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부터 2015년까지, 웹사이트 한 페이지의 무게가 115배 증가했다"고 보고한다. 50 약간의 변주도 가능하다. 텍스트 하나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출력은 2~3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명령행‘을 점점 더 많이 소화하느라 컴퓨터들은 쉼 없이 고군분투해야 하며, 사용자들은 기기를 좀 더 나은 성능을 갖춘 것으로 교체하게 된다.
이러한 요인들은 왜 컴퓨터의 수명이 지난 30년 동안 11년에서 고작 4년으로 확 줄어들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논리적인 결과로,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는 호모데트리투스Homo detritus, 그러니까해마다 에펠탑 5000개의 무게에 맞먹는 전자폐기물을 생산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인류세의 낙인은 단순히 기후 온난화와 대양의 산성53화에서만 읽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동물계,식물계, 광물계의 쓰레기가 제멋대로 혼합된 이질적인 폐기물의 축적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네 단계를 거쳐서 처리해야 할 것이다. 회수할수 있는 것은 최대한 회수하라, 수선 가능한 것은 수선하라, 수선한 것은 다시 쓰라, 새로운 것으로 재생산하라.
가령 스마트폰 한 대를 팔 때, 기업은 확연하게구분되는 두 가지 권리를 양도하는데, 첫째, 판매하는 기기의 소유권, 둘째, 그 기기가 작동되도록 해주는 시스템(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이용허가권이다. 소비자는 돈 주고 구입한 물건의 주인이긴 하나, 그 기기내부에 깔린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소유권을 가진 게 아닌 사용 허가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문제의 프로그램에 대해서 소비자는소유권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 미국 기업 존디어는 이러한 논리에 따라 고객들에게 그들이 구입한 트랙터를 수리할 권리를 금지했다. 고객이 수리를 할 경우, 기업이 가진 프로그램 소유권에 저촉이 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2020년, 애플사는 지정 수리점에만 아이폰 12의 카메라 부품 교체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이러한 전략의 응용 버전을보여주었다. 5어떤 상품이 되었든 거기에 깔려 있는 프로그램은 "그러므로 판매자에게 누가, 언제, 얼마의 비용으로 수리를 맡기게 될지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주는 셈이며, 요즘 물건들은 수리 자체가 불가능할 경우가 비일비재하므로, 소비자는 할 수 없이 새 물건을 살 수밖에 없다"고 아이픽스잇iFixit(전자 제품 수리에 도움을 주는
독일과 미국에서 25년 전에 생겨난 이 운동은 ‘하나의 물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싶다면 당신 스스로 만들어보라!‘는 외침에 화답하기 위해 전 세계에 산재한 수천 개의 ‘파브랩Fablab‘5‘으로 확산. 이전되고 있다. 선구자적인 이 같은 공동체 공간에 최근엔 수천 개의 리페어 카페‘들이 가세하고 있다. 리페어 카페에서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원봉사자들에게 자기가 가진 전자 제품을 수리받을 수 있다.
이는 2009년, 마르티너포스트마의 주동으로 암스테르담에서 처음으로 생겨나 이제는 가히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우리는 마르티너 포스트마를 2020년에 만났다. 리페어 카페 덕분에 해마다 전 세계에서 350톤의 전자폐기물 발생이 억제되고 있다고 자랑하는 이 전직 기자는 "소비자들이 수리된 상품이 좋은 것임을 깨닫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커피메이커나 휴대폰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장담한다.
요스트 더 클라위버르는 보상 체제를 정착시킴으로써 새로운 모델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삼성 같은 기업이 스마트폰을 팔 때, 아프리카로부터 휴대폰을 재수입하는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안은 벌써 KPMG인터내셔널, ING은행, 액센츄어 같은 기업들과 네덜란드 행정 기관들(암스테르담시, 위트레흐트시, 흐로닝언시)로 확대되었는데, 이들은 직원들의 업무용으로 수천 대의 휴대폰을구입했다. 이러한 성과는 이들 기업들과 행정 기관들에게는 책임감 있는 주역이라는 명성을 가져다주고 요스트 더 클라위버르에게는 중고휴대폰 역수입 활동의 수익을 가져다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대대적으로 페어폰 상표의 전화기를 구입해야할 것이다. 페어폰은 2013년부터 최초로 이른바 ‘윤리적‘ 스마트폰을상용화했다. 네덜란드 국적의 페어폰은 암스테르담의 에이하번 항만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우리는 2020년 겨울에 그곳을 찾았다. 저마다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수십 명의 엔지니어들과 영업 사원들이 여유가느껴지는 분위기 속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무대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전화기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이라면, 그건 우선 기업이 전화기에 들어가는 금속이 ‘윤리적인‘ 방식으로채굴되도록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휴대폰을 최대한 오래 쓸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신경을 쓴다. "우리는 우리 전화기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기기를 적어도 7년에서 8년가량 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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