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살고 싶다. 좀 더 훌륭했으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나로 살고 싶다. 그런데 내가 나로 산다는 것은 그리 만만치 않다. 세상을 통해 내가 나를 바라보면 자꾸 낯설다.
책을 마무리하는 시점인데도 신기하게도 내가 했던 말과, 생각과, 공연과, 공간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놓고 보면 참 낯설게 보인다. 저 말이 내가 했던 말인가 싶은 게 있는가 하면, 저 공연을 내가 연출했나 싶은 것도 있다.
혹 당신도 그럴 때가 있지 않으신가? 분명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과, 일과, 생각이 어느 순간 아주 낯설게 느껴지는 것 말이다.
내가 나를 낯설게 느끼는 것은 아직 내가 온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와 ‘나‘ 사이에 뭔가 다른 것들이 막아서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적어도 여기에 실린 글들은 최소한 내가 나를 바라보는 정직한 시선이거나 아니면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읽어주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