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죄종 일곱 가지 구원
황인수 지음 / 성바오로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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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반대는 무엇일까요? 예, 무소유가 아니라 만족이라고 합니다.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처음 베를린영화제에서 대상인황금곰상을 수상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면 가오나시라고 하는 캐릭터가 나옵니다.
황금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이 캐릭터는 돈 욕심에 눈이 먼 사람들을 족족 잡아 삼키는데 돈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는 주인공센에게만은 무력하지요. ‘탐욕‘ 자체를 표상하는 캐릭터처럼 보이는 가오나시는 잡히는 것들을 계속 집어삼키지만 더 배고파하는모습을 보입니다. 가오나시라는 이름 자체가 ‘얼굴이 없다‘는 뜻이

"화내는 사람은 아픈 사람이란다." 바키타Bakhita* 성녀의 전기 영화에서 만난 인상적인 대사입니다. 살다 보면 내가 누군가에게 화를 낼 때도 있고, 나에게 화가 난 사람의 분노를 뒤집어쓸 때도 있지요. 그럴 때면 성녀의 말씀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됩니다.
아프리카 사람으로는 처음 시성된 바키타 성녀는 1869년 지금의 수단 지역에서 태어났습니다. 열 살이 채 안 되었을 때 노예사냥꾼에게 붙잡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팔려 다니며 끔찍한 고초를 겪습니다. 그때 당한 고초 때문에 성녀의 몸에는 백 군데가넘는 칼자국이 있었다고 하니 그 고통은 차마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그 시간이 십여 년 지속되다가 이탈리아 사람을 새 주인으로 만났는데 이 사람이 그를 본국으로 데려왔다고 하지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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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횡단 탐험을 떠났다가 온갖 고초를 겪은 끝에 대원 전원 생환이라는 신화를 이룩한 어니스트 섀클턴이 좋은 예다. 탐험 중 얼음이 얼어 그 사이에 갇힌 배가 부서질 지경에 이르자 섀클턴은 탐험의 목표를 ‘탐사‘에서 ‘생존‘으로 수정하고 전 대원을생환시키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배를 버리고 근처의 빙하 위에캠프를 친 날, 섀클턴은 일지에 이렇게 썼다. "인간은 이전의 목표가 사라지는 즉시 자신을 새로운 목표에 적응시켜 나가야 한다." 13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며 불평을 늘어놓거나 기존의 계획을고수하려 했다면 절대 그토록 뛰어난 융통성, 적응력, 회복력을 발휘하지 못했을것이다

어떤 행동을 연속해서 하는 것을 ‘스트리킹streaking‘이라고 한다(옷을 벗어 던지고 달리는 것도 스트리킹이라고 하는데, 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성공행진‘이라고나 할까. 내가 이어가는 성공행진, 즉 의식적으로 매일 하려고 마음먹은 습관은 꽤 많다. 각각의 습관에는 내가 추구하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이상이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실천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습관은 오랫동안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습관을 통해 일상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삶의 방향을긍정적으로 바꾸고 또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나 역시 조깅의 성공행진을 이어가며 무척 흥미로운 일을겪었다. 예전에는 "오늘 조깅을 할까?"라고 생각하던 것이("에이,
오늘은 달릴 기분이 아냐"라고 결론지은 날이 너무 많았다), "오늘은 ‘몇시‘에 조깅을 할까?"로 바뀐 것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의사결정이다. 조깅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려면 불굴의 의지를 발휘해야 하지만, 몇 시에 달릴지 정하는 것은 가볍게 계획만 세워

탐험쓰기는 뇌에 내재된 센스메이킹 습관을 보다 의도적이고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어진좋지 못한 생각의 악순환은 머릿속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거기서 벗어나려면 도움이 필요하다. 탐험쓰기의 도구상자에 들어 있는 가장 근본적인 도구인 자유쓰기는 여기서 엄청난 위력을발휘한다.

