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더블샷 바닐라라떼로 얻고 잃은 것들은 또 있다. 얻은 것으로는 카페인을 섭취했기 때문에 업무효율이 올라간 것, 동료들과 커피를 사 마시고 수다를 떨면서 집단적 소속감이 축적된 것, 그리고 ‘나는 그냥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다른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경제적 자신감이 충전된 것이다. 또 업무 실적을 쌓고 승진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를 매일 조금씩 얻어가고 있다. 이것은 가격에 반영돼 있지 않은 혜택이다."

이것이 환경 문제의 핵심이다. 경제 활동의 외부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어떤 일이 유발하는 환경오염과 그것을 회복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 말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화석 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음에도 원자력 에너지가 값싸다는 이유로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것을 들 수 있다. 훗날 원자력 발전소를 닫는 데 들어가는 최소 수십 년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 방사능 유출과 그로 인한 땅과 바다의 오염, 오염 때문에 발생하는 치명적인 질병과 막대한 치료비는 우리가 말하는 ‘경제’ 안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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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권력을 쥐었다는 느낌을 갖게 하면, 그들은남의 관점을 취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자기 생각을 중심에 놓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결과 남들이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이해할 능력이 줄어든다."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로버트 트리버스 지음 이한음 옮김 살림)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하라고 요구하지 말라"는 말은인류가 기원전 5세기에 얻은 깨달음이다. 성경》에는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장 16절). 공자는 제자가 평생 실천해야 할한 마디를 가르쳐달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남에게 베풀지 말라." 불교와 힌두교에도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
이 말은 ‘황금율golden Tule‘이라고 한다. 종교역사학자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는 이런 인류의 각성을 전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하기 쉽지 않기에 ‘황금율‘이 되었다. 문제는 내가 황금율을 지키고 있는지 아닌지를 나도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있다는 데 있다. 트리버스에 따르면 권력에 마음이 취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생각을중심에 놓고, 남의 관점을 옆으로 밀어놓는다. 자기 생각이 옳고 남의말은 그르다는 게 권력자 마음이다. 이것이 트리버스가 말하는 권력의자기기만이다. 권력은 아무리 작다 해도 사람 마음을 부패시킨다. 남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으로 변한다.

버클리대학 심리학자 대커 켈트너는 쿠키 실험을 했다. 그는 주민몇 사람을 그룹으로 나눠 토론하게 하고, 그룹마다 조장 한 사람을 뽑았다. 조장이 다른 조원의 토론 내용을 평가한다고 미리 공지했다. 토론 뒤 쿠키가 담긴 접시를 내왔다. 참석자는 세 명인데 쿠키 수는 5개람의 뇌를 어떻게였다. 한 사람이 하나씩 먹으면 두 개가 남는다. 네 번째 쿠키는 누가먹을까?‘ 를 알아내는 게 실험의 목표였다. 참가자는 이를 몰랐고, 토론에만 집중했다. 대부분의 경우 조장이 네 번째 쿠키를 먹었다. 그는 두번째 쿠키를 집어 드는데 아무런 망설임이 없었다. 입을 벌리고 우적우적 씹었으며, 과자 부스러기를 얼굴에 묻히고 탁자에 지저분하게 어질러놓기도 했다. 다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다는 권력 감정이 그를 뺀뻔하게 했다.
자세만 바꿔도 마음이 달라진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버클리대학심리학자 다나 카니는 2010년 피실험자 42명을 나눠 ‘권력자 자세‘와
‘종속자 자세‘를 각각 취하게 했다. 권력자 자세‘는 의자에 기대 누운채 다리를 탁자 위에 올려놓는, 거만한 자세다. 종속자 자세‘ 그룹에게는 다리를 모으고 두 손을 공손하게 모으고 상체를 약간 숙이도록 했다. 실험 시간은 단 1분이었다. 그 짧은 시간 뒤 두 그룹을 조사했다. 권력자 자세를 취한 그룹은 종속자 자세를 취한 집단에 비해 더 큰 책임감과 권력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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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은 남을 속이는 것이고, 자기기만은 자기를 속이는 것이다. 트리버스는 생명체가 자기기만에도 능하다며, 진화의 역사에서 왜 자기기만기술을 이토록 갈고닦았을까 하는 의문에 답을 제시한다. 자기기만은기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기만에는 큰 문제가 하나 있다. 남을 속이는 게 쉽지 않다. 소위 ‘인지 부하‘ 현상이 몸에 나타난다. 얼굴이 붉어지고 목소리가 커지는 등 말과 행동이 부자연스러울수 있다. 트리버스는 언젠가 여자 친구를 속이려고 했을 때 팔의 피부에 떨림 현상이 나타났었다고 한다. 이같은 ‘인지 부하를 줄이기 위해자연선택이 선호한 게 자기기만이다. 트리버스는 "우리는 남을 더 잘속이기 위해 자기 자신을 속인다"고 말한다. 거짓말을 하는 나도 내가거짓말을 말하는지 모르는데, 상대방이 무슨 재주로 내 거짓말을 알아내겠는가. 자기기만은 궁극의 거짓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다 자기기만에 능하다.
