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미디어의 반대편에 자리한 소셜미디어는 어떠한가? 가장 큰 차이는 정보의 전달이 수평적이라는 점이다. 매스미디어가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그것에 대한 가치판단을 내려버리는 것과는 달리 소셜미디어는 다만 그것을 횡적으로 전달할 뿐이다. 여기에 대한 가치판단은 철저하게 개별 사용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정보의 전달력과 파급력은 방법만 다를 뿐 양자의 힘이 비등(?)하지만, 정보의 수용은 ‘강요’와 ‘선택’으로 확연히 다르다. 인터넷을 주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40대 미만 세대에게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보다 스스로 선택하게끔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획자를 수식하는 가장 관용적인 표현으로 ‘불가능을 가능케 한’, ‘불가능을 극복한’ 뭐 이런 말들이 있는데, 그러나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기획이 아니라 기적이다. 기획은 그저 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기획을 기적과 혼동해서 사용하거나 기적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들이 더러 있다. 더러 있지만 틀렸다. 기획이란 가장 가능한 것들을 골라내서 그것들이 아무 문제가 없도록 조율하고 배려해서 하나의 완성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다. 능력 있고 훌륭한 기획자란 못할 줄 알았던 것을해내는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가능할 법한 일을 문제없이 만들어 내는 지극히 현실적인 존재라는 말씀이다.
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사람들은 대게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그것을 다르다고 하지 않고 틀렸다고 한다.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기획자는 자신의 생각이 그저 다를 뿐이고 그것이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절대 불가능하다는 사람에게 끝없이 기적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결국 상상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한 관찰과 사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질을 찾아 헤매는 노력이 결국 상상력이라는 말씀이다. 없는 것을 찾아 헤매지 말고 있는 것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라는 사실을잊지 말자.
연출가란 무대로 향해 있는 관객의 뒤통수를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의 뒷모습은 때론 앞모습보다 더 많은 걸 말해주기 때문이다. 공연을 연출하다보면 구성이나 내용에 따라 관객들의 뒤통수가 달라지는 것을 알게 된다.(물론 이건 심리적인 것이다. 진짜로 뒤통수가 변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무대가 지루해질 무렵 흔들리는 고갯짓으로도 알 수 있고, 숙여지거나 젖혀지는 목과 머리의 각도로도 알 수 있다. 어떤 때는 얼굴의 표정보다 훨씬 정확하다.
사실 우리는 저마다 상대를 마주할 때 얼굴을(로) 속이는 방법 하나쯤은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얼굴 뒤 뒤통수를 속이지는 못한다. 누군가의 진심이 궁금하다면 그의 말을 듣지 말고 그의 행동을 보라고 했다. 뒤통수는 생각보다정직하다. 무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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