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은 처음입니다
이혜경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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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되었습니다만, 사업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의 전공을 살리는 사업인데, 문제는 영업에 대한 부담이었습니다. 결국은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못했던 일을 앞으로 해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참에 읽은 <영업은 처음입니다>에서 뭔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자는 낯가림이 심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랬을까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노력으로부터 26년 동안 이어진 영업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자신의 경험을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썼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사실 비결을 털어놓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이런 책을 읽은 느낌을 적을 때는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도록 정리하곤 합니다. 저자는 그런 점까지도 헤아려 이 책의 얼개를 요약해두었습니다. “1장은 평범했던 제가 26년간의 영업으로 얻은 삶의 선물들에 관한 내용이며, 2장은 ‘영업의 시작은 이렇게 하라’는 시작의 중요성을 담았습니다. 3장은 실천만 하면 100% 성공하는 검증된 영업프로세스이며, 4장은 경쟁시대에 이길 수 있는 차별화된 영업 기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마지막으로 5장은 ‘앞으로 펼쳐질 미래 영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제 생각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정도라면 ‘영업을 처음부터 잘하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한 저자의 장담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장과 3장은 10개의 꼭지로, 나머지 장은 5개의 꼭지로 글을 나누어 풀어냈는데, 매 꼭지마다 글 마지막에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붙인 것도 좋은 점입니다. 예를 들면, 첫 번째 글, ‘열정적인 삶을 살다’는 글의 마지막에는 1. 스스로 자신의 마음에 확신이 생길 때까지 노력하라. 그러면 열정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2. 열정적인 행동은 자신감을 키우고 성공의 문을 연다, 3. 열정적으로 행동하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계속 도전하게 된다, 4. 열정을 함께 나누면 모두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심어준다, 5. 열정은 일을 즐겁게 하고 지치지 않게 한다, 라고 요약했습니다. 사실 요약만 읽어도 저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충분하게 파악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외국계 생명보험의 설계사를 끝으로 독립하여 재무상담을 하는 회사를 차려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 경우도 보험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야기를 이어갈 여유가 없어 바로 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영업의 본질이 사람을 진심으로 돕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이야기와 비교해보면 저에게 전화를 주신 분들로부터는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최근에 실손보험 관련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꼭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의 부족한 보장을 보완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인데, 이번 정부 들어서 보장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니 실손보험금을 대폭 낮추던지 실손보험에서 건강보험에 기여금을 내던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영업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영업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통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사람마다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저자가 터득한 방법을 자신에게 맞게 수정하여 나름대로의 비법을 만들 수 있다면 자신의 영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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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일에서 일한다 - 해외 취업 판타지를 넘어 실전 독일 생존기 해외 취업/이민 생존기
전나래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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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었나 봅니다. 출장길에 런던에서 이틀을 묵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식당에 내려갔는데, 한국 젊은이가 일하고 있었습니다. 바쁘게 일을 하고 있어서 자세하게 사정을 물어보지 못했습니다만, 참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집을 떠나 먼 타국에서 일을 하면서 무언가를 모색하기가 쉽지 않은 일 아니겠습니까? 젊었을 적에는 누구나 한번쯤 상상을 해볼 수 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최근에 청년실업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면서 외국에서 일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독일에서 일한다>는 그런 젊은이들에게는 아주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습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나라의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해외취업 관련 뉴스와 기사들 대부분이 해외 취업의 이면에 있는 어려움은 쑥 빼놓고  장밋빛 환상을 부추기는 메시지만 늘어놓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너도 도전해보라는 식으로 등 떠미는 듯한 느낌이 무책임해보이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너도 용기 있게 떠나라’라는 메시지보다는 해외 생활에서 닥치는 크고 작은 어려움과 장벽들을 