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역사에서 모든 종말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있다." 아렌트는 우주를 창조한 신이, 이러한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해 인간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인간이 하나의 생명이 되어 이 우주로 올 때마다, 모든 우주가 새롭게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란, 탄생 그 자체로 우주가 새롭게 시작되도록 하는 기적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따라서 기적이 있다면그것은 우리들 각자의 손에서 시작될 것이다. 인간에게 ‘자유‘란바로 새롭게 시작하는 능력‘이다. 팬데믹이 한 시대를 우연히 끝냈다 할지라도, 우리가 자유로운 존재라면, 우리는 또다시 새롭게시작할 수 있다.

"록펠러라면 자신의 공장, 철도, 유전 현장이 크고 육중하길 그리고 그것들을 오랫동안 소유할 수 있길 바랐을 수도있다. 그러나 빌 게이츠는 자신이 지난날 자랑스러워했던소유물들과 헤어지는 데 별다른 아쉬움이 없다. 오늘날 이윤을 창출하는 것은 생산품의 지속성과 오래 유지되는 신뢰가 아니라, 생산품의 순환과 재활용, 노화와 폐기와 대체과정이 지닌, 그 경탄해 마지 않을 속도다. (…) 오래가는들을 혐오하고 피하며 순간적인 것들을 아끼는 이들이 오늘날 높은 신분과 권력을 갖게 되었다. 온갖 어려움에 맞서자기 수중에 있는 보잘 것 없고, 하찮고, 일시적인 소유물들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그 역할을 하길 바라며 필사적으로억지를 부리는 이들은 저 밑바닥에 있다."

요즘 여러분들이 가장 많이 듣는 표현 중 하나가 ‘잉여‘라는 말이죠. 처음엔 여기저기서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을 향해
‘잉여‘라고 지칭하는 걸 보며 깜짝깜짝 놀랐는데, 이제는 정말 무감각해질 정도로 많이 쓰이는 말이에요. 이 ‘잉여‘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넘쳐 나서 쓸모없다.‘는 뜻이죠. 그 넘쳐 나서 쓸모가없는 사람들, 다시 말해 자본도, 국가도, 동료 시민도 애착을 갖지못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생겨나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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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가 되다
김초엽.김원영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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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과 김원영은 각자의 몸을 둘러싼 테크놀로지와 세계를 관찰하면서과연 누가, 어떤 방식으로 사이보그가 되는지 묻는다. 이들은 ‘장애인을 위한따뜻한 테크놀로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테크놀로지와 사회가어떻게 재설계되어야 하는지 상상하고 제안한다. 그 재설계는 깜짝 놀랄만한 테크놀로지가 나올 50년 후가 아니라, 바로 지금 장애인의 삶을 중심에두고 시작되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소수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와 그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질문한다.
자신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사회가 보는 시선으로 자기 밖에서 자기를바라본다. 이 이중 삼중의 시선 속에서 우리는 ‘괴물‘ 그리고 ‘사이보그‘ 이다.
그러나 ‘괴물들은 또한 안다. 그 ‘괴물 됨‘의 경험이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사유하고 질문하게 함을, 『사이보그가 되다』를 읽으며 상상한다. 모두가각자의 방식으로 일어나고, 걷고, 듣고, 보고, 말하고 춤추는 장관을 각자의방식으로 자신의 상태에 따라 도움을 주고받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속해 있는영토를, ‘결여‘가 아닌 ‘압도적인 고유성‘을 가진 이 아름다운 ‘괴물들‘의시끌벅적한 축제를! - 김보라 (영화감독)

그러나 과학이 장애에 관한 정체성 물음을 ‘장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네가 인간이며, 조만간 그 장애는 극복될 것이므로 너는 더 온전한 인간 공동체에 포함될 수 있다고전제하는 이상, 장애 그 자체의 의미를 규정하지identify 않는다는점을 성찰해야 한다. 과학이 장애를 여전히 ‘없음의 상태(결여)’로만 바라본다면 휠체어는 기술적으로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여전히 보행 능력 ‘없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보조기기로만 간주될것이다. 우리는 실제로 더 발전된 휠체어를 타고 더 많은 일을할 수 있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스로를 더 크게 결핍된 존재로 생각할지 모른다.

커다란 기계위에 앉은 유인원의 모습을 한 나를 없음(결여)’이 아니라 그 자체로 ‘있음‘에 해당하는 존재로서 만나려는 순간, 과학기술은 장애를 가진 내가 최첨단 휠체어나 로봇 외골격을 장착한 채 계단을 오르고, 장애의 유전 가능성은 철저히 소거된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장애 언론 비마이너』에 실린 「농인이 왜 음성 언어로 말해야하는가?‘라는 글은 이 광고를 보는 농인 및 청각장애인의 입장을 보여주는데, 가족들이 수어를 배워 김씨와 소통하기보다 김씨가 ‘말을 하고 듣기를 바란 것은 전형적인 청능주의Audism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농인과 청각장애인들이 농인에게 목소리를 선물한다는 발상의 청인 중심적인 관점을 비판했다.

