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는 저자 소개에 이렇게 썼다. ‘생각보다 부서지기 쉬운 한명의 인간‘, 부서지는 사람들을 수습하며 매일 부서지는 그를 되살리는 힘은, 소신보단 월급이다. 그래서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다. 경찰은 직장이다"라고 말한다. 회사원으로서 그는 범죄 예방과 수사라는 직무 수행을 위해 더 나은 연봉과 복지를 원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안타까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법 제도적으로강력한 형벌과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아울러 ‘한 인간이 되는 일은 때때로 인간들을 감내하는 일‘(카프카임을 잊지 않는 시민으로서, 그간 만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바라며 절에 가서 향을 피운다.
"자급자족 전화비가 한 달에 3000원, 전기요금 1300원. 한 달에 4300원이면 돼. 쌀은 물물교환 그리고 토끼가 많이 와 새끼를여덟에서 열 마리씩 낳으니까, 토끼 두 마리씩 어깨에 메고 정선 장에 가서 팔면 1만원 줘. 검정고무신 제일 좋아했어요. 네 켤레씩 사왔어. 맨발로 갔다가 고무신 신고 와요." ‘자연인‘으로 TV에 나간 그는 "돈을 갖는 게 무섭다"고 출연료도 기부했다. "정말 무서워. 돈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남의 돈을 뺏은 거 같아. 마음이 불편해, 자연인으로서 자연법에 따라 어울려 살아야 하는데 내 것이라고 싸우고 그런 게 안 맞아요."
"어린이마을에 책이 있었어요.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나이팅게일》 《아라비안나이트》 《레미제라블》 《닥터 지바고》《서유기》. 책 보는 게 너무 좋았어. 어린이마을 설립자 이프란체스카, 하마리아 여사가 영어, 독어 알려주고, 중요한 건 대구 어머니(최해연여사가 나를 논농사 밭농사 짓는 거 흙일을 가르쳤어. 중학교 때 돼지도 키우고 자립정신, 검소함을 배웠어. 고아라고 밖에 나가서 맞았을 때 울분이 올라왔는데, 흙 만지고일하면 그게 다 씻기고 사과 따 먹고 나면 인류애, 인류애가 생겨." 그에게 ‘왜 평생 남을 위한 삶을 사셨냐‘고 물었을 때 ‘인간으 ‘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했는데, 그걸 대부분은 못 하고 산다고 했더
"이끼가 되고 싶어. 밑거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결국은 흙으로 돌아가. 정선에서 사람들 장례 치르고 이장을 많이 했어. 사람은죽으면 흙으로 가. 너그럽게 산 사람들이 죽어서도 미소 짓고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이 질병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크다. 그는 "두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제일 중요한 건 쓰레기, 핵폐기물 그런 것들이 세계를 오염시켜 죽는 건 흙으로 돌아가는 거야. 꽃이 되니까 헛산 건 아니야. 열매도 되고 나무도 되니까 기뻐, 기뻐, 항상 기뻐" 항상 기쁘다는 말에 불현듯 "너무 슬퍼하지 마라"는 말이 떠오른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라던 노무현 전대통령 유서가 깨어 있는 시민 김용현의 일관된 생을 통해 이해되는 듯하다. 자연의 순환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 그것은 높은자리에 올랐던 권력자의 말이 아니라 고개 숙여 흙 만지고 살았던농부의 말이었다.
사랑의 봉우리가 너무 높아서 슬픔의 골짜기가 너무 깊은 사람. 나는 백두산 같은 아저씨 삶을 언덕만 한 면적으로 줄이는 일처럼 어려움을 느끼며 원고를 썼다. 씨돌 아저씨의 말을 고르고 고르다 보니나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가 이해되는 기분이었다. 영화에 이런대사가 나온다. 노무현은 "끊임없이 자신을 불행하게 할 목표"를 세웠던 사람이라고. 시민 김씨돌도 그랬다. 자신을 남김없이 다 쓴 사람, 흙만지며 산 두 사람이 입을 모아 말한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조각 아니겠는가."
"그날의 작은 시도가 저를 자유롭게 만들었어요. 몸도 생각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저의 모든 행동에 따라붙어요."
"대개는 응원과 악플이 같이 오는데 응원의 목소리가 줄어들때가 있고 그러면 악플이 더 눈에 띄는 때가 있어요.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 듯한 기분이 들죠. 그럴 때 외롭더라고요. 근데 결국내가 뭔가 하는 건 날 위해서다, 그게 맞더라고요. 세상에 뭔가를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날 위해서 하는 거죠. 날 행복하게 만들어주니까요. 그걸로 저를 지켜요."
"제 정신장애인 공부의 근원이 되는 것이 ‘치료공동체‘예요. 영국에서 2차 대전 이후에 맥스웰 존스라는 사람이 창안했어요. 제가레지던트를 시작할 때 우리나라에도 막 도입되어 치료공동체 모형으로 병실을 운영했어요. 예를 들면 회진이나 치료를 교수가 아니라 환자 시간에 맞추는 거죠. 취침시간 같은 병동 규칙도 투표로 같이 정하고요. 그런 치료공동체 규칙 중 하나가 ‘노 유니폼‘이에요.의사와 간호사는 가운이 없고, 환자들도 환자복이 없죠. 치료공동체는 환자와 의사의 수평적인 관계를 강조하죠."
"저희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는 가장 적합한 부서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죠. 미국에는 소수자 minority를 담당하는 청廳급의부서가 있어요. 영국에서도 ‘외로움 장관‘이 있죠. 겸임제로 국민들의 외로움을 담당해요. 아랍에미리트에는 ‘행복부 장관‘이 있어요. 우리나라도 이런 정책이 필요하다고 봐요. 우리 같은 국가 센터에
"저는 스트레스를 잘 쌓아두지 않죠. 역으로 이야기하면 지나친 책임감, 성실감은 우리의 영혼을 갉아먹어요. 저는 지나치게 성실하지 마라, 자기본위적으로 살라고 말해요. 못된 만치 자기만 생각해라. 개인과 조직의 갈등이 있다면 개인의 욕망을 따라가라. 너없이도 조직은 굴러간다. 네가 마음대로 해도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그건 너의 걱정일 뿐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죠. 근데 이게 잘 안돼요. 훈련이 잘되어 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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