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대다수의 하버드대 학생들은 지적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집단 상담을 이끌어가는 방법에 대해 실기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그룹을 만들어서 실제 상황처럼 상담을 이끌었고,
마지막에는 서로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만 주었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혹시나 자신의 감정이 상할까봐 좋은 이야기만 하는 거라면 오히려 자기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과 같다는 거예요. 굉장히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학생들도 그 말에 공감했어요. 이 일은 시간이많이 흘렀음에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저 또한 교수로서 성장할 수있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강의 시간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학생들은 자기가 틀릴까봐,그리고 그것을 지적당할까봐 전전긍긍합니다. 누가 자신의 실수나 잘못, 부족한 점을 지적하면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속상해해요. 다르게생각하면 실수와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인데, 그보다 먼저 자존심이 상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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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로서 RM이 가진 최고의 장점을 꼽으라면, 다양성과 관용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래퍼이지만 힙합이라는 장르의우월주의자라기보다 뮤지션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테크닉그 자체보다는 늘 내러티브와 메시지에 두루 신경을 쓴다. 자전적인 에세이의 느낌을 가진 목소리는 그런 의미에서 가장RM다운 곡이며 동시에 앞으로 그의 뮤지션으로서의 행보를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곡이기도 하다.
다시 서두에 언급한 ‘증명‘이라는 키워드로 돌아가자, 너무도명료하게, 그는 자신이 아이돌이라는 이유만으로 평가절하될수 없는 MC의 자격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하고자 노력한다. 그것도 다양한 스타일과 테크닉을 앞세워서 말이다. 다소 강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에게는 필연적인 수순이었을 것이리라. 그럼에도 RM은 여전히 아이돌이며 여전히 시스템 속의 뮤지션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힙합 아이돌은 힙합이 대중화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필연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다. 이를 가리켜 ‘힙합의 변질‘을 논하거나 ‘힙합의 죽음‘을논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입장은 아니다. 새로운것은 늘 처음에는 가짜라고 손가락질받고 저항에 부딪히게마련이니까. 힙합 아이돌은 힙합이 맞닥뜨려야 할 미래 중하나였다고 생각한다. 힙합 아이돌이 더 진화된 형태라고말할 생각은 없지만, 힙합이 포용해야 할 미래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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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을 언제 어디서 읽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나에게는 그게 "물을 언제 어디서 마시느냐"는 질문처럼 들린다. 그냥 아무 데서나 수시로 읽는다. 팟캐스트 출연을 기다.
리며 스튜디오에서 읽기도 하고, 마산으로 내려가는 무궁화호 열차에서 읽기도 하고, 장례식장에서 문상객을 맞는 틈틈이 읽기도 한다. 물을 안 마시면 목이 마르고 책을 안 읽으면마음이 허하다. 그리고 책 정도면 포터블한 물건 아닌가?

‘좋은 삶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와 같은 주제를 놓고 대낮에 맨정신으로 지인과 토론할 일은 거의 없다. 직장 동료와 점심을 먹다가런 질문을 던지면 "뭐 잘못 먹었어?" 라는 대꾸를 듣기 십상이다. 또는걱정 어린 시선과 함께 "요즘 안 좋은 일 있는 거 아니지?" 하는 말을듣게 될 수도 있고, [……] 독서 토론을 하는 자리에서라면, 누구나 쑥스러워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삶에 대해, 인생의 가치와 행복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아니, 말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누군가 경청해주는 것은 대단히 감동적인 경험이고,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점점 말이 많아진다. 생산적인 대화가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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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나는 냅의 글을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하라면 ‘중독‘이 그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명랑한 은둔자》를 옮기고 나니 그 생각이 바뀌었다. 냅의 글은 늘 변화에 관한 이야기였다. 과거의 악습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고 애쓴 이야기, 느닷없이 닥친 상실이나 깨달음을수용하려고 애쓴 이야기였다. 단순히 중독을 극복한 성공담이 아니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제나 조금은 달라질 수 있고, 달라지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점점 더 편안한 (더 자유롭고, 더 즐겁고, 더 자신다운)자신이 될 수 있다고 증언하는 글이었다.(물론, 냅이 중독에 대해서 누구보다 예리하게 쓴 작가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는 《드링킹》을 읽고술을 끊은 뒤에 여성이 쓴 술 이야기를 술 없이 읽는 취미를 들였는데, 내가읽은 한 거의 모든 책들에 "이 분야에 관해서는 이미 캐럴라인 냅이 쓴 《드링킹》이라는 걸작이 있지만 하는 말이 나왔다.)

