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횡단 탐험을 떠났다가 온갖 고초를 겪은 끝에 대원 전원 생환이라는 신화를 이룩한 어니스트 섀클턴이 좋은 예다. 탐험 중 얼음이 얼어 그 사이에 갇힌 배가 부서질 지경에 이르자 섀클턴은 탐험의 목표를 ‘탐사‘에서 ‘생존‘으로 수정하고 전 대원을생환시키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배를 버리고 근처의 빙하 위에캠프를 친 날, 섀클턴은 일지에 이렇게 썼다. "인간은 이전의 목표가 사라지는 즉시 자신을 새로운 목표에 적응시켜 나가야 한다." 13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며 불평을 늘어놓거나 기존의 계획을고수하려 했다면 절대 그토록 뛰어난 융통성, 적응력, 회복력을 발휘하지 못했을것이다
어떤 행동을 연속해서 하는 것을 ‘스트리킹streaking‘이라고 한다(옷을 벗어 던지고 달리는 것도 스트리킹이라고 하는데, 이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성공행진‘이라고나 할까. 내가 이어가는 성공행진, 즉 의식적으로 매일 하려고 마음먹은 습관은 꽤 많다. 각각의 습관에는 내가 추구하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이상이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실천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습관은 오랫동안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습관을 통해 일상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삶의 방향을긍정적으로 바꾸고 또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나 역시 조깅의 성공행진을 이어가며 무척 흥미로운 일을겪었다. 예전에는 "오늘 조깅을 할까?"라고 생각하던 것이("에이, 오늘은 달릴 기분이 아냐"라고 결론지은 날이 너무 많았다), "오늘은 ‘몇시‘에 조깅을 할까?"로 바뀐 것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의사결정이다. 조깅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려면 불굴의 의지를 발휘해야 하지만, 몇 시에 달릴지 정하는 것은 가볍게 계획만 세워
탐험쓰기는 뇌에 내재된 센스메이킹 습관을 보다 의도적이고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어진좋지 못한 생각의 악순환은 머릿속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거기서 벗어나려면 도움이 필요하다. 탐험쓰기의 도구상자에 들어 있는 가장 근본적인 도구인 자유쓰기는 여기서 엄청난 위력을발휘한다.
미리 말해두지만 글을 쓰기 시작한 뒤 2분, 3분, 때로는 4분이 지날 때까지도 아무 효과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계속 써나가자. 녹슨 펌프를 오랜만에 작동시키기는 쉽지 않다. 처음에는 벌건 녹물만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계속 펌프질을 하면 갑자기 마법처럼 맑은 물이 뿜어져 나온다. 짧게는 몇 초에서 길게는 몇 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장담컨대 계속 쓰다 보면 머릿속의 녹이 모두 쓸려 나가고 맑고명료하며 반짝이는 물줄기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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