자기기만은 어떻게 작동할까? 트리버스에 따르면, 진짜 정보는무의식에, 가짜 정보는 의식에 저장된다. 진짜 정보는 무의식에 들어있어 내가 출력할 수 없다. 나오는 건 가짜 정보다. 내가 출력할 수 있는 정보는 ‘의식‘에만 담겨 있다. 그러니 허위 정보에 의거해 나는 당당히 행동할 수 있다.
‘무의식‘에 진짜 정보가 담겨 있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무의식은 진실을 알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까? 피부 반응 검사를 해보면 된다. 피부 반응 검사는 거짓말탐지기 원리 중 하나다. 녹음된 자기 목소리를 알아내는 실험을 해보면, 의식은 자기 목소리가 아니라고부인하려 하지만 무의식(피부 반응)은 그것이 자기 목소리라는 신호를보낸다. 자기기만의 정보 처리는 이런 식이다.

영국의 액튼 경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고 말했다. 권력이 강하면 부정부패할 수밖에 없다. 트리버스는 진화생물학이라는 새로운관점에서 권력의 부패를 말한다. 타인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자기 시선으로만 왜곡하면 먼저 관점이 부패한다. 작은 권력이라도 갖고 있으면 마음은 부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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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기만으로 가득하다. 기만은 유전자에서 세포, 개체, 집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서 일어난다. 기만은 생명의 모든 관계에도침투해 있다. 기생생물과 숙주, 포식자와 먹이, 식물과 동물, 암컷과 수컷, 이웃과 이웃, 부모와 자식, 심지어 한 생물과 자기 자신 사이에서도어뜨린다. 지능은 이처럼 ‘웅장한 공진화 경쟁‘으로 인해 향상되었다.
기만이 작동한다. 트리버스는 "기만은 생명의 아주 심오한 특징"이라고 주장한다.
속고 속이는 이 기만의 게임은 ‘공共진화‘를 낳았다. 기만 전술이등장하면 곧바로 기만 차단 전술이 나왔다. 남의 둥지에 알을 몰래 넣어 키우는 새(뻐꾸기)와, 둥지 내의 탁란托卵을 가려내 제거하려는 새(찌르레기) 간의 끝없는 경쟁이 그 예다. 둥지 안에 낯선 알이 보이면 그걸알아내 내버리는 능력이 선택되고, 이에 맞서 뻐꾸기는 자기 알을 찌르레기 알과 비슷하게 만든다(의태應), 그러면 찌르레기는 둥지 안의자기 알 개수를 세는 능력을 키우고 원래보다 많으면 둥지 아래로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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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적이고 대면하기 힘든 것이 바로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외로움입니다. 혼자 있게 되는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하려고 할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또 때때로 이런 상태를 떠올리지 않게끔 하는 교묘한 방법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우리의 문화는 고통을 피하는 데는 가장 세련되었습니다. 그고통에는 신체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고통도포함됩니다. 우리는 시신들이 마치 여전히 살아 있는 것처럼 꾸며장사지냅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고통을 마치 있지도 않는 것처럼 묻어버립니다. 이런 무감각 상태에 너무나 길들여진 나머지 주의를 끌 만한 대상이나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우리는 안절부절못합니다. 끝내야 할 프로젝트나 함께 놀러갈 친구, 읽을 책,
텔레비전이나 레코드가 없이 철저히 혼자만 남았을 때 우리는 두려워합니다. 즉, 기본적인 인간의 홀로됨을 매우 가까이 들여다보게 되고 또 뼛속까지 파고드는 외로움을 느낄까 봐 두려워서 무엇인가 우리를 분주하게 만드는 일을 다시 시작하거나 다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게임을 계속할 것입니다. 존 레넌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의 고통을 느껴라." 하지만 그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이런 생활이 이끄는 피상적인 삶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Henry David Thoreau는 이렇게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삶이 내면적이고 사적인 것을 멈추었을 때 대화는 단순한 잡담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이 얘기하는것이라고는 신문에서 읽거나 이웃에게 들은 소식들뿐이다. 