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 삶의 아름다운 의미를 찾아서
마틴 슐레스케 지음, 유영미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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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여기에서 두 요소가 환상적인 변증법으로 맞물린다.
바로 ‘친숙한 것과 뜻밖의 것‘이 그것이다. 이 둘이 합쳐져 조화로운 대립을 이룬다. 이 두 요소가 ‘조화‘로운 것은 대립적인 것이 합쳐져 하나의 전체가 되기 때문이다. 한쪽은 다른 한쪽 없이는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된다. 대립적인 것 중 하나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익숙한 패턴 없이 뜻밖의 것만 있으면 ‘자의적이게‘ 된다. 반대로 뜻밖의 것이 없이 익숙한 것•뿐이면 ‘지루해진다‘. 대립의 조화가 깨질 때, 이 두 가지 나락이 열린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는 이런 원칙을 탁월하게 활용했다. 모차르트의 많은 모티브는 아주 자명하게 느껴져서, 전혀 알지 못하는 곡인데도 곧장 따라서 흥얼거릴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친숙하게 느껴진다 싶으면 곧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것이 바로 음악을 들을 때의 묘미다. 음악의 매력이다. 규칙적이고 정돈된 패턴과 예기치 않은 불확실한 것이 교대된다. 우리는 음악을들을 때 늘 짧은 시간 전에 속으로 ‘멜로디를 선취한다? 다음 순간 무슨 소리가 들릴지 기대하는 것이다. 기대가 충족될까 하는 긴장이 조성 된다. 말하자면 듣고 싶어. 귀가 간질간질 한 것이다.

아름답게 다가오는 모든 지각의 공통점은 이렇듯 기대와 기대충족 경험이 상호작용한다는 데 있다. 우리는 기대가 충족될 때친숙함을 느낀다. 충족감이 너무 드물게 경험되면 혼란스럽다. 음악에는 친숙한 것과 뜻밖의 것이라는 양면성이 공존한다. 익숙하기만 하면, 그 진행이 미학적인 관점에서 진부하고 자극이 없고평범하게 느껴진다. 이런 음악은 우리의 미학적인 감각에 거슬린다. 별로 요구받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익숙함이 너무 없으면 종잡을 수 없는 것에 무방비로 맡겨지는 느낌이 나서, 미학적인 감각이 당황한다. 듣기가 힘들어진다.

좋은 바이올린이어야만 친숙함과 낯섦, 친밀함과 저항의 상호작용이 유지된다. 그러므로 좋은 울림은 발타자르 노이만의 건축물과 같은 원칙에 근거한다. 익숙하고 친숙한 것뿐이면 영감이 없다. 이질적이고 낯선것뿐이면 소통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삶의 예술가가 될지 소비자가 될지 스스로 결정한다.
소비자는 아무것도 깨달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예술가는 어떤 법칙이 자신이 추구하고 원하는 것을 표현하도록 허락하고, 어떤 법칙이 그것을 금하는지 알아야 한다.

‘진부한‘ 관계에서는 오로지 자신의 평온만을 추구한다. 그러다보니 위기를 받아들이고 기회로 삼을 수가 없다. 그러나 아름다움이 무너지는 또 하나의 나락은 자의다. ‘제멋대로인‘ 관계는 전혀안정감이 없다. 이런 관계는 공명이 너무 강해서 현의 진동이 더이상 안정된 상태에 이를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첼리스트들은이런 악명 높은 음을 ‘늑대 소리‘라고 부른다. 늑대 소리는 현의 진동에서 과도한 에너지를 앗아간다. 그 원인은 몸체의 주된 공명에있다. 진동하는 현은 빼앗기는 에너지를 미처 추가로 공급하지 못해 떨리며 울부짖는 것 같은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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