한 오웰은 19살 때 버마에서 인도제국경찰로 근무했고, 30살에 작가로 등단했습니다. 34살 때는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였고, 36살 때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합니다. 38살부터 BBC라디오에서 방송대본 쓰기를 2년, 40살부터는 <트리뷴>에서 문학편집장으로 2년 근무하면서 <동물농장>을 발표했고, 42살부터는 <옵서버>,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의 전쟁 특파원으로 유럽에서 활동했다. 47살에 폐결핵이 악화되어 숨졌습니다.

엮은이는 주로 조지 오웰이 근무했던 <트리뷴>지에 기고한 칼럼 57개 가운데, 평등, 진실, 전쟁, 미래, 삶, 표현의 자유 등 6개의 주제로 나누어 정리하였습니다. 그의 관심사가 유럽에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지역으로까지 넓혀진 것은 버마에서 근무경험 때문일 것입니다.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운 일본제국주의의 확산을 경계하면서 이에 맞서기 위하여 영국이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합니다. 당시 영국 정부와 국민들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수주의적 분위기였습니다. 유럽을 지배하려는 나치의 속셈을 묵인하는 입장을 취하기도 하였고, 독일과 담합하여 동유럽을 분할하려던 소련이 연합국의 편에 서자, 과거 핀란드를 침공한 전력을 눈감아주기도 합니다. 이런 분위기에 살면서도 오웰은 식민지 인도의 국민이나 유태인 및 폴란드인 등 난민을 비롯하여 유색인들까지 살면서 겪는 차별대우를 통렬하게 비판하였던 것입니다. 심지어는 좌파, 노동당원, 공산주의자들의 편협한 이기주의까지도 싸잡아 비난하는 것도 읽을 수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 프랑스사회에서 일어난 부역자 처단 움직임과 관련하여, 오웰이 인용한 ‘괴물에 맞서 너무 오래 싸운 이는 그 자신이 괴물이 되고 만다. 심연을 너무 오래 응사하다 보면 어느새 심연이 그를 응시할 것이다(169쪽)’라는 니체의 말은 시사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봉합이 되었다가 다시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 국내의 문제도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만, 요즈음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는 측면이 있지 않은가 싶어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제대로 읽은 오웰의 작품으로는 <카탈루냐 찬가> 뿐인 듯하여, 그의 대표작들을 다시 읽어볼 계획입니다. <더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이 그의 작품을 읽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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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행복이 어떻게 세상을 구하냐고 물으신다면
콜린 베번 지음, 이은선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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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숲속의 작은 집>이라는 예능분야의 방송을 처음 시청하였습니다. 남녀 연예인이 숲속에 있는 작은 집에서 1박2일 혹은 2박3일 머무는 모습을 담은 내용입니다.  공공 수도와 전기 없이 모든 것을 자급자족(off grid)해야 한답니다. 이미 다양한 문명의 이기 속에서 살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사라진 세상에서 살아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또한 그런 삶을 모든 인간들이 영위해야 하느냐 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예능방송으로 운을 떼는 이유는 <당신의 행복이 어떻게 세상을 구하냐고 물으신다면>이라는 숨가쁘게 긴 제목의 책을 쓴 콜린 베번이라는 저자의 삶 때문입니다. 사회 변화 운동가라고 하는 그는 지구에 가하는 인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뉴욕 한복판에서 가족과 함께 1년 동안 공산품, 플라스틱, 전기 등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들 없이 생활하고서 그 과정을 담은 <노 임팩트 맨>을 써서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삶의 철학을 완성한 곳이 미국 로드아일앤드주의 프로비던스에 있는 관음선원이고, 그곳을 연 숭산대사의 가르침의 영향이 컸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관음선원에서 깨친 바는 “진정한 즐거움을 찾는 일과 세상을 돕는 일이 서로 정반대인 것처럼 느껴져 혼란스러웠는데, 사실 그 구 길은 별개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 깨달음의 원리, ‘어떻게 하면 나와 우리 가족의 행복을 추구하는 동시에 기후변화, 빈곤, 사회의 온갖 불평등 같은 고통을 완화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의문에 답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모두에 실은 ‘이처럼 나를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는 것은 새의 양쪽 날개와도 같으니라’고 하신 원효대사님의 말씀에서 시작된 셈입니다.

