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시야를 보완하는 야간 투시경, 근력을 보강하는 외골격 슈트처럼 신체 능력의 한계를 기술로 보완하는 개념이다. 안경은 인간 시력의 증강이다. 계산기는 인간 산술의 증강이다. 엑셀은 데이터 처리의 증강이다.
그렇다면 AI는 인간의 어떤 능력을 증강하는가? 단순 반복 업무는 물론, 글쓰기, 상담, 기획, 분석, 심지어 창작까지 거의 모든 것을 증강할 수 있다. AI는 사고와 생산의 거의 모든 단계에서 인간을 보조하고 확장한다. 가장 단순한 형태는 속도다. 그다음은 정밀도다. 그리고결국에는 의사결정과 창의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마치 계산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산수 시험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것처럼, AI를 도입한 인간은 더 깊이, 더 넓게 생각할 수 있는 상태로 진입하게 된다.
이 증강은 또한 불균형한 기회의 장벽을 허무는 기능도 한다. 글쓰기에 서툰 사람이 챗GPT의 도움으로 일정 수준의 결과물을 낼 수있고, 초보 상담원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측형 응답을 통해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교육, 의료, 법률, 창작, 엔지니어링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증강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문제는 AI를 쓰는 사람이 모두 ‘증강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사실이다. 챗GPT로 요약을 시켜보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거기서 인사이트를 얻고, 그걸 바탕으로 자신의 방식과 사고를 바꾸는 사람은드물다. AI로 작업을 ‘빨리‘ 끝내는 사람도 있지만, 그걸 통해 더 ‘깊이‘고민하고, 더 ‘넓게‘ 연결하는 사람은 또 다르다.
증강 인간이란, 단순히 도구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도구를 통해자신의 사고방식, 문제 접근법, 일하는 태도 자체를 변화시킨 사람이다. 그리고 증강 인간은 어떤 도구를 쓰느냐가 아니라 도구를 통해 자신의 일과 사고를 얼마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AI는 인간을 대신하지 않는다. 인간이 ‘더 인간답게‘ 일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 그리고 그 기회를 진짜로 활용한 사람-그가 바로 AI 시대의 중심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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