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코틀랜드 축제일인 번스 나이트다. 해기스와 으깬 감자, 백파이프, 위스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생일을 맞은 로버트 ‘래비‘ 번스의시를 위한 날이다. 베토벤, 슈만, 멘델스존, 라벨, 쇼스타코비치 같은 거장을 비롯한 여러 작곡가가 번스의 시에 곡을 붙였다. 나는 ‘붉은 장미‘라는제목의 민요를 특히 좋아한다.
오, 나의 사랑은 한 송이 붉은 장미와 같아,
6월에 갓 피어난 장미.
오. 나의 사랑은 노래와도 같아,
곡조에 맞춰 감미롭게 불리는 노래.

번스는 이 곡을 "시골에서 우연히 들은 소박한 옛 스코틀랜드 노래"라고 묘사했다. 그의 설명답게 이 곡은 단순하면서도 감동적이며 어떤 그리움을 자아낸다. 이 곡은 음악사에서도 나름의 임무를 수행했다. 밥 딜런은 가장 큰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 노래의 가사가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대답했다.

사티는 음악계에서 진정으로 독창적인 인물(6월 1일, 7월 1일, 9월 3일)이며, 역설과 모순이 가득한 인생을 살았다. 화려한 무대 위의 모습과 달리 그는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았다. 밖에서는 실크와 벨벳으로 만든 멋들어진 옷을 즐겨 입었지만 집은 늘 엉망진창이었다. 학창 시절 교수들에게 ‘음악원에서 가장 게으른 학생‘이라고 비웃음을 받았지만, 20세기 가장 화려하고 독창적이며 잊지 못할 음악을 작곡했다.
1925년에 사티가 세상을 떠나고 몇 년 후, 친구들은 파리 외곽 아르쾨유의 루 코시 22번지에 있는 그의 비좁은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사티가 27년 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던 곳이었다. 엉망진창이던 그 집에서 친구들이 발견한 것들은, 위아래로 포개져 있는 그랜드 피아노 두 대, 벨벳 양복 일곱 벌, 우산 여러 개, 의자, 테이블, 사티의 뮤즈이자 연인이고 이웃이었던 수잔 발라동에게 쓴 연애편지 뭉치였다. 편지보내지 않은 채였다. 카츠셔닌은 이 편지에 영감을 받아 스물여섯 곡의 이교한 피아노 소품 모음곡을 작곡했다. 각 곡은 사티의 독특한 예술과 사이과 인생을 반영하고 있다.

별 보람 없는 일을 하며 남몰래 위대한 예술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희망을 주는 이야기 한 토막.
이는 태어난 필립 글래스는 오랫동안 뉴욕에서 택시 기사와 배관공으로 일하다가, 뒤늦게 일을 그만두고 음악에 전념했다. 이후 그는 모든자리의 경계를 뛰어넘는 창조적이고 영향력 있는 예술가가 되었고, 음악분야에서 ‘미니멀리즘‘의 창시자로 인정받았다(하지만 항상 그는 미니멀리즈이라는 용어 대신 ‘반복 구조 음악‘ 이라는 표현을 선호했다). 그와 함께 작업한예술가 중에는 불멸의 팝 스타 데이비드 보위, 미래 지향적인 인도 전통음악가 라비 샹카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작가 앨런 긴즈버그 등이 있다. 글래스는 놀랍도록 많은 작품을 남겼다. 장대한 교향곡, 선구적인 현악 사중주, 획기적인 기악곡을 비롯해 열다섯 편이상의 오페라와 〈트루먼 쇼>, <디 아워스〉, 〈노트 온 스캔들> 등 50여 편의 영화 음악을 작곡했다. 그의 영향력은 클래식부터 록, 팝, 영화, 비디오게임 사운드트랙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늘 듣는 이 사랑스러운 곡은 ‘에코‘, 즉 메아리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제목의 작품으로, 1994년 겨울 바이올리니스트 에드나 미첼과 예후디 메뉴인을 위해 작곡한 곡이다. 곡의 기반은 샤콘(5월 16일, 7월 27일, 7월28일)이라는 오래된 바로크 형식이다. 글래스에 따르면, ‘에코러스‘는 "연민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평온과 평화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여러분의 삶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는 평온과 평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 곡을 들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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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상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관념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 키는 것이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개념적 인식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는 것이어야 한다.(강의, 4601)

