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내가 추천한 줌파 라히리에 너무 힘들어 하신 철님에게 작품 추천권을 드렸다. 근데 이번엔 내가 나가 떨어짐...ㅋㅋㅋㅋ 독서모임을 하면서 남녀가 받아들이는게 다르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하게 되는데, 이번 작품도 그게 좀 도드라지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이번에 읽은 작품 <철도원 삼대>는 나를 슬럼프의 나락으로 빠뜨렸으니... 그 이야기는 이렇다. 나는 보통 한 번에 책을 3~4권씩 읽는데 그 중 한 권이 <철도원 삼대>였다. 독서 모임 열흘 전부터 이 책만 읽어도 완독을 할까말까 싶었는데, 이 책이 썩 당기지 않았다는 거다. <나는 고백한다> 1권이 끝나고 2권으로 들어가는데 <철.삼>에 발목이 잡힌 느낌이라 다른 책은 못읽겠고, 그렇다고 이 책은 읽기 싫고, 주말엔 산에 다녀오고, 약 잘못 먹고 그러다보니 영영 아무 책도 못읽고(만화책 제외. 이건 다음 페이퍼에서 작성 예정), 반만 읽은 채로 독서모임에 참여했다. 하하!!

산업노동자가 주인공이면서 일제시대부터 현대까지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뤘다는 점에서는 매우 높은 평가를 얻을 수 있겠지만, 난 왜 이 시점에 굳이 이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무엇보다 인물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사회운동, 노동운동 등은 수기 등 실제의 이야기는 굉장히 감동을 받는데 반해 소설로서는 그닥 매력을 못 느꼈다. 문학 작품이라기 보다는 약간 그런 거 설명해 주는게 더 우선인 거 같은 느낌? 그래서 좀 읽기가 힘들었던 듯 하다. 근데 황석영샘이 워낙 글을 잘 쓰시니 읽히긴 정말 잘 읽힌다. 만날 번역서만 읽다가 읽으니 진짜 글씨가 눈에 쓸려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그래서 고백하자면 이 책은 반만 읽었다. 그리고 더 읽지 않을 거다. 이제 훌훌 털고 다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어야겠다.

아, 읽다 만 책 하나 더!
이 책은 동친분이 너무 좋았다고 하셔서 빌렸는데, 나에겐 그닥 와닿진 않는다. 무의식을 우리는 보통 부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는 무의식을 무한한 잠재력 정도로 봐서 너무 좋으셨다고.. 나는 잘 모르겠다. 원래도 무의식을 그닥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나보다. 암튼 타인을 관찰 잘 하고 싶은데, 세상 부족한게 관찰력;;;;;;;

행복한 금욜 밤이다.(뜬금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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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10 23:2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앗 이게 그 유명한 툐툐님 읽다만 책 리스트군요 😆

붕붕툐툐 2021-09-11 23:1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읽다 내던진 책 리스트입니다~ㅎㅎㅎㅎ
나이 들었는지 읽기 싫은 책은 진짜 못 읽겠어요~ㅎㅎㅎ

페넬로페 2021-09-10 23: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읽기 어렵군요~~
제목은 들어봤는데 내용은 전혀 모르는 착이거든요**

붕붕툐툐 2021-09-11 23:15   좋아요 1 | URL
음~ 어렵지는 않아요!! 잘 읽혀요~ 재미 없는 것도 아닌데.. 그냥 이 시점의 저와 잘 안 맞았던 거 같아요!ㅎㅎ

청아 2021-09-10 23: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읽으려던 작품인데요
자신에게 안맞는 책은 미련없이 던지는게 맞지요 잘하셨어요ㅎㅎ👍제 속이 다 후련! 꺼억~♡ 어머나🤭

붕붕툐툐 2021-09-11 23:17   좋아요 2 | URL
악!!! 미미님!!! 댓글 너무 귀여운 거 아닙니까? 아, 전 정말 미미님의 재치를 사랑합니다!ㅎㅎㅎ 나이탓인 거 같아요. 읽기 싫은 거 억지로는 못 읽겠어요~ㅎ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9-11 00: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고 있는 책이 100권이 넘는 걸로 떠 있더라구요. ㅡㅡ 툐툐님처럼 미련없이 던져야 하는데. 언젠가 언젠가 이러고 있다는 ㅡㅡ

붕붕툐툐 2021-09-11 23:18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저는 그런것도 다 읽은책 처리 해버리는 꼼수를 쓰고 있습니다. 뭐 굳이 얘기하자면 읽은 건 읽은 거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행책님 정리하시면 읽은 책 100권 되시겠군요!! 와우!!!

scott 2021-09-11 00: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철삼 여러모로 아쉽고 마무리도 후다닥,툐툐님 산행 먹방 만화 후딱 읽고 다시 나는 고백한다로 돌아 오삼 333

붕붕툐툐 2021-09-11 23:19   좋아요 3 | URL
넵~ 나는 고백한다는 사랑이죠~ 아껴 읽고 싶어욤~ㅎㅎ

Falstaff 2021-09-11 08: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에잇, 솔직히 말해버리겠습니다.
한 시절 우리나라 소설의 영웅 황석영, 그의 마지막 작품은 <오래된 정원>이라고 봅니다. 이후 작품은 제겐 절망이더군요. 저는 <바리데기>를 읽은 직후, 소설가로의 황석영을 장사지냈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가는 것 같아요. 황석영을 능가하는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기다릴 뿐입니다.

