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예쁜 청개구리는 발가락이 동그랗대요

발가락 동그란 청개구리 - 화가의 생태 이야기
이주용 지음 / 보림큐비 / 2007년 8월

방학 때 친정집에 갔을 때의 일이다. 아들 녀석이 호들갑스럽게 달려와서 나의 손목을 끌었다. "엄마, 저기 황소개구리가 있어요." 엥, 얼결에 같이 뛰어가던 나는 그만 발길을 멈추고 말았다. 너무 커서 징그럽다는 생각 먼저 드는 황소개구리를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들은 황소개구리가 얼마나 큰지, 무늬는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하느라 엄마의 속마음 같은 건 관심도 없었다. 결국 난 황소개구리 앞에 가서는 "그래, 알았어." 건성으로 대답하며 얼굴을 돌렸다.

개구리의 종류에는 참개구리, 옴개구리, 황소개구리, 무당개구리, 산개구리, 금개구리, 두꺼비, 청개구리 등이 있다. 사실 이런 개구리를 보면 다 징그럽다는 생각이 드는데 딱 하나 청개구리만은 그렇지 않다. 너무 귀엽고 예뻐서 저절로 손이 간다. 어린 시절 나도 손바닥에 올려 놓고 같이 놀았던 기억이 난다. 일단은 크기가 작고 피부색이 징그럽지 않아서 좋다.

잘 모르고 있던 청개구리의 생태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청개구리는 알부터 참개구리보다 좀 작다.청개구리는 모기처럼 작은 것들을 먹고, 위험이 닥치면 풀숲에 숨는다. 하지만 청개구리도 내세울 것이 하나 있다. 동그랗고 뭉툭뭉툭하고 빨판이 달려 있는 발가락 덕분에 풀잎에 달라붙어 흔들거릴 수 있다.

청개구리는 풀 속에선 풀빛으로, 바위 틈에선 회색빛으로 몸색깔을 바꿀 수도 있다. 비 오는 날 가장 큰 울음 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청개구리다. 친구 개구리들이 물속이나 땅속으로 겨울잠을 자러 갈 때도 청개구리는 수북이 쌓인 낙엽 아래서 봄을 기다린다.

이 책은 세밀화를 그리는 이주용 화가가 유아들을 위해 그리고 쓴 생태 그림책 중 하나다. 문장이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듯 친근한 구어체로 되어 있고, 금방이라도 살아서 움직일 것 같은 개구리 그림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