쇠귀에게 사상이란 현실에 대한 압축적 인식이다. 인간의 현실 인식 자체가 자신의 사유 작용이라는 점에서 사상은 현실의 산물이다. 한 시대의 지배적 사상도 그 시대 상황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 인간이 제대로 된 사상을 갖기 어려운 이유는 사상 자체가 난해해서가 아니라 그 사상이라는 것이 생활 속에서 실천됨으로써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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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길이 남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그들의 인생이 길어서가 아니라 그들 내면 깊숙이에서 발산된 공간을 넘어서는섬광‘과 ‘시간을 벗어나는 울림 때문일 것이다.(도진순, 3)

예술은 사물이나 인간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합니다.
그 특징의 하나가 클로즈업하는 것입니다. 야생화 한 송이를확대경으로 들여다보는 것과 같습니다. 유심히 주목하면 하찮 은 삶도 멋진 예술이 됩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수많은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훌륭한 회화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것을 액자에 넣어 사람들에게 들어 보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예술 의 본령은 우리의 무심함을 깨우치는 것입니다.담론, 252

미(美)는 아름다움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움‘은 글자 그대로(앎 입니다. 미가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은 미가 바로 각성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에 대하여 사회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각성하게 하는 것이 아름다움이고 미입니다. 그래서 나는아름다움의 반대말은 모름다움‘이라고 술회합니다. 비극이미가 된다는 것은 비극이야말로 우리를 통절하게 깨닫게 하기때문입니다. 마치 얇은 옷을 입은 사람이 겨울 추위를 정직하게 만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우는 한매(寒梅), 늦가을 서리 맞으며 피는 황국(黃菊)을 기리는 문화 가 바로 비극미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입니다. 우리가 비극에 공감하는 것은 그것을 통하여 인간을, 세상을 깨닫기 때문입니다.[담론, 25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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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긴 세월 동안을 시종 자신의 상처 하나 다스리기데 급급하였다면, 그것은 과거 쪽에 너무 많은 것을 할애함으로써 야기된 거대한 상실임이 분명합니다. 세월은 다만 물처럼 애증을 붉게 함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옛 동산의 ‘그 흙에 새 솔이 나서 키를 재려 하는 것 또한 세월의 소이(所以)입니다.
감옥에서 15년 세월이 상처를 치유하는 데만 급급한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면서, 내부에 새로운 희망의 싹을 키우고 있었다.
다산의 저작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강진에서의 18년 유배 생활과자신을 비교해 보기도 한다. 부러웠던 것은, 다산이 생사별리(生死別離) 등 갖가지 인간적 고초로 가득 찬 18년에 걸친 유형의 세월을빛나는 창조의 공간으로 삼은 비약(飛躍)이었다. [사색18, 318] 그 비약은 어느 날 갑자기 화려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쌓아 가는 덧셈의 누적‘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은 징역살이가 아니었더라면 결코 내가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으며 또 징역살이가 아니었더라면 결코 내가 얻을수 없었던 나 자신의 ‘변혁’ 그 실체이었습니다.(사색18,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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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내부에 한 그루 나무를 키우려 합니다. 숲이 아님은물론이고, 정정한 상록수가 못 됨도 사실입니다. 비옥한 토양도 못 되고 거두어 줄 손길도 창백합니다. 염천과 폭우, 엄동한설을 어떻게 견뎌 나갈지 아직은 걱정입니다. 그러나 단 하나,
이 나무는 나의 내부에 심은 나무이지만 언젠가는 나의 가슴을 헤치고 외부를 향하여 가지 뻗어야 할 나무입니다.(「고성(古城)밑에서 띄우는 글, 사색18, 68)

무기징역을 시작하면서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동굴로들어서는 막막함에 좌절했습니다. 동굴의 길이는 얼마나 되는지, 동굴의 바닥은 어떤지, 그리고 동굴에는 어떤 유령들이 살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 암담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차라리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우선 이 어둠 속에서는 모든 것을 잊을 수 있겠다는 체념이 마음을 편하게 했습니다. 일체의 망각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 마치 시체를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나는 것처럼 마음 편했습니다. 시골의 폐가가 소멸해 가는 풍경이 떠올랐습니다.[담론,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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