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투병 생활을 가까이서 보고 느꼈던 것, 그리고최근까지 저를 굉장히 힘들게 했던 것, 그것은 우리 인간 삶의 조건에 대한 역겨움 같은 것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삶이란 것이 저렇게 나약하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나도 어느 순간 저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 ‘우연적‘이라는 사실, 과연 산다는 것은 무엇이고, 이런 나약한우리의 삶에서 과연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포기란 무엇입니까? 포기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하나는 하려고 하는 일이나 계획 등 모든 것을 완전히 그만두는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다가오는 알지 못하는 무언가에 대해 모든 신뢰를 두고 내맡기는 측면입니다
"이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너무도 빨리. 제겐 아직도해야 할 수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여리비이 제게 가져다주신 작고 큰 여러 행복들에 대해 감사드리니다. 특별히 미셸, 삶의 커다란 계획들을 나눌 수 있느 기회를 가졌던 나의 남편인 당신, 그리고 우리의 네 자녀들과가족들. 제게 작별 인사를 하러 올 때, 화려한 색의 옷들을 입고오시기 바랍니다. 특히 검은색 옷은 사양합니다. 슬픔에 슬픔을 더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 장례식에 오면서 가져온 온갖 꽃들을 서로에게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 꽃들로 당신들이 저에 대해 가진 추억들을 나누며 기뻐하시기를 바랍니다. 삶이여, 영원하라."
예수님께서는 제게 문제들을 해결하고 오라고 하시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의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받고 그 사랑 안으로 들어오라고 초대하셨습니다. 저는 그 사랑을 나누고 싶었고 그 사랑을 증언하고 싶었습니다. 바로 이 사랑만이 원조들이 겪고 범했던 그리고 우리 각자가 끊임없이겪는 유혹과 남을 지배하고 내 것으로 하려는 데서 오는 죄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사랑만이 태초부터 인간이 몸담고 살게 되는 근본적인 죄의상황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지 말입니다.
어두움과 싸우지 마십시오. 폭력과 두려움, 증오와 미움, 시기와 질투와 다투지 마십시오. 싸우면 싸울수록 더욱 힘을불어넣는 것이며, 언젠가는 지쳐서 쓰러지게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그대로 내버려 두십시오. 우리가 마음으로 매여있지 않으면 어느 순간 그 모두는 힘을 잃고 사라질 것들입니다.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거룩한 잔치 안으로 들어가려노력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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