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한 담론이 모여드는 공간, 사랑
그렇다면 우리의 담론 문화는 어디에서 형성되었을까?
유럽에 카페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사랑舍廊이 있었다. 사랑은 안주인이 있는 안채와 따로 떨어진 공간으로, 주로 바깥주인이 손님을 맞이하는장소로 쓰였다. 사랑에 모인 사람들은 시를 짓고, 담론을 벌이고, 술자리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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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랑은 유럽의 카페와 달리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은 아니었다. 주인과 개인적인 친분이나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사람들으 초대받기 어려웠다. 자연스럽게 주인의 신분에 따라서 누가 오는지,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는지가 결정되었다. 물론 주인이 직접 손님을 초대하는 형식이다 보니, 담론 주제도 대부분 주인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경우가 많았다.
유럽의 카페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주제로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며, 새로운시각으로 담론의 방향을 이끌어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에서는 주인이 사전에 예상한 방식의 대화만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고, 또한 여성은 철저하게 입장이 금지되었다.
결국 사랑에 모인 사람들은 대체로 사랑 주인을 에워싼 일족의 성격이 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