충분히 조명해주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얻을 수 있도록 하자는 뜻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외국에서 사는 환상을 잠시 품었다가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상황에 따라 일자리를 바꾸어가면서 오늘에 이른 저로서는 이곳이나 그곳이나 사는 것은 마찬가지로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얻은 직장이 미국에서의 해외인턴십이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얻은 미국에서의 일자리가 젊은이들의 열정을 이용만 하는, 즉 부려먹기만 하고 젊은이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은 자리였고, 그런 생각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기업이 태반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인턴십을 끝내고는 멕시코에서 한국기업의 현지주재원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급여 등에서 조건은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지만, 생활이 단조롭고 치안문제가 심각할 정도였기 때문에 그리 오랫동안 일할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에 돌아와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여 일을 시작했는데, 미국의 지인이 일자리를 소개해준 것이 계기가 되어 결국은 독일에서의 삶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미국행을 준비하느라 회사를 그만두었는데,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하는 불행한 상황을 맞았던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독일행은 상당한 시간을 두고 준비했다기 보다는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데, 이런 경우에는 생각지 못한 난관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사실 저자가 들려주는 독일 생활을 끊임없이 나타나는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왔는지에 대한 고백입니다. 해외취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제상황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감이 더할 듯합니다. 독일에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심각한 문제는 살 곳을 정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독일은 베를린에 두 차례 출장을 가본 경험은 있습니다만, 해외에 나갈 때 습관처럼 챙기는 치안문제는 독일에서도 예외는 아닌듯합니다. 그밖에 직장문화가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을 미리 익히면 도움이 될 터이고, 가볍게 읽히는 대목이었던 것 같습니다.

직업적인 관심사라서인지, 저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경험은 우리나라의 환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진료를 받기 위해서 엄청 기다려야 하고, 간호사는 불친절하고, 약을 처방받는 것도 아주 까다롭다는 것, 그렇게 받은 약으로도 증상이 쉽게 치료되지 않더라는 것 등등.... 우리나라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이 다행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 취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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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꽃시
김용택 엮음 / 마음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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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해 전에 전국의 한글학교에서 늦깎이로 한글을 배우고 있는 어르신들의 시와 산문 89편을 엮은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한 기억이 있습니다. 늦게 배운 한글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글솜씨가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원로 여배우 윤정희님이 출연한 영화 <시>에서도 나이들어 시쓰기를 시작하는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를 쓴다는 것은 많은 노력도 필요하지만, 타고난 재능도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느끼는 모든 것을 잘 표현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전국의 문해학교에서 한글을 뒤늦게 깨친 100분의 어르신들이 쓰셨다는 시를 모아 엮은 <엄마의 꽃시>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더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왜냐면 이분들의 시가 한글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는 분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글솜씨들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엄마의 꽃시>에서는 김용택 시인께서 한편 한편에 시를 읽고 느끼신 점을 붙이고 있어 시에 대한 느낌이 더 진솔해지는 것 같습니다. 김용택시인님을 한번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시인님과의 만남의 자리에 돌아가신 어머님과의 옛날이야기를 적어보냈던 것을 평해주셨는데, 사실 중심으로 쓰다 보니 뭔가 느낌이 모자란다는 말씀을 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쓰는 글은 여전히 감정이 배제된 건조한 느낌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실을 요약하는 것은 그럭저럭 할 수 있는데, 감정이 살아있는 글은 아무래도 잘 쓰여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백편이나 되는 시 모두가 마음을 움직이는 그런 시였습니다. 그 중에서 박순자님의 ‘한글나무’를 소개합니다. “추운 겨울 /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 글을 모르던 시절이 언제였던지 // 따듯한 봄날 /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싹이 돋는 것처럼 / 이제는 내 머릿속에도 한글 싹이 돋아나는 것 같다 //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 푸른 잎이 짙어질수록 / 내 머릿속에도 한글 잎이 짚어지고 있다 // 울긋불긋 가을 / 저 높은 산이 예쁜 단풍으로 물들어 있듯이 /내 머릿속에도 예쁜 글들로 한가득 물들어 있겠지” 글을 몰라 삭막한 겨울만 같던 할머니의 감성이 한글을 깨치고 늘어가는 모습을 시에서 저절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다시 겨울이 되면 그동안 배운 한글들이 온세상을 뒤덮은 한글처럼 소담하게 쌓이게 될 것만 같습니다.