서문에서 저자는 제목처럼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타인의 행복의 위하여 희생하는 이타적 삶을 살 것인가 하는 내용인데, 그 두 가지 목표가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설파합니다. 작가 스스로의 삶의 궤적을 보여주면서 읽는 이의 이해를 이끌어내려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상호계발서로 분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서로 도와 삶의 내용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7 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합니다. 각 단계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만 보아도 내용의 얼개가 떠오를 듯합니다. 1. 우리에게는 행복을 위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2.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은 뭘까? 3. 행복을 위한 작은 변화, 4. 함께 갈 사람들을 찾는 방법, 5. 누구의 부모가 될 것인가, 6. 당신의 길을 걸어라, 7.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는 방법, 등입니다. 각각의 단계를 시작하면서 왼쪽에는 이 책의 원제인 ‘How To Be Alive'라는 제목을 쪽 위와 아래로 나누어 넣었고, 중간에는 물음표를 커다랗게 넣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단계별 제목을 아래에 넣고 중간에는 커다란 느낌표를 새겼습니다. 물음에 대한 답이라는 뜻이겠지요? 또 하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다음 단계에서는 무엇을 논의할 것인지를 요약하고 있는 점도 독특합니다.

감사의 글까지 무려 543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이라서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몇 가지의 핵심으로 정리하여 작은 제목으로 달아놓고 있어 읽는 이가 따라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필요한 부분에서는 간단하게 묘사된 그림도 넣었습니다. 책을 쓰는데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합니다.

기억해둘만한 대목으로 꼽은 부분이 있습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겠느냐?”는 저자의 질문에 대한 숭산대사의 답변입니다. “나이가 들면 알 것이다. 나는 예순여섯 살이다. 내 나이가 되면 욕심이 사라진다. 성욕이 사라지고 명예욕이 사라지고 수면욕도 사라진다. 모든 욕심이 사라진다. 그러면 너희들은 어떻게 하겠느냐?” 결국 자신이 알아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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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좀 잤으면 좋겠다 - 일하다 못 자고 놀다가 안 자는 당신
황병일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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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잠이 가지는 특별한 힘은 깨어있는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역시 깨어 있는 동안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정보를 가려서 기억에 갈무리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쉽게 잠에 들지 않아 고생한 기억은 별로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개는 잠자리에 들면 금세 잠에 빠져드는 편입니다. 물론 잠자리에 들었다가 잠이 찾아오지 않으면 바로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하면서 잠을 기다리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밤마다 쉽게 잠들지 못하는 분들이 이야기하는 고통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 고통을 가진 분들에게는 복음이 될 <잠 좀 잤으면 좋겠다>를 읽었습니다. 수면과 관련된 사업을 하면서 수면연구소를 운영하는 황병일님의 신작입니다. 필자 역시 사업과 관련하여 극심한 불면증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 불면증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노력했던 경험을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합니다.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면 불면증은 마음에서 온다고 합니다. 약을 쓰지 않고 불면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낸 캐나다 라발대학 심리학과의 샤를 모랭교수에 의하면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과 잠을 잘 자는 사람 사이의 차이는 ‘잠에 대한 집착’이라고 합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잠들어야 한다는데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것입니다. 잠을 못자는 경우 불안에 빠져 초조해하는데, 이런 성향이 바로 불면증을 심화시키는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피곤하면 잠을 자고, 잠을 자고 나면 피로가 풀리면서 삶에 대한 의욕이 생기는 선순환을 유지해야 합니다.

<잠 좀 잤으면 좋겠다>는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잠의 생리학과 잠이 가지는 힘을 설명합니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우리가 잠에 대하여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들을 짚었습니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숙면에 드는 요령을 정리하였고, 네 번째에는 잘 자는 일이 가족을 행복하게 만드는 길임을 다시 짚었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가운데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습관성이 아닌 수면제는 물론 수면유도제라 하더라고 심리적 의존성을 보일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어지럼증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에 기억 혼란, 환각작용 몽유병 등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불면증으로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경우라면 모를까 습관적으로 수면제를 오랫동안 복용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상의하여 수면제를 끊고, 잠을 유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하루에 4~%시간만 자도 피로가 풀려 일상에 지장이 없는 특별한 사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7~8시간을 푹 자야 몸이 거뜬하게 됩니다. 따라서 남들이 주장하는 대로 따라하다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 형이 있는가 하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활동하는 올빼미형도 있습니다. 타고난다고 생각하겠지만, 습관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당연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변하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올빼미형이었습니다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경향이 생기고 있습니다.

