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 디지털 인프라를 둘러싼 국가, 기업, 환경문제 간의 지정학
기욤 피트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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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부터 2015년까지, 웹사이트 한 페이지의 무게가 115배 증가했다"고 보고한다. 50 약간의 변주도 가능하다. 텍스트 하나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출력은 2~3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명령행‘을 점점 더 많이 소화하느라 컴퓨터들은 쉼 없이 고군분투해야 하며, 사용자들은 기기를 좀 더 나은 성능을 갖춘 것으로 교체하게 된다.

이러한 요인들은 왜 컴퓨터의 수명이 지난 30년 동안 11년에서 고작 4년으로 확 줄어들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논리적인 결과로,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는 호모데트리투스Homo detritus, 그러니까해마다 에펠탑 5000개의 무게에 맞먹는 전자폐기물을 생산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인류세의 낙인은 단순히 기후 온난화와 대양의 산성53화에서만 읽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동물계,식물계, 광물계의 쓰레기가 제멋대로 혼합된 이질적인 폐기물의 축적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네 단계를 거쳐서 처리해야 할 것이다. 회수할수 있는 것은 최대한 회수하라, 수선 가능한 것은 수선하라, 수선한 것은 다시 쓰라, 새로운 것으로 재생산하라.

가령 스마트폰 한 대를 팔 때, 기업은 확연하게구분되는 두 가지 권리를 양도하는데, 첫째, 판매하는 기기의 소유권,
둘째, 그 기기가 작동되도록 해주는 시스템(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이용허가권이다. 소비자는 돈 주고 구입한 물건의 주인이긴 하나, 그 기기내부에 깔린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소유권을 가진 게 아닌 사용 허가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문제의 프로그램에 대해서 소비자는소유권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 미국 기업 존디어는 이러한 논리에 따라 고객들에게 그들이 구입한 트랙터를 수리할 권리를 금지했다. 고객이 수리를 할 경우, 기업이 가진 프로그램 소유권에 저촉이 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2020년, 애플사는 지정 수리점에만 아이폰 12의 카메라 부품 교체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이러한 전략의 응용 버전을보여주었다. 5어떤 상품이 되었든 거기에 깔려 있는 프로그램은 "그러므로 판매자에게 누가, 언제, 얼마의 비용으로 수리를 맡기게 될지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주는 셈이며, 요즘 물건들은 수리 자체가 불가능할 경우가 비일비재하므로, 소비자는 할 수 없이 새 물건을 살 수밖에 없다"고 아이픽스잇iFixit(전자 제품 수리에 도움을 주는

독일과 미국에서 25년 전에 생겨난 이 운동은 ‘하나의 물건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싶다면 당신 스스로 만들어보라!‘는 외침에 화답하기 위해 전 세계에 산재한 수천 개의 ‘파브랩Fablab‘5‘으로 확산. 이전되고 있다. 선구자적인 이 같은 공동체 공간에 최근엔 수천 개의 리페어 카페‘들이 가세하고 있다. 리페어 카페에서는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원봉사자들에게 자기가 가진 전자 제품을 수리받을 수 있다.

이는 2009년, 마르티너포스트마의 주동으로 암스테르담에서 처음으로 생겨나 이제는 가히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우리는 마르티너 포스트마를 2020년에 만났다. 리페어 카페 덕분에 해마다 전 세계에서 350톤의 전자폐기물 발생이 억제되고 있다고 자랑하는 이 전직 기자는 "소비자들이 수리된 상품이 좋은 것임을 깨닫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커피메이커나 휴대폰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장담한다.