일본에서 오신 할머니님들도 적지 않게 한글학교에서 한글을 공부하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이시카와 스미코님은 ‘내 나이’라는 제목의 시를 쓰셨습니다. “외국에서 사는 것은 / 다시 태어나는 것과 비슷하다 // 인사를 할 수 있다 3살 / 한글을 읽을 수 있다 5살 / 혼자서 버스를 탈 수 있다 7살 / 말하기 대회에 참가했다 10살 / 친구와 여행을 갔다 13살 // 지금도 나는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다 /이제 나는 몇 살이 되었을까……?” 시의 내용을 보면 15살은 넘으셨다는 말씀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을 시어로 옮기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김용택시인님은 ‘글자를 처음 배우 어머니들이 쓴 시를 읽고 제 생각을 보태가면서 저는 설레고 떨렸다’고 했습니다. 삶을 이렇듯 생생하게 시로 옮기실 수 있는 감성을 가지고 계셨으면서도 단지 글을 모른다는 이유로 마음속에만 꾹꾹 눌러담고 살아오셨을 터이니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싶어서가 아니었을까요? 김용택시인님이 보탠 느낌은 그저 입에 발린 말이 아닌 정말 가슴으로 느끼고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그림은 잘 모릅니다만, 금동원화가님의 삽화도 어르신들의 마음속을 잘 표현해낸 것 같습니다. 시와 그림이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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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무엇을 생각하는가 - 미래를 결정하는 다섯 가지 질문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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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위기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먹고 사는 일이 힘들어서 일까요? 먹고 사는 일만 놓고 본다면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인문학과 상대적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자연과학이 우리네 실생활에서 차지하는 몫이 커지고, 또 따라가기에도 숨찰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자연과학이 인문학과 따로 놀아서는 안된다는 것은 기본일 터인데도 별개의 학문이라는 생각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최근 4차 산업으로 넘어가는 전환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국면이 바뀔 때는 더욱 생각의 중심을 잘 잡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런 생각에 딱 어울리는 책을 읽었습니다. 일본의 철학자 오카모토 유이치로교수가 쓴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생각하는가>입니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역사를 살펴보면 시대가 급격히 전환될 때마다 철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런 전환기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4쪽)’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단순하게 4차 산업혁명을 들었습니다만, 저자는 20세기 후반 일어난 IT와 BT분야에서의 혁명적 발전이야말로 철학적 사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철학사조로는 풀어내기 힘든 국면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든 현재 인류가 마주한 전환기에 필요한 철학적 사유를 지금까지의 철학사조의 범주에서 설명해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제1부에서는 현대철학의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이는 20세기의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발전해 나온 철학사조였지만, 21세기에 적합한 새로운 사조가 등장하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옮긴이가 요약한 이 책의 얼개는 이렇습니다. ‘1부에서는 20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철학·사상계의 최신 동향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인류사를 결정적으로 변화시킬 20세기 후반의 기술적 변화를 설명하고, 3부에서는 현대의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우리 인간을 어디로 데리고 갈 것인지 묻는다. 4부에서는 근대의 종말이라는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미래를 살펴본다. 그 뒤 5부에서는 종교문제를, 6부에서는 환경문제를 다룬다.(8쪽)’

물론 IT나 BT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물론, 과학의 발전이 가져올 것으로 추정되는 종교문제나 환경문제 등은 아마도 현재의 시점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일 것입니다. 또한 그에 대한 답변 역시도 지금까지의 철학적 사유의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철학은 인간의 현실적 삶과 무관한 다른 세상의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철학이 모든 문제의 해답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아갈 길을 안내하는 역할은 할 수 있다고 본다면, 미래의 문제도 미리 고민하고 답을 찾으려 시도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종교가 세속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종교를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된데 따른 효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21세기 들면서 기독교 세력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지만, 이슬람을 비롯한 원리주의는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세속화에 따른 반작용으로 일어난 반세속화의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까지 치열하게 갈등을 빚어온 종교들 사이의 관계는 어디로 향할까요? 극적으로 화해할 수 있을까요? 또한 과학과 종교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학이 발견한 사실을 바탕으로 신의 존재를 부인하고, 종교는 과학의 발견을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여 스스로 세워온 이론을 견강부회하는 일이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아니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이룰까요?

