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라 할 만한 것 - 오시이 마모루가 바라본 인생과 영화
오시이 마모루 지음, 장민주 옮김 / 원더박스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위키백과에 따르면 철학이라 함은 “세계와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 원리 즉 인생관, 세계관 등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또한 존재, 지식, 가치, 이성, 인식 그리고 언어 등의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대상의 실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라고 정의합니다. 이렇듯 심오한 의미 때문에 철학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그런가 하면 개똥철학도 철학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아냥거리는 듯하지만, 나름대로는 살아가는 의미에 대한 일반인의 뜻이 담겨있어서 그 또한 철학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철학이라 할 만한 것>은 <공각기동대>, <인랑> 등을 제작하여 ‘애니메이션을 철학의 경지로 끌어올린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오시이 마모루의 에세이집입니다. ‘오시이 마모루가 바라본 인생과 영화’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것처럼 저자가 삶의 방식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세워왔는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작가는 SF를 통하여 인간을 이해하고자 시도해왔다고 하는데, 허구처럼 보이는 상황에 인간을 놓아보면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물음이 가능해지더라는 것입니다. 즉 “끝까지 파헤치고 생각해가다보면, 모든 것은 해체된다. 그리고 의미는 사라져간다. 정말로 우리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이 세계는 존재하는가? 아니, 우리 자신은 정말로 존재하는가?(11쪽)” 등 철학적 의문이 커지게 된다고 합니다. 어떻든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조금 단순하게 ‘행복해지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회 속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하는 것들을 나름대로 논고해보았다고 적었습니다.

그런 생각들을 모두 6개의 범주로 구분해놓았는데, 첫 번째는 ‘버릴 것과 취할 것’입니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의 판단으로 행복의 기준을 만들어보라는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남의 행복을 탐내지 말고, 행복에 대하여 환상을 가지지 말 것이며,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을 생각해보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두면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겠지요. 저자의 경우는 행복을 확인할 파트너로 아내나 딸이 아닌 개를 지정했다고 합니다. 언듯 보기엔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그의 판단이 그렇다면 그렇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두 번째 주제인 ‘불완전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에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는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느 사회에 들어가던지 ‘자기자리를 만들어야 살아남는다’라고 말합니다. 흔히 ‘자기자리’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는다는 의미로 해석을 합니다만, 그 자기자리란 반드시 조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면 분명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시각입니다.