성장기에 만성적으로 잠이 부족하게 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게 되는데, 예를 들면 비만할 위험이 높다거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올 수 있습니다. 무작정 잠을 줄인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한 내용도 숙면을 통하여 기억에 갈무리되는 것이니 마침한 시간에 잠을 자주는 것이야말로 공부한 효과를 극대화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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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구름속의 산책
지진희 엮음 / 시드포스트(SEEDPOST)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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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다닐 때 활동하던 동아리에서는 회식 때 즐겨 외치던 구호가 있습니다. “술! 술! 술! 술은 인류의 적. 마셔서 없애자! 19OO년은 절주(節酒)의 해. 절주하시고!” 이런 분위기였기 때문에 술의 종류보다는 분위기를 띄우는 술 마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와인을 공부할 기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지진희님의 <이탈리아 구름 속의 산책>은 와인에 대한 관심이 눈을 뜨는 책읽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는 서두에서 와인이란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술이라는 정도로 인식하는 수준이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신의 물방울>의 작가 아기 다시시 남매를 만나는 기회가 있어 와인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면 이탈리아 와인을 소개하기 위한 기획에 함께 할 기회가 생겼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탈리아 구름 속의 산책>은 와인 공부를 시작한 초보자가 와인을 공부하기 위하여 <신의 물방울>의 저자 남매를 만나러 동경에 간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이탈리아의 로마, 피렌체, 밀라노 등에서 만난 와인과 와이너리에 대한 인상을 적고 마지막으로는 한국에 돌아와서 좋은 와인을 찾아다닌 이야기로 마누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 이야기도 빠지지 않습니다.

저자는 “<신의 물방울> 덕분에 일상의 작은 부분조차도 크게 깨우친 만큼, 독자들이 내 책에서 와인에 다가가는 내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고 어떤 용기만 갖게 된다해도, 이 책의 저자로서 더 이상 바랄게 없을 것 같다(27쪽)”라는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와인에 접근하는 경고를 따라가기에는 부담이 엄청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책을 읽은 느낌은 우선 저자가 와인을 따라가는 여행지의 풍경, 와인을 마신 식당의 모습을 물론 저자가 와인을 마시는 모습을 담은 사진자료가 지나치게(?) 풍부합니다. 마치 와인을 주제로 한  저자의 화보집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와인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식당, 고급지게 말하면 레스토랑과 음식에 대한 정보도 아주 구체적입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의 느낌을 상당히 감성적으로 적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여성적인 취향이 느껴진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와인에 대한 느낌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와인 초보자의 수준은 아닌 듯 하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로마의 네 번째 이야기, 일 콘비비오 식당에서 마신 와인 몬티아노 라치오에 대하여 ‘툭 터놓고 이야기하자면, 지금까지 마신 와인 중 3위 안에 든다고 감히 자부하는, 맑은 자줏빛의 레드와인, 숙성된 맛은 아니지만, 미세한 꽃향기도 품고 있으면서 부드러움을 간직한, 그래서 초보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친구 같은 와인.(75쪽)’이라고 적었습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자부’라는 단어에 미묘하게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자부는 자신이 가진, 혹은 행한 무엇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쓰는 것이라고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몬티아노 라치오는 자신이 만든 와인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글을 쓴다는 것이 참 어려운 것은 생각할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카메라에 야경을 담았다. 물론 내 눈에도 오래오래 기억하기 위해 담아왔다.(97쪽)”라고 적은 로마의 밤풍경입니다. 야경을 카메라로 찍는 행위를 ‘담는다’라고 합니다만, 사실은 그 영상을 카메라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담는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눈에 경치를 담는 것은 아닙니다. 감각기관을 통해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은 기억으로 뇌에 저장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음에 담는다’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은 풍경을 카메라로 찍는 것보다는 그림을 그리거나, 혹은 글로 쓰거나, 그도 아니면 지켜보는 것이 기억에 더 남는다고는 합니다만, 사진을 찍는 행위와 보는 행위를 동시에 할 수는 없는 노릇 같습니다.

이 책에 담긴 많은 사진들은 물론 로마, 피렌체, 밀라노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그린 글은 분명 매혹적이었습니다. 밀라노의 경우는 한나절 구경했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던 것 같고, 로마나 피렌체는 조만간 가볼 기회가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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