요스트 더 클라위버르는 보상 체제를 정착시킴으로써 새로운 모델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삼성 같은 기업이 스마트폰을 팔 때, 아프리카로부터 휴대폰을 재수입하는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안은 벌써 KPMG인터내셔널, ING은행, 액센츄어 같은 기업들과 네덜란드 행정 기관들(암스테르담시, 위트레흐트시, 흐로닝언시)로 확대되었는데, 이들은 직원들의 업무용으로 수천 대의 휴대폰을구입했다. 이러한 성과는 이들 기업들과 행정 기관들에게는 책임감 있는 주역이라는 명성을 가져다주고 요스트 더 클라위버르에게는 중고휴대폰 역수입 활동의 수익을 가져다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대대적으로 페어폰 상표의 전화기를 구입해야할 것이다. 페어폰은 2013년부터 최초로 이른바 ‘윤리적‘ 스마트폰을상용화했다. 네덜란드 국적의 페어폰은 암스테르담의 에이하번 항만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우리는 2020년 겨울에 그곳을 찾았다. 저마다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수십 명의 엔지니어들과 영업 사원들이 여유가느껴지는 분위기 속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무대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전화기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이라면, 그건 우선 기업이 전화기에 들어가는 금속이 ‘윤리적인‘ 방식으로채굴되도록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휴대폰을 최대한 오래 쓸 수 있도록 기획 단계부터 신경을 쓴다. "우리는 우리 전화기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기기를 적어도 7년에서 8년가량 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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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 - 삶의 아름다운 의미를 찾아서
마틴 슐레스케 지음, 유영미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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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여기에서 두 요소가 환상적인 변증법으로 맞물린다.
바로 ‘친숙한 것과 뜻밖의 것‘이 그것이다. 이 둘이 합쳐져 조화로운 대립을 이룬다. 이 두 요소가 ‘조화‘로운 것은 대립적인 것이 합쳐져 하나의 전체가 되기 때문이다. 한쪽은 다른 한쪽 없이는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 대립적인 것 중 하나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익숙한 패턴 없이 뜻밖의 것만 있으면 ‘자의적이게‘ 된다. 반대로 뜻밖의 것이 없이 익숙한 것•뿐이면 ‘지루해진다‘. 대립의 조화가 깨질 때, 이 두 가지 나락이 열린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는 이런 원칙을 탁월하게 활용했다. 모차르트의 많은 모티브는 아주 자명하게 느껴져서, 전혀 알지 못하는 곡인데도 곧장 따라서 흥얼거릴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친숙하게 느껴진다 싶으면 곧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것이 바로 음악을 들을 때의 묘미다. 음악의 매력이다. 규칙적이고 정돈된 패턴과 예기치 않은 불확실한 것이 교대된다. 우리는 음악을들을 때 늘 짧은 시간 전에 속으로 ‘멜로디를 선취한다? 다음 순간 무슨 소리가 들릴지 기대하는 것이다. 기대가 충족될까 하는 긴장이 조성 된다. 말하자면 듣고 싶어. 귀가 간질간질 한 것이다.

아름답게 다가오는 모든 지각의 공통점은 이렇듯 기대와 기대충족 경험이 상호작용한다는 데 있다. 우리는 기대가 충족될 때친숙함을 느낀다. 충족감이 너무 드물게 경험되면 혼란스럽다. 음악에는 친숙한 것과 뜻밖의 것이라는 양면성이 공존한다. 익숙하기만 하면, 그 진행이 미학적인 관점에서 진부하고 자극이 없고평범하게 느껴진다. 이런 음악은 우리의 미학적인 감각에 거슬린다. 별로 요구받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익숙함이 너무 없으면 종잡을 수 없는 것에 무방비로 맡겨지는 느낌이 나서, 미학적인 감각이 당황한다. 듣기가 힘들어진다.

좋은 바이올린이어야만 친숙함과 낯섦, 친밀함과 저항의 상호작용이 유지된다. 그러므로 좋은 울림은 발타자르 노이만의 건축물과 같은 원칙에 근거한다. 익숙하고 친숙한 것뿐이면 영감이 없다. 이질적이고 낯선것뿐이면 소통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삶의 예술가가 될지 소비자가 될지 스스로 결정한다.
소비자는 아무것도 깨달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예술가는 어떤 법칙이 자신이 추구하고 원하는 것을 표현하도록 허락하고, 어떤 법칙이 그것을 금하는지 알아야 한다.

‘진부한‘ 관계에서는 오로지 자신의 평온만을 추구한다. 그러다보니 위기를 받아들이고 기회로 삼을 수가 없다. 그러나 아름다움이 무너지는 또 하나의 나락은 자의다. ‘제멋대로인‘ 관계는 전혀안정감이 없다. 이런 관계는 공명이 너무 강해서 현의 진동이 더이상 안정된 상태에 이를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첼리스트들은이런 악명 높은 음을 ‘늑대 소리‘라고 부른다. 늑대 소리는 현의 진동에서 과도한 에너지를 앗아간다. 그 원인은 몸체의 주된 공명에있다. 진동하는 현은 빼앗기는 에너지를 미처 추가로 공급하지 못해 떨리며 울부짖는 것 같은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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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이나 먹어야 자신에게 몰두하는 것,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 생명을 북돋울 만한 그 무엇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을 수 있을까? 오래된 덕을 배워야 한다. 바로 겸손이다. 겸손이란 우리가 각자 따로따로 있어서는 별 볼 일 없는 존재들임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 진리를 찾는답시고 스스로를 온실 안에 고립시킬 필요가 없다. 진리가 무엇이고, 진리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알기 위해, 우리는 형제자매와 스승과 부모 같은 사람들, 책과 이론과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이들과 함께 진리를 이야기할 수 있다. (풀베르트 슈테판스키)

어른이 된다는 것, 그리고 나이가 든다는 것은 스스로는 별로 가진 것 없음을, 우리 스스로에게서는 이렇다 하게 영혼의 양식이 될 만한 것을 별로 길어낼 수 없음을 자각하는 것이다. 자신에게서 길어낼 수있는 소망은 아주 작다. 스스로 낼 수 있는 용기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 가슴이 꾸는 꿈은 진부하다. 얼마 가지 못한다. 우리는 구해서 받는 사람들이다. 스스로를 먹이거나 위로하거나 용기를 불어넣을 수 없다

뿌리와 잎은 각자 힘을 얻는 수단이 다르다. 하나는 물을, 하나는 빛을 받아들인다. 그처럼 개개인은 하느님의 현존을 서로 다르게 경험한다. 자신의 삶에 어떤 것이 요구되는지를 서로 다르게지각하고, 서로 다른 모습으로 배려하고 섬긴다. 중요시하는 것이서로 다르며, 힘들고 부담되는 것이 서로 다르다.