미리 말해두지만 글을 쓰기 시작한 뒤 2분, 3분, 때로는 4분이 지날 때까지도 아무 효과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계속 써나가자. 녹슨 펌프를 오랜만에 작동시키기는 쉽지 않다. 처음에는 벌건 녹물만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계속 펌프질을 하면 갑자기 마법처럼 맑은 물이 뿜어져 나온다. 짧게는 몇 초에서 길게는 몇 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장담컨대 계속 쓰다 보면 머릿속의 녹이 모두 쓸려 나가고 맑고명료하며 반짝이는 물줄기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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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는 "자신에게 거짓을 말하고, 그 거짓말을 들으며 사는 사람은 진리를 더 이상 분별하지 못하고, 자신도 남도 존중할 수 없게된다"라는 말이 나온다. 자기만의 생각에 빠지면 결국 어떤것이 진실인지 깨달을 힘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가까운 누군가와 다퉜을 때, 혹은 일하다가 실수를 저질렀을 때, 겉으로는 남 탓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내 잘못도 조금있지 않을까?‘ 고민이 될 때가 있다. 그러다가 "아냐, 나는잘못 없어"라고 그 생각을 외면해 버리기도 한다. 남의 행동에는 온갖 이유를 들어 엄격하게 따지면서, 내 행동에는온갖 핑계를 들어 관대하게 합리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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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죄종 일곱 가지 구원
황인수 지음 / 성바오로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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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관해 말하자면, 밤낮이 고독 속에서 무엇을 행하고있는지 말하기가 부끄럽습니다. 나는 도시의 일들과 엄청난죄악의 기회들을 포기했지만 여전히 나 자신을 포기할 수는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음 깊은곳의 순결을 첫번째 덕으로 규정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죄를 쉽게 짓는 거기에 주의를 기울이고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의사들이 건강이 나쁜 사람들을 도와주고구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을 돌보시는 영혼의 의사이신 그분은 죄에 가장 잘 기울어지는 곳인 우리들의 그 부분에 더 철저히 주의하라고 명하셨습니다. 몸으로 하는 일은 시간, 기회, 노고, 도움, 적당한 환경이 필요하지만 생각의 움직임은어떤 순간에도 이루어지고 노고 없이 완수되며 어려움 없이행해집니다. 생각에는 모든 순간이 다 기회입니다."

대 바실리우스가 신명기 15장 9절을 가지고 한 강론의 한대목입니다. "그대 자신을 주의하라."라는 강론인데, 우리가 어떤 죄를 지을 때 그것은 제일 먼저 생각에서 시작된다. 이런 관점입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생각은 상황이나 장소, 시간에 구애받는 법이 없으니까요. 우리 자신을 살펴봐도 실제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어떤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교부들은 생각에서 비롯되는 죄의 메커니즘을 제안, 대화, 동의, 죄에 빠짐, 이렇게 네 단계로 설명합니다. 어떤 자극이오면 사람의 마음속에 이미지 같은 것, 생각 같은 것이 생겨납니다. 이것이 제안입니다.

밤늦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맛있게 라면을 먹는 광고가나오면(자극-쾌락) 마음속으로 라면을 먹고 싶은 유혹과 ‘내일 아침에 얼굴이 퉁퉁 부을 텐데 하는 생각이 싸움을 벌이고(대화),
결국 주방으로 가서 냄비에 물을 부어 가스 불에 올려놓는 한편으로 날달걀을 찾게 되는(동의) 과정이라고 할까요? 그런 다음에는 입맛을 다시며 국물까지 다 마시고(죄에 빠짐) 다음 날 아침 후회하는 일은 ‘아마 다들 경험해 보셨을 거예요. 에바그리우스는이런 생각이 우리 안에 떠오르느냐, 떠오르지 않느냐는 우리가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떠오른 생각에 머물러 그것과대화를 하는가 하지 않는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합니다.
그 생각에 머물러 있는다는 건 대화를 하는 일이고 그렇게 되면십중팔구 거기 넘어가게 된다고 보았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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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 이정모 선생님이 과학에서 길어 올린 58가지 세상과 인간 이야기
이정모 지음 / 오도스(odos)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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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견은 열대 비숲이 지구온난화에 반응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모델을 바꾸었다. 아마존의 비숲이 1년 내내 초록빛잃지 않고 지구의 허파 노릇을 할 수 있는 까닭은 건기에광합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이파리, 더 튼튼한 이파리로 무장해서가 아니라, 힘든 시기가 오면 늙은 이파리를 떨궈내고 그 자리에 신록의 이파리들을 틔우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놀랄 일이 또 있다. "아닙니다. 2등성입니다?? 북반구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 태평양과 대서양 그리고 인도양을 건너던 모험가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지표였던 북극성은 당연히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어야 하는데 1등성이 아니라 2등성이란다. 실망의 연속이다.