그레이스 2021-09-11 10:33   좋아요 4 | URL
저도...
<손님>읽고 소름돋았고, <오래된 정원>읽고 눈물을 흘렸는데,,, 그 이후 작품은 ,,,ㅠ
서슬이 사라지고 자루만 남았다고 해야할까요?

그레이스 2021-09-11 11:07   좋아요 3 | URL
<장길산> <삼포 가는길>도 있었네요
장길산은 막내 출산하러 병원들어가서도 읽던 책! ㅋ
막 진통하면서 읽는거 상상하시면 안됩니다.
수술이어서 전날까지 읽을수 있었거든요~^^

Falstaff 2021-09-11 11:02   좋아요 4 | URL
저도 스무살 때부터 황석영 팬이었습지요. 그래 데뷔작 <입석부근>부터 거의 빠지지 않고 다 읽은 거 같습니다.
제일 웃긴 거는, 한국현대문학전집 황석영 편에 장편소설 <어둠의 자식들>이 실려 있습니다. 근데 그건 황석영이 썼다고 구라를 친 것으로, 이동철이란 장애인 국회의원이 무명시절에 쓴 거였습니다. 나중에 작가 이름을 바꾸긴 했지만 한동안 황석영 이름으로 팔아먹은 건 사실입니다.
황석영, 하면 중편 <객지>가 가장 먼저 생각나고, 이어서 <무기의 그늘>, <장길산>, <삼포가는 길>, <오래된 정원>입니다.
더 문학에만 힘을 쏟았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운 생각도 들고요. 인생이 다 그렇긴 하지만요. ^^

그레이스 2021-09-11 11:06   좋아요 2 | URL
저도 많이 잊었나보네요
<객지>
<무기의그늘>도 읽었는데 이건 그닥 임팩트가 없었고 단지 베트남 참전과 전투식량에 대한 지식을 얻었던...^^

붕붕툐툐 2021-09-11 23:24   좋아요 2 | URL
황석영님은 황구라라는 별명으로 불리시더라구요~ 그래도 꾸준히 쓰시는게 대단은 하신데.. 저도 초기작이 훠얼씬 훠얼씬 좋은 거 같아요! 폴스타프님의 특 치면 나오는 작품평 너무 좋아요~ 읽다만 책으로 쓰길 잘했어요~^^

그레이스님, 저도 <장길산> 꼭 읽고 싶은 책 중 하나예요. 코로나 아니었음 장편독서모임에서 장길산을 읽었을 거예요. 줌으로 바뀌면서 연속되는 건 읽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거든요~ㅠㅠ
근데 출산 전까지 책 읽는 거 넘 우아하십니다. 막내도 책을 좋아할 듯!!^^

유부만두 2021-09-12 13:09   좋아요 1 | URL
전 이상하게 황석영은 <개밥바라기별> 부터 읽었어요. 데뷔작은 훨씬 나중에 읽었고요. 그래도 최고작은 <입석부근>같아요.

mini74 2021-09-11 1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만 읽은 책 풀어놓음 많을걸요. ㅎㅎ찔리는 일인입니다. 툐툐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붕붕툐툐 2021-09-11 23:25   좋아요 1 | URL
찔리긴요~ 그냥 지금의 나와 연이 아니다 하며 던져버리면 되죠. 그거슨 독자의 권리라고 생각해서 쉽게 던지고 있습니다!ㅎㅎ
미니님도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용!!😊

초딩 2021-09-11 10: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장편은 정말 힘든데 이상하게 읽고느면 그 두께의 곱절로 여운이 남고 뼈에 각인되는 것 같아요.
근데 뼈를 깍는 고통이 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9-11 23:2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맞아요~
전 이제 읽기 싫은 건 못 읽겠어요. 읽고 싶은 책만 읽어도 다 못 읽고 갈 거 같은데~ㅎㅎㅎㅎㅎㅎ
이러다 독서모임도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에요~ㅎㅎㅎㅎ
초딩님은 워낙 다방면으로 생각하시고 꼭꼭 씹어 읽으셔서 그런거 같아요. 저는 장편이건 단편이건 다 날림으로 읽어가지고..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