무엇보다 ‘인간적인 기술‘을 홍보하는 이 영상들은 장애와 기술에 대해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들을 지워버린다.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실제로 이 기술을 어떻게 느끼는지,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어려움을 맞닥뜨리는지, 이 기술이 정말로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것인지와 같은 질문들 말이다. 사람들은 영상에서 장애인이 목소리로 말하는 순간, 소리를 듣는 순간, 휠체어에서 일어서는 순간을 볼 뿐 평소에도 음성 합성 기술이 소통을도와주는지, 처음으로 들은 소리가 정말로 기쁨인지 아니면 불쾌함인지, 웨어러블 로봇이 일상에서도 사람들을 걷게 하는지는볼 수 없다. 연출된 영상은 감동과 희망을 보여주지만, 현실은연출 바깥에 있다.

주체란 일종의 테크놀로지다. 마크 와트니와 같은 주체로 자신을 계발해야만 친절하지 않은 행성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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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난방 장치를 수리한 나이 든 보일러공 이야기와 같다. 보일러공은 난방 장치를 수리하기 전, 고객에게 질문을 몇 개던진다. 그리고 장치에 귀를 기울이다가 작업복에서 망치를 꺼내어 파이프 하나를 세게 친다. 그러자 난방 장치가 다시 작동한다.
이 모든 과정에 걸린 시간은 고작 몇 분이었는데, 그는 고객에게80만 원을 청구한다. 화가 난 고객은 망치 한 번 쓴 일에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달라고 한다며 보일러공에게 항목별로 금액을 청구해달라고 요구한다. 보일러공은 대답한다. "망치 사용값 8만 원,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 아는 값 7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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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못 먹을지도 몰라 - 기후변화로 위기에 빠진 13가지 먹거리
시어도어 C. 듀머스 지음, 정미진 옮김 / 롤러코스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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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는 주로 우리가 태우는 화석연료 때문에 진행된다.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산화탄소CO와 그 밖의 오염 물질들은 태양에서 내뿜는 적외선을 흡수한다. 즉, 화석연료를 태우면 태울수록 대기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증가하고, 이산화탄소가많아지면 태양에서 오는 열도 더 많이 보존된다. 이렇게 보존되는 열은 방출되지 않고 온실 속에 갇히는 열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산화탄소를 ‘온실가스’라고도 부른다. 사실 지구는 과거에도 온난기를 몇 번 겪은 적이있지만 지금과 같은 빠른 속도는 아니었다.

삭벌들은 최근 약 10년 동안 기록적인 속도로 죽어갔는데, 이들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급속히 퍼지는 기생충,
재배 작물의 영양분 감소와 단일경작 농법으로 인한 먹이질의 저하, 그리고 벌들을 모조리 죽이거나 비행 능력을 앗아가는 인공 화학물질(대부분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이다. 참고로 나는 아직 기후변화의 영향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 기후변화가 벌에 미치는 영향은 이러한 비교적 최근의문제들(전염병, 제한된 영양분, 중독)보다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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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전환, 슬기로운 지구 생활을 위하여 -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마지막 선택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최재천 지음 / 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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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학자들은 이 사건을 통해 생태계의 먹이사슬 구조에 대해 배웠다. 몸집이 작은 동물에게는 그리 큰 영향을미치지 않는 물질 농도가 먹이사슬을 거슬러 올라가면서그 작은 동물들을 잡아먹는 동물들에게는 생물 농축bio-accumulation으로 인해 훨씬 더 큰 피해를 끼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식물에게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않고 실제로 해충 피해를 줄여 식물을 훨씬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같이 보이는 농약의 독성 성분이 먹이사슬의상층부에 있는 우리 인간의 몸에 들어왔을 때에는 상당한양으로 농축되어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나는 요즘 자주 아주 불편한 진실과 조금 불편한 삶‘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한다. 2006년 앨 고어가 부르짖었던 ‘불편한 진실‘은 세월이 흐르며 훨씬 더 불편해졌다. 어느 날갑자기 탁월한 공학자들이 기술을 개발해 이 불편한 진실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안일하다. 불편한 진실에 대응하는 가장 현명한 길은 우리 각자가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불편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우리가 저지른 죄의 그림자가 이미 너무나 길게 드리워 있어 지금 당장 우리가 대오각성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수십 년은 그 죗값을 치러야 한다. 그렇다고예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비록 우리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지금 당장 행동에 옮겨야 한다. "어쨌든 시작하자"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옛사람들의 지혜가 새삼스럽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갉아먹지않는 범위 내에서 우리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지속가능성 sustrainability의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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