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고래라면 언젠가는 바다로 가겠지? 바다로 가야 할 때를 기다리는 고래라면 용기 있는 고래일 거야. 기다리는 일은 용기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거니까...… 침묵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것처럼, 기다림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고, 언젠가 키 작은 나무들이내게 말해주었어."
분홍나비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고래바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도무지 기다릴 수 없을 때도 있잖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처럼……."
피터가 노을 진 하늘을 바라보며 용기를 내어 말했다. 그러자 피터를 잠시 바라보다가 분홍나비가 다시 말했다.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을 때가 많대. 그렇지 않다면 사랑이 그렇게 변덕스러울 리 없잖아......"

진짜 고래라면 언젠가는 바다로 가겠지? 바다로 가야 할 때를 기다리는 고래라면 용기 있는 고래일 거야. 기다리는 일은 용기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거니까...… 침묵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것처럼, 기다림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고, 언젠가 키 작은 나무들이내게 말해주었어."
분홍나비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고래바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도무지 기다릴 수 없을 때도 있잖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처럼……."
피터가 노을 진 하늘을 바라보며 용기를 내어 말했다. 그러자 피터를 잠시 바라보다가 분홍나비가 다시 말했다.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을 때가 많대. 그렇지 않다면 사랑이 그렇게 변덕스러울 리 없잖아......"

피터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피터를 바라보며 분홍나비가 다시 말했다.
"바람은 나무를 흔들기도 하고 때때로 나무를 쓰러뜨리기도 하지만, 나무는바람이 있어서 자신의 씨앗을 널리 퍼뜨릴 수 있잖아. 그러니까 나무는 바람을싫어할 수 없는 거지. 바람은 나무에게 슬픔을 주기도 하지만 기쁨을 주기도 하니까 바람과 나무는 소통할 수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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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노래)
말해주오’모르텐 로리젠(1943년 출생)
Dirait-on
from Les chansons des rosesby Morten Lauridsen
음악과 시, 이 둘은 나란히 함께 간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클래식작곡가들이 시에 선율을 붙이는 접근법에 매료된다. 올 한 해 존 던, 프리드리히 실러,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폴 베를렌, 윌프레드 오언,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많은 시를 들을 예정이다. 릴케의 시를 번역한 어느 번역가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장미 넝쿨이 릴케의 삶을 타고 오른다. 릴케가 장미 넝쿨을 떠받치는구조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미국의 현대 작곡가 모르텐 로리젠이 릴케의 팬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그가 어떻게 이 독일 시인의 빛나는 시 구절을 음악에 담아 냈을지 듣고 싶었다.

로리젠은 장미의 노래의 시 ‘말해주오‘에 나오는 시구,
특히 "사랑을 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상태"라는 릴케의 표현에서 크게 감동받았다고 말한다.
로리젠이 이 시구에 붙인 선율은 달콤하지만 지나치게 감상적이지는않은, 고요한 빛을 뿜는다. 그의 음악은 (최고의 가곡이 그렇듯이) 시에 부드러운 힘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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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이 이끼에게, 너같이 더러운 이끼가 왜 내 안에서 피어났느냐고 물었대, 이끼가 시냇물에게 뭐라고 했는지 알아?"
피터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끼가 시냇물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거야. 시냇물 네가 더러우니까 내가 필 수 있었던 거야. 이끼는 더러운 물에서만 살 수 있거든……….’ 시냇물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거지. 그와 마찬가지야. 더러운 물에서 이끼가 피어나는 것처럼, 우리들도 세상의 모습을 닮아갈 수밖에 없거든. 세상이 가면을 쓰고 있으니까 우리에게도 어쩔 수 없이 가면이 필요한 거야. 가면이 없으면 마음을 감출 곳이 없으니까. 가면이 없으면 우리 안의 짐승을 감출 곳이 없으니까
이젠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니?"
피터는 가만가만 고개를 끄덕였다.
피터는 집으로 가는 내내 몹시 혼란스러웠다. 우리의 이중성이 없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불편해질지도 모른다는 표범나비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욕망이나 이중성을 함부로 깔보지 말라는 표범나비의 말이 피터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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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을 전체라고 믿고 있는 너희들만의 진리가 늘 문제야.
너희들은 진리나고정관념이라는 성을 쌓고 살아가는데, 그 성은 너무도 견고해 누구도 들어갈수 없지만, 문제는 그 성 밖으로 너희들도 빠져나올 수 없다는 거야. 너만의 진리나 고정관념을 버리면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을 거야. 네가 꽃을 바라보는방식으로 꽃이 너를 바라본다고 생각하지 마. 꽃은 꽃의 방식으로 너를 바라볼뿐이니까.

