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도서관은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니었다. 인격을 갖춘 대상이었다. 따뜻하거나 시원한 실내 온도는 도서관의체온이었고, 서가에 꽂힌 수많은 책 속 좋은 문장은 도서관의 말이었다. 나는 더욱 자주, 더욱 간절한 마음이 되어도서관을 찾았다. 그럴 때마다 도서관은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나를 받아 주었다.
도서관은 내 감정을 문장으로 표현할 수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러기 전에 내 감정을 객관적으로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었다. 한 몸에서 ‘느끼는 사람’과 ‘쓰는사람‘을 구분하게 해 주었고 이미 그런 경험을 했던 다른 많은이의 글을 내게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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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책에 밑줄을 긋는 자는 하나의질문과 대면하게 된다. "왜 하필 그 문장에밑줄을 그었는가." 참으로 심플하고도당연한 질문이지만 막상 답을 하기는 쉽지않다. 그것은 ‘왜 살아가느냐 사랑하느냐에맞먹을 정도로 한없이 존재론적인질문이니까.
금정연, 『서서비행』(마티,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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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좋은 점은 바로 이거다. 운명의 책을 발견하기 위해 기를 쓰고 헤집지 않아도 우연한 만남이 언제든 기다리고 있다.
책방 주인, 서점 상품기획자MD, 출판사 마케터 같은 중개인 없이 내가 직접 만나는 나만의 책은 얼마나 애틋하고 특별한가.
게다가 서가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스트레칭을 하다 보면 어느새 통증도 완화되고 덩달아 울적했던 기분도 나아진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다리가 붓고 목과 허리가 아파도 달리 갈 곳이 없어서 서가 사이를 산책했는데, 이제는 아플 때 생각나는 곳이 도서관 서가가 되었다.

서가에 꽂힌 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발이 없으니 먼저 찾아가지 못할 뿐 책도 사람을 기다린다. 나에게 꼭 맞는 책을 만나고 싶고, 책을 통해 삶이 조금이라도 변화하기를 바라는 우리의 꿈이있듯 책도 그렇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이의 마음과 행동이 모여 결국 그 책이 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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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집 책장에 꽂힌 책들은그 사람만의 것이지만, 도서관에 있는책들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요시타케 신스케, 『있으려나 서점』(온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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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답을 찾는 데에 인터넷 검색은 시간을 절약해 줄 수도 있지만 언제나 그렇지는 않다. 정보의 출처가 제각각이라 누가 맞는지 알 수가 없다. 발췌된 문장이 원문과 동일한지, 오탈자가 없는지도 불확실하다. 정확성과 디테일을 무시한 채 적당히 만족하고넘어갔다가 어쩌면 평생 잘못된 사실을 진짜라고 믿으며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걸 누군가에게 아무렇지 않게 전파할지도 모른다. 여러분이라면 여기서 멈추겠는가, 도서관으로 향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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