대개 우리와 우리의 동료의 차이점은 그는 신문을 보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반면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내면의 삶이 실패한 것에 비례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필사적으로 우체통으로 달려간다.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은, 엄청난 편지 왕래에 자부심을 느끼며 편지를 한아름 안고우체통에서 돌아오는 불쌍한 사람은 그만큼 오랫동안 내면의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 관계에서는 서로 숨기는 것이 전혀 없어야 하며 모든 것을 다 털어놓고 표현하고 전해야 한다는 그릇된 형태의 솔직함이있습니다. 이 솔직함은 매우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설사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 관계를 시들게 하고 피상적이고공허한 관계로 만들어버리거나 많은 경우 아주 따분한 관계로 만들어버립니다. 서로간에 아무런 경계선을 두지 않음으로써 외로움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가깝기는 하지만 무미건조한 관계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내면의 성소를 위험스레 내비치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일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교제를 갖기 원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봉사이기도 합니다. 침묵 끝에 나오지 않은 말은 그 힘을 잃어버리듯이 마음을 닫을 수 있는 능력이 없을 때 여는 것 또한 그 의미를잃어버립니다.

친구 하나가 언젠가 이런 글을 썼습니다.
"우는 것을 배우는 것과 철야하는 것을 배우는 것과 새벽을기다리는 것을 배우는 것, 아마도 이것이 인간이 된다는 의미일걸세."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번만은 다를 것이라고 은근히 바라면서 사람이나 책, 사건, 경험, 프로젝트와 계획에 끊임없이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마취시키는수많은 종류의 수단들을 계속 사용해봅니다. 또 내면의 감수성을민감하게 만들기보다는 기분을 더 좋게 해주는 ‘심리적 마비 상태를 계속 찾아갑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자신을 속이고 있다.
는 점을 스스로에게 일깨울 수는 있으며 또 막다른 길을 병적으로선호하고 있음을 이따금씩 고백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몇 번만이라도 우리가 자신의 혹독한 스승에게 순종하여 우리의 불안한 마음에 신중하게 귀를 기울인다면 다음 사실을 깨닫기 시작할 것입니다. 즉, 슬픔 가운데 기쁨이 있으며, 두려움 가운데 평안이 있고, 탐욕 가운데 동정할 수 있는 마음이 있으며, 또한 참으로 진저리나는 외로움 가운데서 고요한 고독의 시작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자네는 자네의 시가 훌륭한 것인지를 묻고 있네. 자네는 내게묻고 있네. 자네는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도 여러 차례 물어보았었네. 그 시들을 잡지사에도 보내보았네. 자네 시를 다른 시와 비교도 하고 어떤 편집자들이 자네가 수고하여 지은 시를거절할 때는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네. 그런데 나는 그렇게하지 말기를 바라네. 자네는 외부를 바라보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네. 아무도 자네에게 조언을 하거나 도움을 줄 수 없네. 아무도 말일세. 길은 오직 하나밖에없다.. 자네 자신을 깊이 살펴보게나.
자네에게 글을 쓰게 만드는 이유를 탐구하게. 자네 마음 가장깊은 자리에 그것이 뿌리 내리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글을 써서는 안 된다고 하면 자네는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자신을 시험해보게나. 무엇보다도 이렇게 해보게, 한밤중 가장고요한 시간에 일어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게나. ‘내가반드시 시를 써야만 하는가‘ 라고 말일세. 자신을 깊이 파고들어가 깊은 대답을 얻어내게나. 그 대답이 긍정적이라면, 만약이런 진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강하고 단순하며 ‘반드시 써야 하는 것이라면 그 필연적인 요구에 따라 살아가게나. 자네의 가장 무심하고 하찮은 시간도 반드시 이런 강한 추진력의표시요, 그에 대한 증거가 되어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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