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그대로인데 다만 책을 읽는 나는 조금씩 바뀐다. 나아지 지는 못하더라도 달라지기는 하는 것 같다.

"주머니나 가방에 책을 넣고 다니는 것은, 특히 불행한 시기에,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다른 세계를 넣고 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오르한 파묵의 이야기처럼 가끔씩 책 속으로 도망치는 것은 도움이 된다. 세상이 커다란 거울을 들이밀며 주름살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고, 나의 이력서는 이대로 지루하게 끝날 거라고 확인시켜주는 요즘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부고는 지나치게 건조해서 사망 일자와유족 명단, 연락 전화 정도가 전부이다. 그 사람이 춤을 잘 추었는지, 스파게티를 잘 만들었는지, 가족을 얼마나 사랑했는지에대해서는 알 수 없는 일방적이고 딱딱한 통지문에 불과하다.
어떻게 죽을지 생각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어떻게 살지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 의미다.

"우린 모두 계단 같은 존재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고 내려오고 하지만, 우린 모두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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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늘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만 애쓸 뿐, 적은 것에 만족하는 법은 배우려 하지 않을까? 또한 왜 죽음을 앞둔 존경받는 시민이 젊은 세대를 앉혀 놓고는 엄숙한 어조로, 집 안에 늘 여분의 장화와 우산과 텅 빈방을 오지도 않을 손님을 위해 마련해 두어야 한다고, 자신도 평생을 그리했다고 가르쳐야 한다는 말인가? 왜 우리의 가구는 아랍 인이나 원주민의 가구처럼 소박해서는 안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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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스트럭처라는 용어가 사회생활의 토대를 지칭하는 데 아주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때문에 아주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문화적 선호나 시민 단체의 존재가 아니더라도,모든 건조 환경(인간이 건축, 조성한 물리적 환경_옮긴이)은 유대의 폭과 깊이에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가와 사회가 사회적 인프라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지역사회 내의 또 집단 간의 경계를 넘어선 시민참여와 사회적 교류를 증진할 확실한 방법을 모르고 지나간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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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스트럭처라는 개념은 비교적 새롭고 완전히 현대적인 개념이다. 옥스퍼드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은 인프라스트럭처를 가리켜 "사업 ·하부구조 기반 등 하위 요소를 통칭하는 단어"라 정의한다. 인프라가 지탱하는 상위 활동들은 경제적·군사적·사회적 활동일수 있다. 과학과 기술을 연구했던 사회학자 수전 리 스타susan Leigh Star는 대표적인 논문 「인프라스트럭처의 민족지학적 연구The Ethnography of infrastructure에서 인프라란 "말뜻 그대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다른사업의 배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프라는 "다른 구조물, 사회적배치, 기술 등의 내부로 파고들어가 그 내부에 자리 잡는다"고 덧붙였다. 인프라는 목표에 따라 매번 재고안하거나 새로 조립할 필요가 없으므로 사용자가 뚜렷하게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해당 목표 달성을 도우며, 또한 시공간적으로 광범위하다. 인프라는 한 번에 혹은 전체적으로가 아니라 조립식 증강을 통해 갖추어진다.
인프라를 가장 자주 사용하는 집단 구성원들은 시설의 존재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인프라는 무너졌을 때 가장 명백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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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 불평등과 고립을 넘어서는 연결망의 힘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서종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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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피해가 컸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폭염을 가장 잘 견뎌낸 지역 주민들과 같은 가치들을 중시했으며, 평상시건 유사시건 다른 이들을 도우려고 진심으로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차이점은 문화적인 게 아니었다. 사람들이 서로에게 혹은 공동체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가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보다 중요했던 것은 따로 있었다. 엥글우드 같은 지역에서는 조악한 사회적 인프라가 사람들의 교류를 억제했고 상호 지지를 방해했지만, 오번그레염 등에서는 사회적 인프라가 교류와 상호 지지 등을 북돋았다는 점이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엥글우드 지역에서는 계속해서 인구가 감소한반면, 시카고에서 폭염 현상을 가장 잘 견뎌낸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가 거의 없었다. 1995년 오번그레섬 주민들은 걸어서 식당 ·공원·이발소·식료품점 등을 돌아다녔다. 이들은 동네 반상회와 교회 모임에도 참여했으며, 서로서로 알고 지냈다.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그들이 사는 곳에서는 가벼운 교류가 일상적으로 자연스레 일어났다.
이 평범한 일상은 곧 폭염이 닥쳐왔을 당시, 사람들이 노인과 아픈 이웃의 문을 두드리며 서로가 괜찮은지 확인해보기 쉽게 만들었다. "날씨가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울 때면 우리는 늘 그렇게 해왔죠." 50년 가까이 오번그레셤에 거주한 베티 스완슨 Betty Swanson이 말했다. 심지어 폭염이 점점 더 빈번하고 심각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오번그레셤처럼사회적 인프라가 잘 구축된 지역에 살면 집집마다 에어컨을 갖춘 것과 별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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