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일에서 일한다 - 해외 취업 판타지를 넘어 실전 독일 생존기 해외 취업/이민 생존기
전나래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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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었나 봅니다. 출장길에 런던에서 이틀을 묵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식당에 내려갔는데, 한국 젊은이가 일하고 있었습니다. 바쁘게 일을 하고 있어서 자세하게 사정을 물어보지 못했습니다만, 참 대견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집을 떠나 먼 타국에서 일을 하면서 무언가를 모색하기가 쉽지 않은 일 아니겠습니까? 젊었을 적에는 누구나 한번쯤 상상을 해볼 수 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최근에 청년실업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면서 외국에서 일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나는 독일에서 일한다>는 그런 젊은이들에게는 아주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습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나라의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해외취업 관련 뉴스와 기사들 대부분이 해외 취업의 이면에 있는 어려움은 쑥 빼놓고  장밋빛 환상을 부추기는 메시지만 늘어놓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너도 도전해보라는 식으로 등 떠미는 듯한 느낌이 무책임해보이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너도 용기 있게 떠나라’라는 메시지보다는 해외 생활에서 닥치는 크고 작은 어려움과 장벽들을 충분히 조명해주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얻을 수 있도록 하자는 뜻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외국에서 사는 환상을 잠시 품었다가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상황에 따라 일자리를 바꾸어가면서 오늘에 이른 저로서는 이곳이나 그곳이나 사는 것은 마찬가지로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얻은 직장이 미국에서의 해외인턴십이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얻은 미국에서의 일자리가 젊은이들의 열정을 이용만 하는, 즉 부려먹기만 하고 젊은이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은 자리였고, 그런 생각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기업이 태반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인턴십을 끝내고는 멕시코에서 한국기업의 현지주재원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급여 등에서 조건은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지만, 생활이 단조롭고 치안문제가 심각할 정도였기 때문에 그리 오랫동안 일할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에 돌아와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여 일을 시작했는데, 미국의 지인이 일자리를 소개해준 것이 계기가 되어 결국은 독일에서의 삶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미국행을 준비하느라 회사를 그만두었는데,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하는 불행한 상황을 맞았던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독일행은 상당한 시간을 두고 준비했다기 보다는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데, 이런 경우에는 생각지 못한 난관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사실 저자가 들려주는 독일 생활을 끊임없이 나타나는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왔는지에 대한 고백입니다. 해외취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제상황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감이 더할 듯합니다. 독일에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심각한 문제는 살 곳을 정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독일은 베를린에 두 차례 출장을 가본 경험은 있습니다만, 해외에 나갈 때 습관처럼 챙기는 치안문제는 독일에서도 예외는 아닌듯합니다. 그밖에 직장문화가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을 미리 익히면 도움이 될 터이고, 가볍게 읽히는 대목이었던 것 같습니다.

직업적인 관심사라서인지, 저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경험은 우리나라의 환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진료를 받기 위해서 엄청 기다려야 하고, 간호사는 불친절하고, 약을 처방받는 것도 아주 까다롭다는 것, 그렇게 받은 약으로도 증상이 쉽게 치료되지 않더라는 것 등등.... 우리나라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이 다행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 취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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