같은 신앙 안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믿는 방식, 그들이좋아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뿌리와 잎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이것이 그들의 신비다.

"오소서 성령이여, 하느님의 뜻을 행하도록 나를 도우소서"라는 마음의 외침보다 성령을 더 강력하게 초청하고 끌어당기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런 기도를 하는 사람은 잎을 내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나무처럼 생명을 펼치게 될 것이다.

아내가 어려움을 토로할 때마다 일제 할머니는 따뜻하고 진심 어린 위로와 격려를 해주었다. 그녀는 말을 하다가 도중에 자연스럽게 기도로 옮겨가곤 했다. 하느님과 친밀하다 보니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 말이 축복기도로 옮겨가고, 기도가 다시금 지혜로운 말로 이어지는 듯했다. 한번은 병원에 병문안을 갔는데, 의사와 간호사 여러 명이, 뭐랄까 스스로를 잊은 듯한 해맑은 표정으로 일제 할머니의 침대 옆에 서 있었다. 의료적인 용건 때문이 아니라, 노쇠한 그녀에게서 뭔가 특별한 것이 느껴지는 듯했다. 일제 할머니는 하느님과 가까운, 우리 곁의 성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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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은 모의 현실을 만들어내는 당대의 가장 강력한 매체인 연극에 반대하고 문자의 광범위한 사용을 우려했으나 그의 철학적 대화는 그리스 비극과 함께 도서관과 개인 장서에서 살아남았다. 무엇보다도 솔론이 이집트 사제들과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이스 근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도 그의 저작을 소장했다." 그리스 희곡과 플라톤의 대화가 살아남은 데는 이집트 상형 문자보다 사용하기 쉬운 그리스 알파벳 덕분에 훨씬 높아진 식자율이 크게 작용했다. 이는 희곡과 철학적 대화가 널리 유통되었다는 뜻이다. (같은 이유로 이집트는 훨씬 더 쉬운 민중 문자를 개발했다.) 글을 널리 배포하는 것은 이집트 사원 같은 학문의 보루에 보관하여 철저하게 지키는 것만큼이나 효과적인 생존 메커니즘이었다.

문화가 살아남는 또 다른, 어쩌면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 있었으니 바로 모방이었다. 즉 새로운 세대가 문화적 관행을 지켜나가도록 영감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육과 같이 사람에서 사람으로전해지는 방법을 쓸 때에는 석판이나 알파벳에 의존하기보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것에 기대를 걸었다. 그래서 플라톤은 아테네 외곽 올리브 나무 숲에 철학 학교를 세웠다. 이곳은 아카데미아라는 이름으로 알려졌고, 이에 따라 아카데미아라는 단어는 다양한 철학 학파를 가리키는 용어가 되었다. 플라톤의 제자 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스승의 철학을 크게 바꾸었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대부분 교육을 중요시하고 새로운 세대에게 호소력을 갖는 것들이다. 이들의유산은 이집트 사제들처럼 문자와 사원을 신뢰하는 모든 사람에게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도서관과 사원은 파괴될 수 있고 문자 체계는 이집트 상형 문자가 그랬듯 잊힐 가능성이 있으니 문화의 저장에만 의지하지 말라는 것이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마저 화재로 불타서 수많은 그리스 문헌이 파괴되었고, 기독교 수도사들이 기독교 이전 시대의 문헌은 필사를 거부하는 바람에 또다시 수많은 작품이 사라졌다. 플라톤의 사상이 살아남은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그가 한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이 또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어 그의 철학이 널리 알려지고 공유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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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슬픔이 없는 이 땅의 사람들의 의사 결정에는 뭔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스스로 내린결정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미치는 위험이나 영향력을 고려하지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그곳 사람들은 과거의 경험에서 더나은 결정을 내리는 법도 배우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쁜 감정이 없는 유토피아는 서서히 디스토피아로 변해갑니다.
감정은 그게 좋은 것이든 아니든, 인간에게 필수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감정은 우리의 의사 결정과 추론을 뒷받침합니다. 감정은 외부에서 전해지는 감각적 데이터를 처리하고 의미를 부여합니다.
감정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입니다. 감정은 우리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뇌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감정은 우리가 살아가고 생존하는 데 다양한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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