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분신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밤하늘을 날면서, 그는 『인간의 대지』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사색을 했을 것이다.
평야에 드문드문 흩어진 불빛만 별처럼 깜박이던 어느 캄캄한 밤,아르헨티나로 처음 야간비행을 하던 때가 지금도 눈앞에 생생하다. 그 불빛 하나하나는 암흑의 드넓은 바다 속에도 기적처럼 깨어 있는 의식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불빛 속에서 누군가는 책을 읽고, 깊은 생각에 잠기고, 혹은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것이다. 또한 안드로메다 성운에 대한 계산에 골몰하거나, 사랑을 속삭이는 이들도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