"피터야, 나는 가을이 오면 도토리가 많아서 행복해. 숲속에서 도토리를 주워 먹다가 배가 부르면 나중에 먹으려고 도토리를 땅속에 감춰두기도 하는데,감춰둔 곳을 까맣게 잊어버릴 때도 있어. 친구들은 그런 나를 보고 먹지도 못할 도토리를 땅속에 감추느라 쓸데없이 고생만 한다고 놀리기도 하지만, 나는 그것이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왜냐하면 땅속에 감춰둔 도토리가 싹을 틔우고 세월이 지나 커다란 도토리나무가 되면 훗날 내 새끼의 새끼들이 먹고 살아갈 도토리가 열릴 테니까………. 우리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 중엔 무의미하게 끝나는 일이 얼마든지 있잖아. 우리에게 당장은 무의미한일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흘러 매우 중요한 의미가 되는 일도 얼마든지 있고, 우리가 진심을 다하고 있다면, 당장은 무의미해 보이는 일이라 해도 언젠가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거야. 진심을 다하고 있다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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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몸엔 왜 그렇게 가시가 많니?"
"내 몸의 가시는 나를 지키기 위한 거야."
너는 네 모습이 마음에 드니?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너의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지 마. 나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어. 언제나 그런건 아니지만…."
고슴도치는 말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고슴도치가 피터에게 물었다.
기린은 키가 크다‘와 ‘기린은 키가 작다‘ 중 어느 말이 맞는 것 같니?"
"기린은 키가 크다‘가 맞잖아. 기린은 숲 속에서 제일로 키가 크니까."
피터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거 너의 생각일 뿐이야. ‘기린은 키가 크다‘고 말하면 숲 속 동물들이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기린은 키가 작다고 말하면 나무들이 고개를 끄덕일 거야.
너의 생각을 지나치게 확신하지 마."
잠시 사이를 두었다가 고슴도치가 말을 이었다.
"나도 가끔은 내 모습이 싫어. 내 몸의 가시를 바라보며 비웃는 친구들도 있으니까……. 내 모습 때문에 마음 아플 때도 있지만 나는 아픔을 냉정하게 바라보려고 해, 세상의 무관심과 비웃음까지 견뎌낼 수 있을 때 나 자신과 정직하게대면할 수 있을 테니까………. 사랑받을 만한 조건은 없지만 사랑받을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들이 세상엔 얼마든지 있어."

키 크 나무를 한참 동안 바라보던 피터가 나무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나무야, 나도 너처럼 키 큰 나무가 되고 싶어."
"왜 키 큰 나무가 되고 싶은데?"
"높이를 갖고 싶으니까."
"높이를 갖고 싶은 이유가 뭔데?"
높이를 가지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잖아."
"꼭 그렇진 않아. 높이 때문에 볼 수 없는 것들도 너무나 많으니까."
"높이 때문에 볼 수 없는 것들도 많다고?"
피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고개를 가웃거리는 피터를 바라보며 키 큰 나무가 말했다.
"높은 곳보다 낮은 곳에서 더 많은 걸 볼 수 있을지도 몰라. 네가 진정으로 높이를 갖고 싶다면 깊이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돼. 깊이를 가지면 높이는 저절로만들어지는 거니까. 하늘로 행군하기 위해서 나무들은 맨손 맨발로 어두운 땅속을 뚫어야 하거든. 깊이가 없는 높이는 높이가 아니야. 깊이가 없는 높이는 바람에 금세 쓰러지니까."
"깊이를 가지면 높이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거라고 했지? 그게 무슨 말인지잘 모르겠어."

"높이를 갖고 싶다고 모두들 높은 곳만 기웃거리는데 헛수고일 뿐이야. 아까도 말했지만 높이를 가지려면 먼저 깊이를 고민해야 돼. 깊이를 가지려면 여러 번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 우리가 배우는 것들의 대부분은 실패를 통해 배우는 거니까……. 높이 때문에 진실을 잃는 자들도 많아.
높이는 겸손을 잃게 만들고, 겸손을 잃었다는 것은 진실을 잃었다는 것과 같은뜻이니까."
"높이 때문에 진실을 잃는다고?"
피터가 묻는 말에 키 큰 나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키 큰 나무가 말했다.
"높이는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행복만큼의 절망도 각오해야 돼. 높은 곳은 언제나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때문에 절망할 수밖에 없는 거지. 그렇다고 높이의절망을 깔보지 마. 높이의 절망 또한 높이를 이끌고 가는 힘이니까."
"깊이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줘."
피터가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깊이를 갖는다는 건, 꽃을 피울 수 있는 당장의 씨앗을 열망하지 않고, 씨앗을 품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놓는 거야. 토양만 있다면 꽃은 언제든지 피어날 수 있거든....

"내 아픔을 들어줄 친한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
"너의 이픔을 들어줄 친구도 위로가 되겠지만, 진심을 다해 너의 문제를 짚어주고 대를 돌아볼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는 친구도 위로가 될 수 있을 거야."
키 큰, 무가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모에 서 인정받는 자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피터가 출출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반대일지도 몰라. 산에 오르면 더 높은 산이 보일 테니까……. 가진 게 많을수록 많은 것을 지배할 것 같지만, 가진 게 많을수록 많이 지배당하거든. 그래서 높은 것과 큰 것과 아름다운 것들은 언제나 위태로워. 공작새는 아름다운 날개 때문에 평생을 철장 속에 갇혀 지내야 하거든."
키 큰 나무가 말했다.
"다른 것과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잘 되지 않을 땐 어떡하지?"
당당하게 비교해도 좋을 것 같거든, 상대를 질투하는 대신 진심으로 그를 인정하고 그로부터 배울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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