우리는 고립을 지리와 상황의 결과로 여기곤 한다. 혼자가 된 과부,남편은 죽고 아이들은 다 자란 여자, 그는 고립된 사람이다.
늙고 쇠약한 사람, 아예 물리적으로 바깥세상에 나갈 수 없는 사람, 그들은 고립된 사람이다. 하지만 고립은 또한 마음의 상태일수 있고, 실제로 종종 그렇다. 칩거해야 한다는 생각이 선택을 결정짓는 상태인 것이다. 마치 당신이 심연으로 추락하는 것처럼, 나는 고립으로 추락한다. 어둡고 비자발적인 추락은 가속이 붙어, 내가 저지하기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나는 혼자 있기를 선택하고 그 선택을 연속 열 번이나 열다섯 번이나 스무번쯤 하고나면 더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글쎄,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내가 누리는 이런 수준의고독이 즐거운 것은 사실이다. 사치와 안도감이 있다는 것도, 엄청난 자유가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친구가 잠시 벗어난시간과 혼자 있는 시간을, 쉴 시간과 빈 시간을, 고독과 고립을 헷갈리고 있다는 것도 안다. 마치 내가 일하지 않는 동안은 만면에미소를 띠고 집 안을 어슬렁거리며, 빵을 굽고, 끝도 없이 거품 목욕을 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친구는 이 시간에서 끝없는 평온과 고요만을 보았다. 나로 말하면, 이 시간에서 그보다 좀 더 걱정스러운 것, 그보다 분명 더 어려운 것을 본다. 내가 이렇게 많은 시간을혼자 보내는 것은 그 시간을 늘 혹은 틀림없이 즐기기 때문이 아니다. 내게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기 때문이다.

고립은 고립되고 싶은 충동은 두려움과 자기 보호에 관련된 일이다. 고립은 고치를 만드는 것, 매혹적으로 편한 나머지 벗어나기가 어려워지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고
립은 고독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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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과 K팝
서병기 지음 / 성안당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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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영감은 어느 곳에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저절로 영감이 되어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뉴스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고, 영화나 만화, 심지어는 사람들과의 대화까지도 음악을 만드는 데 도움이된다. 그러기 위해 매일 작업실에 나와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꾸준히 작업한다. 좋은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한 곳에 고이지 않고 늘 부지런히 살려고 노력한다.

필자는 아미는 아니었지만 약간은 진지하게 표현하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진정성을 느꼈다. "여러분은 하늘이고 우린 그 하늘을 날고 있는 것 같다", "여러분의 편지를읽을 때마다 ‘이 사람은 이런 인생을 살고 있구나, ‘이런 힘든 점이 있구나‘라는 걸 알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우리 날개 달고 봄날로 가자." 이런 것들이 방탄소년단의 소통력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는 구체적인 꿈 자체가 없습니다. 꿈은 없지만 불만은 엄청많은 사람입니다. 불만과 분노는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전 태생적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못합니다. [위대한 탄생] 멘토를 할 때도 참가자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 분노를 폭발시켰습니다. 최고가 아닌 차선을택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했고, 더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데 여러 상황을 핑계로 적당한 선에서 끝내려는 관습과 관행에 화를 냈습니다. 음악 산업은 불공정과 불합리가 팽배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분노하게 되고 이런 문제들과 싸워왔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음악 산업이처한 수많은 문제들을 개선하는 데 매진할 것입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은 아시아 밴드 혹은 K팝 밴드의 태생적 한계라고 여겨지는 벽을 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겁니다."

방탄소년단과 켄드릭 라마의 스토리텔링 사례는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잘 드러내려면 내면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잘보여준다. 한마디로 ‘나와 만나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과 대화하다 보면 해결책까지는 아니더라도 느낌, 감정, 자신의 처방 등을생각나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좋다. 그것이 공감력을높이는 길이다. 이를 위해 평소 자신의 감정과 기분, 상태를 형용사나 명사로 간단하게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방시혁 대표는 멤버들에게 비트와 가사를 써오게 하는 등 멤버들이 직접 음악을 만드는 자율성을 인정해주는 스타일이다.
멤버들에게 수시로 "요즘 너네들 이야기는 뭐지? 너희들 이야기없어?"라고 질문한다. 특히 멤버들이 마음대로 시도해볼 수 있는 비정규 음원, 믹스테이프를 많이 내게 했다. 트랙 리스트 등을 직접 정하는 경험을 통해 멤버 각자가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거칠고 솔직하면서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도 존중하는 등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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