3,4,3(사시미)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조직의 구성원 가운데 30%는 조직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올리는 사람이고, 40%는 열 가지 가운데 서너 가지는 해주는 평범한 사람, 그리고 나머지 30%는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편이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30%도 조직에서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회가 건전한 사회라는 것입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개똥철학인가 싶었는데, 여기쯤 읽을 무렵 저자의 독특한 생각에 매료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탈원전과 관련하여 후쿠시마원전 사태와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만, 탈원전하겠다는 발언을 심사숙고하지 않고 툭 던진 것 아닌가 의문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무엇을 근거로 그런 주장을 내세웠는지 궁금하다는 것인데, 결국은 정치인들의 자질 문제가 등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신 고질라>를 화두로 한 ‘영화에 대한 생각’을 적은 것은 아마도 본업인 영화와 관련하여 많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철학이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심오하지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경박하지도 않는, 정말 살아가는 문제에 대한 답이 보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는 기억이다 - 공공기념물로 본 서양 도시의 역사와 문화
도시사학회 기획, 권형진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억에 대한 관심이 큰 편입니다. 개인의 기억 뿐 아니라 집단의 기억에 관한 것도 있습니다. 도시사학회가 기획한 <도시는 기억이다>는 일종의 집단 기억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저자들은 “인류 문명이 등장한 이래로 도시는 인간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활동성과물을 집약해 발전해왔다. 도시는 인간의 모든 삶의 흔적을 기억하고 전승하기 때문에, ‘도시는 기억의 산물이자 기억 자체’라고 정의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기억은 개인의 기억일 도 있지만, 아무래도 집단기억에 해당하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자들은 도시에 세워진 공공기념물이야말로 해당 도시의 역사문화경관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아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13개의 도시의 공공기념물의 의미를 조명하여 이 책에 담았습니다. 모든 도시가 기억할만한 공공기념물을 가지고 있지만, 도시의 역사 등을 고려하여 지중해 권역에 속하는 아테네,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등 4개 도시를, 서유럽 권역에서는 마드리드, 암스테르담, 런던, 파리, 베를린 등 5개 도시를, 동유럽과 아메리카를 같이 묶어서 빈, 상트페테르부르크, 멕시코시티, 그리고 뉴욕 등 4개 도시를 대상으로 합니다. 물론 이들 도시를 선정한 것은 서양사의 전개과정을 보면, 도시마다 특별한 공공기념물을 만드는 전통이 이어져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3개의 도시 가운데 물론 도시 전체를 구경할 수는 없었지만, 암스테르담과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2개 도시를 제외하고는 가본 적이 있어서 책에 적은 내용들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로마에서는 로만 포럼을, 베네치아에서는 산 마르코 광장에 세워진 마르코의 사자상을, 마드리드에서는 엘에스코리알과 망자들의 계곡을, 런던의 경우 트라팔가 광장만을, 파리에서는 문화예술인들의 동상을, 독일에서는 뮌헨, 뉘른베르크, 베를린 지역에 나치가 세운 공공기념물을, 빈에서는 링슈트라세를, 러시아에서는 해체 이전에 세웠던 ‘대조국전쟁’ 기념비를, 뉴욕에서는 9.11으로 무너져 내린 세계무역센터의 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 도시에 있는 많은 공공기념물들 가운데 특정 주제에 국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공공기념물의 유래나 의미를 비롯하여 건립동기, 기억하고 기념하고자 하는 역사적 사건들, 건립주체와 건립과정, 건립 이후에 대두된 갈등 등까지 상당한 깊이로 이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읽다보니 가본 도시에서도 미쳐 챙겨보지 못했던 기념물들이 있는 것을 보고, 진즉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물론 언젠가 다시 가볼 기회가 생긴다면 빼놓지 않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네치아의 경우는 두 번이나 갔는데도 산 마르코 광장의 원주 위에 세워진 마가의 사자상은 보았지만, 도제궁에 올려놓았다는 마가의 사자상은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여행은 한 번으로 모든 것을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제가 알고 있던 내용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정리된 내용도 없지 않은 것 같아 다시 확인을 해보아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암스테르담이 번영하게 된 것은 스페인의 기독교세력이 국토회복에 성공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라공과 카스티야의 연합군이 이베리아반도에 남아있던 마지막 이슬람세력인 나스르왕국을 몰아낸 뒤로 들어선 가톨릭왕국의 종교탄압을 피해서 이슬람은 모로코로 유대인들은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했던 것입니다. 이재와 상업에 밝은 유대인들이 유입되면서 네덜란드는 유럽의 상권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즉, 종교적 기적이나 청어잡이와 같은 경제적 요인이 핵심은 아닐 것 같습니다.

상당한 부피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흐름이 좋아서 금세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한번쯤은 다녀온 곳이고, 다녀온 후에 관련 지역의 역사나 볼거리에 대하여 정리를 해두었기 때문에 이해가 쉬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라이브러리 - 유혹하는 도서관
스튜어트 켈스 지음, 김수민 옮김 / 현암사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막상 도서관에서 책을 빌어 읽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읽고 싶은 책은 구입해서 읽고 소장하는 편을 택한 것입니다. 요즘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어서도 읽게 되었는데 신문이나 인터넷 서점의 커뮤니티에서 제한적인 정보를 가지고 책을 고르는 것보다는 나은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일부라도 읽어 보고 읽을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대학도서관에 가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수십년 전에 나온 잡지의 초판본은 물론 더 옛날에 나온 단행본까지도 소장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제가 가지고 있던 책을 회사 도서관에 기증했는데 발행일이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멀쩡한 책을 버리겠다고 해서 역시 깜짝 놀랐습니다. 도서관의 역할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더 라이브러리>는 도서관의 역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희귀본과 출판의 역사에 대하여 연구하고,  출판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소개해 오고 있는 스튜어트 켈스입니다,

