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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완성 - 하버드대학교 ‘인생성장 보고서’ 그 두 번째 이야기
조지 베일런트 지음, 김한영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비율이 과거에 비하여 훨씬 적어졌다고들 합니다.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중산층이 엷어진 탓도 있겠지만, 옛날 같으면 자신을 비교할 대상을 주변에서 찾던 것과는 달리 대중매체를 통하여 과장되게 전달되고 있는 상류층과 스스로를 비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국은 행복한가에 대한 답변은 눈높이를 어디에 두는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행복의 완성>은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의 거의 생애에 걸친 행복에 대한 탐구생활의 완성판이라 할만합니다. 그 이유는 아직 실험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1937년 시작되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성인발달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성인의 발달과 성장에 관한 전향적 종단연구가 벌써 74년에 달하고 있고, 베일런트박사는 지금까지 43년 동안이나 이끌어오고 있어 어느 정도는 마무리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성인발달연구는 1937년에 시작하였는데,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 어떤 법칙에 의하여 결정되는가를 조사하기 위하여 하버드대학에 입학한 2학년생 268명의 삶을 지속적으로 추적하여 왔는데, 최근 들어 50대 이전에 행복의 조건 7가지를 얼마나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고 그 내용을 <행복의 조건>에 담았다고 합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인데 처음 하버드대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하였다가 일반인 남성 456명과 천재여성 90명을 추가로 연구대상으로 포함시켜 총 814명의 삶을 꾸준히 쫓아 기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과거를 회상하여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난 일을 바로바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행복의 조건은 1. 자기 방어 기제, 2. 교육, 3. 금연, 4. 금주 또는 적정소량의 음주생활, 5. 안정적인 가정생활, 6. 규칙적인 운동과 레포츠활동 마지막으로 7. 적정한 체중 등이라고 합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방어기제인데,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항상 즐겁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나 사업실패와 같은 삶의 심각한 위기가 닥쳤을 때 스스로 이를 극복하려는 심리적 특성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행복의 완성>에서 베일런트교수는 행복을 완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이 책의 제1부 행복은 긍정적인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제목 아래 모아둔 사랑, 희망, 기쁨, 용서, 연민, 믿음의 여섯 가지 감정입니다. 이들 요소들이 서로 결합하여 긍정적인 사고를 함으로써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니 뇌졸중을 앓았던 하버드대학의 질 봍트 테일러 교수의 <긍정의 뇌; http://blog.yes24.com/document/2962895,http://blog.joinsmsn.com/yang412/12000747>를 보더라도 하버드대학의 분위기는 긍정적인 것 같습니다.
베일런트교수가 글을 통하여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긍정의 힘은 이 책을 추천하신 문용린박사의 추천사에서 읽혀집니다. “책 전체를 일관하는 그의 메시지는 너무나 도전적이고 희망적이다. 그는 인간의 본성을 음침하고 어둡고 이기적으로 가정해온 기성의 이론들에 도전장을 내민다. 죄의식, 이기심, 공격, 욕망, 경쟁, 분노, 폭력성 등을 중심으로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려 한 마르크시즘, 정신분석학, 사회생물학에 반기를 든다.(9쪽)” 문교수님의 추천사때문인지 역자후기에 “종교는 대중의 아편”이라고 했던 마르크스의 발언에 대하여 종교를 비판하려는 의도였다기 보다는 대중이 삶의 고통을 아편으로 달래는 현실을 가감없이 묘사하는 은유였다는 해석을 인용한 것이 조금 옹색해 보인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을 이끄는 중요한 인자를 설명한 1부에 이어 제2부에서는 ‘인간의 감정은 진화하면서 완성된다’는 제목으로 긍정적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 규정하고, 이어서 이성과 감정, 그리고 감정이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한 가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작 <행복의 조건>에서 제시하였던 인간의 영성에 대하여 진일보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역자의 요약에 따르면 “영성-여기에서 말하는 영성은 종교와는 다르다는 것이 베일런트교수의 주장입니다-이란 우리를 다른 사람과 묶어주고 우리가 ‘신을 어떻게 이해하든 우리를 신에 대한 경험과 결부시키며, 나보다 우리에 주목하게 하는 긍정적 감정들의 혼합체이다. 이 영성의 기초를 이루는 긍정적 감정들, 즉 사랑, 희망, 기쁨, 용서, 연민, 믿음, 경외, 감사는 하나의 생물종인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고, 그래서 인간의 뇌에 고정 배선되어 있다. 긍정적 감정의 생존가치는 치유와 공동체의식이라는 두 개의 가치로 압축된다.”고 합니다.
인간이 태어나서 일생을 통하여 성장하는 것처럼 인간은 역사를 통하여 성장해왔다는 것인데 이를 진화라는 표현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신체적인 조건만 진화해온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 역시 꾸준하게 진화해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생명체에 상하를 정한다는 것 자체가 오만이라 생각합니다만, 인간이 아닌 동물들이 가지는 본능적 욕구와는 달리 인간은 이타적 사고를 비롯하여 신체적 취약점을 보완하는 공동체적 사고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정신이 진화해왔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지구와 인간의 미래에 대하여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우려합니다. 긍정적 사고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그런 점에서 베일런트교수의 긍정의 힘이 인류의 미래에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족일 것 같습니다만, 한 가지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베일런트교수는 인류의 문화적 진화사례를 인용하는 가운데 “그리고 560년 전에 유럽인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활자를 발명했다.”라고 인용한 점은 분명 인류최초의 금속활자는 고려시대에 직지심결요체를 찍은 금속활자로 구텐베르크보다 138년이나 앞섰다는 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음을 탓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