별의 밝기는 0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처럼 등급을 매긴다. 숫자가 작을수록 밝은 별이고 각 등급 사이의 밝기 차이는 약 2.5배다. 그러니까 0등성과 5등성은 밝기 차이가 대략 100배가 난다. 0등성과 1등성은 합해서 21개뿐이다. 가장쉽게 찾을 수 있는 북극성이 속한 2등성은 50개 정도다. 3등성도 150개뿐이다. 그러니 0~3등성은 우리가 맨눈으로 볼수 있는 별 가운데 밝기가 상위 10퍼센트에 해당하는 것이다. 북극성이 2등성이라는 사실에 만족하자.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0등성이니 5등성이니 하는 것은모두 우리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밝기와는 아무런상관이 없다. 아무리 밝은 별이라도 멀리 있으면 어둡게 보이고 아무리 어두운 별이라도 가까이 있으면 밝게 보이는 것이다. 오리온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인 리겔과 네 번째 밝은별인 민타카는 모두 흰색 별이다. 표면 온도가 같은 별이라고 보면 된다

가까운게 밝게 보인다. 당장 밤하늘을 보시라. 가장 밝은천체는 달이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금성과 화성 같은행성이 훨씬 밝게 보인다. 아무리 밝은 별도 멀리 있으면 흐리게 보인다. 별도 아닌, 행성도 아닌 달도 가까이 있어서 밝게 보인다.
혹시 삶의 지표가 되는 북극성 같은 인물이 있는가? 사실별 볼 일 없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저 나와 가깝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시대가 바뀌면 북극을 가리키는북극성도 바뀐다. 플라톤 시절에는 코카브가 북극성이었고2,000년 후에는 투반이 북극성이 된다. 우리는 별자리로 방향을 찾아야 하는 양치기나 항해자가 아니다.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다. 오늘 내 북극성은 누구인가, 어디에 있는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후 손을 씻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왜 안 씻느냐고 물으면 "내 손에 안 묻었잖아"라고 대답한다. 화장실에서 볼일 본 후 손을 씻는 까닭은 뭐가 묻어서가아니라 한두 시간에 한 번씩은 손을 씻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을 씻겠다고 일하다가 화장실에 갈 수 없으니, 이왕 화장실에 간 김에 손을 씻자는 것이다. 손을 씻을 때 30초는 씻어야 한다. 손을 씻으면서 생일 축하 노래나 동요 <비행기>를두 번 부르면 된다.

의사들은 자신만을 위해 손을 씻는 게 아니다. 우리가 손을 씻는 것 역시 나만을 위한 게 아니라 가족과 이웃 그리고우리의 반려동물을 위해서다. 우리는 손을 씻어야 한다. 왜?
호모 사피엔스니까. 큰 뇌와 깨끗한 손은 동전의 양면이다.
무릇 만물의 영장이라면 손을 씻자. 항상 기뻐하면서, 쉬지말고, 범사에 기도하듯이 손을 씻자. 아예 더 나가서 1년 중어떤 주를 ‘세계 손 씻기 특별 주간‘으로 정하면 어떨까?

자기 선생님의 칭찬을 들은 심플리치오는 살비아티에대한 호감지수가 높아졌다. 이때 살짝 상처를 준다. "그런데말입니다. 제가 망원경으로 달을 봤어요. 그런데 그림자가있더라고요. 그림자가 있다는 뜻은 뭡니까? 높낮이가 있다는 뜻이잖아요. 저도 아리스토텔레스 선생님처럼 천체들은매끈하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달만큼은 쟁반처럼 매끄러운것은 아닌 것 같아요?" 자기 의견을 피력한 다음에는 다시 칭찬으로 마무리한다. "그래도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 선생님에게 배울 게 많아요. 그의 제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이다.

‘정리-칭찬-공격-칭찬‘은 이후 과학자들의 대화법이 되었다. 정리는 상대방의 뜻을 오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칭찬은 그의 업적을 인정한다는 뜻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할 요소가 있었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당신은 훌륭하니 같이 잘해보자는 뜻이다.
그런데 이 방식이 굳이 과학자의 대화법으로만 그쳐야 할까? 길거리에 널려 있는 플래카드에서 그리고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서 격조 있는 표현과 대화를 보고 싶다. 조금만 더명랑한 사회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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