필자는 도서관이 단지 책을 쌓아놓는 장소가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에는 삶과 죽음, 강한 열망과 상실, 믿음을 지키고 깨트리는 이야기 등, 온갖 종류의 인생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도서관을 통하여 그런 이야기들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서관’하면 학교, 국립, 혹은 동네 도서관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만,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혹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떠올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랄프 이자우의 <비밀의 도서관>이 참 좋았습니다. 이 도서관에는 다른 도서관에서는 소장하지 않는 금서 정도는 평범한 소장 도서입니다. 과거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처럼 불에 타 세상에서 사라진 책들은 물론, 저자가 책을 써 보려고 기획하는 단계의 책들까지도 소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밀의 도서관>처럼 책에 관한 모든 것을 정리한 책이 바로 <더 라이브러리>입니다. 이 책에서는 책이 없는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문자가 없는 문화에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던 구전문학의 사례를 이야기합니다. 일리야드와 오딧세이는 호머가 기록으로 남겨놓기 전까지는 구전되어 내려오던 것들이 아니겠습니까?

저자는 구전문학까지도 언급한 것처럼 도서관에 관한 모든 것을 정리하려 한 것 같습니다. 도서관의 역사는 물론 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일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런가 하면 책을 파괴하는 사람들, 귀중한 책들을 한 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대형 화재사건들, 오래된 책들이 어떤 경로를 통하여 이동하는 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료를 통하여 추적하고 있습니다.

반가웠던 것은 14세기경 우리나라에서 금속활자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는 물론 8세기 무렵 목판인쇄가 성행했다는 이야기, 1232년 몽골군이 침입하였을 때 화재로 목판불경들이 소실되고 말았다는 이야기도 적었습니다. 저자가 그만큼 풍부한 자료를 검토하여 책을 썼다는 것이겠지요. 

움베르토 에코가 <장미의 이름>을 쓰는데 영감을 얻었다는 오스트리아의 멜크 수도원의 도서관은 저도 가보았습니다만. 책장 사이에 비밀 독서공간이 숨겨져 있다거나, 도서관을 더 웅장하게 만드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등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책읽기는 알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홀로 볼링 - 볼링 얼론: 사회적 커뮤니티의 붕괴와 소생
로버트 D. 퍼트넘 지음, 정승현 옮김 / 페이퍼로드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0여년 전까지는 볼링을 열심히 쳐서 나름 회사의 대표선수로 전국대회에 출전도 해보았습니다. 부서 직원들의 친목도모에 많은 도움을 얻기도 했습니다.

볼링이 좋은 점은 다 같이 즐길 수도 있지만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입니다. 혼자 볼링장에 가는 경우 레인사정에 따라서는 모르는 사람들하고 어울려 칠 수도 있는데 그게 싫으면 레인이 비는 시간에 가면 됩니다. 그래서 저도 밤 10시 경에 볼링을 치러 다닌 적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나 홀로 볼링>이라는 제목만으로 읽기로 했던 것입니다. 아마도 ‘볼링 얼론 사회적 커뮤니티의 붕괴와 소생’이라는 부제에 관심을 주었더라면 다시 생각해보았을지도 모릅니다.

<나 홀로 볼링>은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이 변하고 있는 미국 시민사회의 모습을 조망하고, 그런 변화가 일어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건강한 시민사회를 재건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설파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민사회의 변화란 정치참여, 단체 활동, 종교적 참여, 심지어는 직장은 물론 일상생활에서의 사회적 연결고리가 느슨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혼자서 볼링을 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인데, 이를 '신자유주의의 흐름 속에서 개인이 원자화되고 있다‘라고 비유합니다. 저도 점점 그런 성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변화는 미국사회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는 미국사람들의 사회적 연결고리가 취약해지고 있음을 다양한 사회학적 조사의 결과값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통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려 719쪽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하여 방대한 자료들을 인용한 점도 대단하다고 보았습니다.

<나 홀로 볼링>은 모두 5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 서론에서는 미국사회의 성격변화를 사회적 자본이라는 개념으로 분석하는 것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사회적 자본이라는 것은 인적, 물적 자원에 더하여 사회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이런 사회적 자본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연구를 말합니다,

2부 ‘시민적 참여와 사회적 자본의 변화경향’은 가장 공적인 영역이라 할 정치와 공공업무에서의 미국인의 참여도가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살피는것에서 시작하려 클럽과 지역사회 단체, 종교단체 그리고 노동조합과 같은 공동체에서의 활동, 그리고 일상적인 삶에서의 인간적인 유대 등의 변화를 논합니다.