이 책에서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다양한 견해를 인용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병렬로 세워 생각할 거리를 두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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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 들으면 두 번 말하라 - 영리한 인생을 사는 50가지 기술
와카오 히로유키 지음, 김현영 옮김 / 마음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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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 밖에 없는 삶을 살게 됩니다. 연습 삼아 살아볼 수 있는 삶은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군가로부터 잘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문제는 결코 똑 같이 살아볼 수도 없는 문제인 것입니다. 사람마다 성격이나 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먼저 깨달은 사람들이 살아낸 길을 배워서 자신의 여건에 맞추어 나름대로의 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이 최선일 듯합니다.

‘영리한 인생을 사는 50가지 기술’이라는 부제가 달린 <여덟 번 들으면 두 번 말하라>는 먼저 깨달은 사람이 제안하는 삶의 방법들입니다. 서문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모든 일에는 좋은 면과 나쁜 면, 양면이 존재합니다. 그 두 가지 면을 모두 겪어봐야 기쁜 일도 생긴다는 것입니다. 즉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마음먹기에 달린 행복을 얻는 방법들을 알려줍니다. 물론 저자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것을 모두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살만큼 살아왔고, 비판적으로 책읽는 버릇이 최근에 생긴 탓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45살 나이에 중증 급성간염으로 생사의 기로에 섰다가 극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는데, 그 이후로 삶을 대하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즉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요즘 쓰고 있는 책원고에서 남의 눈치를 보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했습니다. 남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비웃음을 살까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송나라 사상가 장재(張載)는 “천하의 가장 큰 우환은 남의 비웃음을 두려워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세상사를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남의 시선을 의식할 이유도 없습니다. 중용지도가 중요합니다. 그 점에서는 저자가 말하는 자신을 믿고 자신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저자의 견해와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저자의 설명에 공감하는 바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역사적으로 보면 지금처럼 자유로운 시대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자유로운 시대에 새로운 노예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시간의 노예, 돈의 노예, 회사의 노예, 가족의 노예가 되어 자유를 잃고 얽매인 마음으로 살아갑니다.(58쪽)’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나치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요즈음에는 아내로부터 물건을 버리지 못한다고 핀잔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20년전에 작업했던 서류들을 회사를 옮기면서도 가지고 다녔는데, 2년 전에 회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쌓아둘 곳이 마땅치 않을 것 같아서야 모두 버렸습니다. 그때 보니 정말 대단하게 모아두었더라구요. 그때서야 버릴 수 있었던 것은 제게 남은 시간동안 대단한 일이 생길 것 같지 않아서였습니다. 사실 제가 살아온 삶의 족적들이었는데 버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빛나는 것이 아니면 버리라고 말합니다. 사실 언젠가는 제가 살아온 나날을 정리해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때 참고할 자료들은 다 버린 셈이라서 아쉬울 수도 있겠습니다.

이 책의 제목 <여덟 번 들으면 두 번 말하라>을 두고서도 처음에는 오해를 했습니다. 사실은 말하기보다 듣기를 잘하라는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두 번 말하라’라는 것도 과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읽고 보니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라는 내용에 더하여,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도 있으니 말함에 있어 신중을 기하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는 요즘에는 자기피알의 시대라고 해서 듣기보다는 말하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상이니 말하는데 신중을 기하라는 뜻을 담은 표현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잘 들어야 상대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물론 평생을 평탄하게 사는 사람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세상을 살다보면 힘든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용기를 잃지 말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해답이 나올 것입니다.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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