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기도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가족들이 할 일이고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또 동창신부들에게 남긴 유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병고의 고통을 통해서도 얻는 축복도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밤에 잠이 안 와서 생각하는 것은 하느님과 동창들에 대한생각입니다. 살면서 그토록 그리웠던 것이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동기들, 그동안 소홀해서 미안하고, 부족한 나에게 최고의 사랑을 다해주어 고맙습니다. 하늘에서도 그 사랑 잊지 않을것입니다. 기도해주세요.

10년 전 고인이 된 전신부의 유품을 정리하다 제가슬쩍 가져온 책이 한 권 있습니다. 장 지오노의 단편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입니다. 그 책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한 사람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떤 보상도 바라지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남들에게는 그렇게 잘해주었는데, 동기 신부들에게는 별로 그렇지 못했습니다. 아마 친형제들에게도 그러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들 모두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 생각했나 봅니다. 자기 것은 끊어버리고 다른 이들에게 잘해주는 자신과 똑같은 줄 알았나 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서운할 때도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떠나실 때가 가까워지자 제자들을 더욱더 극진히사랑해주셨다고 하는데, 전 신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병문안 가서 병실에서 자고 가겠다고 해도 코를 곤다며 쫓아버렸습니다.

한 번 양로원에 들어오신 할머니들은 가족이 되어 오래도록 인연을 이어갑니다. 자발적으로 기도하고 서로 사랑하면서 살고있습니다. 이제 할머니들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겪은 과거의 슬픈 삶에 얽매이기보다, 사랑이신 하느님을 알고 남은 삶을 잘 정리하며 날마다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누이요 어머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혈육의 끈을 넘어 모두신앙의 한 형제자매로 살아가는 양로원의 후원자들과 할머니들이 바로 예수님의 말씀대로 사는 분들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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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가 할 일을 3가지 동사로 이야기한 데는 의도가 있습니다. 이제까지 기독교는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대부분 명사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영생‘이 가장중요하고,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면서 기독교의 상징적 키워드를 제시해 왔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인간 가운데 우리의 일상 현실 속으로 성육신하시고 그로써 역사의 일부가 되셨습니다. 한마디로예수님의 생애는 대단히 역동적인 사건(event)이었다는 것이지요. 이런 예수님의 존재와 가르침을 압축적인 명사로규정하게 되면 도덕적 덕목으로 축소되기 쉽습니다. 이를동사로 받아들여서 모든 생명체에 적용 가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역동성을 얻어야 합니다. 초월자이신 하나님이 인간과 같아지시기 위해 먹고, 듣고, 걷는 행위로 뛰어드셨는데, 인간이 이를 다시 추상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인간 가운데 우리의 일상 현실 속으로 성육신하시고 그로써 역사의 일부가 되셨습니다. 한마디로예수님의 생애는 대단히 역동적인 사건(event)이었다는 것이지요. 이런 예수님의 존재와 가르침을 압축적인 명사로규정하게 되면 도덕적 덕목으로 축소되기 쉽습니다. 이를동사로 받아들여서 모든 생명체에 적용 가능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역동성을 얻어야 합니다. 초월자이신 하나님이 인간과 같아지시기 위해 먹고, 듣고, 걷는 행위로 뛰어드셨는데, 인간이 이를 다시 추상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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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은 바구니에 담긴 귤을 가리키며 공짜니까 가져가라고 했다. 귤들은 푸릇했고 점무늬가 있기도했지만 싱싱해 보였다. ‘비닐봉지 제공 불가. 손에쥘 수 있는 만큼만 욕심내기‘라고 안내문이 쓰여 있었다. 나는 누가 비닐봉지까지 달라고 하냐고 사장에게 물었다. 아주 양심이 불량하네, 하고, 맞장구를 칠 줄 알았는데 사장은 주방 쪽을 향해 "패마농주문허카 말카?" 하더니 "네네" 하고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사람들이 있고 그런 게 사람이죠."
- 김금희, <복자에게》 중에서

쉬운 미움 대신 어려운 사랑을 배우고 싶다.
사랑이 가장 쉬운 일이 될 때까지.
"그런 게 사랑이지." 말하게될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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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해야 한다‘고 여기는 일들에 쫓기느라, 내가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살 수 있는 사람인지 너무 오래잊고 지낸 건 아닐까.
이 세상에서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그건 다른무엇이 아니라 한 번뿐인 이 삶을 조금 더 기쁘게 사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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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별이란 단어 사이에도 그렇게 걸어야만 하는 험난한 광야가 있습니다. 그래서 삶의 자리에서 이 두 단어를 연결하는 일은 마치 길 없는 광야를 헤매는 일과 같았습니다. 바른길을 찾았다기보다 그른 길에서 얻는 깨달음이 더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상처가 별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문장은 저희에겐 간절한 꿈이면서도 여전히 난감한 화두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화두를 풀어내보려고 탈출기를 세세히 읽었습니다. 저는 길을 찾고 싶었습니다.

신앙의 깊이란삶의 깊이일 수밖에 없고 삶의 깊이란 결국 질문의 깊이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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