20세기 중반까지는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미국시민들이 후반들어 시나브로 흐름이 역전되어 공동체에의 참여가 시들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3부 ‘사회적 참여의 쇠퇴 원인 ’과 4부 ‘사회적 자본의 기능’에서는 원인을 분석하고, 쇠퇴의 결과를 정리하였습니다.

마지막 5부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는 이런 현상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1. 문제를 정확하세 파악하고, 2. 역시 교육이 변화의 첫걸음이 될 수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3. 작은 커뮤니티가 되는 직장에서의 변화를 모색하고, 4. 필요하다면 도시설계를 수정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5. 종교 역시 변화가 필요할 것이며, 사회적 참여가 쇠퇴하는데 기여한 바 있는 매스 미디어와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법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문화와예술, 정치와 정부까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미술사가이면서 변호사이고, 프릭컬렉션에서 교육책임자로 일하면서 뉴욕의 7개 의과대학에서 의대생들의 관찰기술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에이미 E 허먼박사의 <우아한 관찰주의자>를 읽으면서 저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미술을 보는 눈이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다고 한탄만하면서도 무엇이 문제인지를 몰랐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벌써 1년반이 지났습니다만, 작년 여름에 런던에 갔을 때 국립미술관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사 상품에서 미술관에 들어가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게다가 런던의 국립미술관은 일정에 있어도 상황에 따라서는 입장이 어려울 때도 있다고 합니다.

미술관에 입장하게 되는 경우에는 전시된 미술작품을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하여 한 작품에 오랫동안 집중하지 못하기 마련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감상만 했었는데, 나중에 무슨 작품을 보았던지 도무지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여행기에서도 인용할 수도 있고, 무슨 작품을 보았는지 기억도 하고 일거양득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런던의 국립미술관에서 평소처럼 전시된 작품을 사진으로 찍다가 다른 분에게 혼이 났습니다. 사진을 찍는대서 혼이 난 것은 아닙니다. 사진감상을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점잖게 지적을 당한 것입니다. 아마도 미술을 잘 아시는 영국신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신사분의 말씀을 듣고는 “자유시간이 1시간 밖에 되지 않는데 어쩔 수 없어요. 당신처럼 런던에 산다면, 입장료가 없는 국립미술관에 매일이라도 올 수 있다면, 한 번에 한 작품씩 잘근잘근 씹듯 감상할 수도 있어요.”라고 속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표적인 화가들의 화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집에 실려 있는 그림과 실물 그림은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그림을 직접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는 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었죠. 그래서 사진으로 남겼던 것인데, 아무래도 생각을 잘 못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한 작품이라도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느껴보는 쪽으로 작전을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에이미 E. 허만박사의 <우아한 관찰주의자>에서는 눈으로 본다는 것이 사람에 따라서 얼마나 편차가 큰 것인지, 그리고 눈으로 보아 차이를 알아채는 것 역시 훈련을 통하여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분석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좋은 훈련방법이라는 것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는 일이야말로 실생활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의 구조는 먼저, 대상을 평가하고, 분석한 다음, 남에게 설명하고, 적용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이 책을 읽은 뒤에 마침 영국 작가 르네 나이트의 소설 <누군가는 알고 있다; https://blog.naver.com/neuro412/221426407025>를 읽었습니다. 그 소설에서는 스페인의 바닷가에서 바다로 떠내려가는 어린이를 구하다가 죽은 아들이 남긴 사진을 본 부모가 사건의 내용을 오해한 결과가 엄청난 파국을 불러일으킬 뻔한 과정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사진을 꼼꼼히 살폈더라면 사진에 찍힌 사람들이 말하려는 무엇을 잡아낼 수도 있었을 터인데 말입니다.

별 생각 없이, 심지어는 편견에 사로잡혀 정황을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냉정하게 상황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제대로 된 전후맥락을 구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그러면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책 한권에 담았습니다. 많은 그림과 사진들을 인용하고 있고, 그 가운데는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잘 못 알고 있던 점들을 바로 잡는 책읽기가 되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