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웰즈의 죄 판타스틱 픽션 골드 Gold 5
토머스 H. 쿡, 한정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헌정사에서 나는 줄리언이 지은 죄의 유일한 목격자로 지목 되었지만, 그가 지은 죄를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사실 죄가 될 만한 일을 목격한 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발견하지 못한 죄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줄리언도 자신의 죄를 잊고 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실패한 것은 아닐까?

 

-P.71-

 

1.

 

  '인생이란 결국 사투르누스의 기습이다.' 책을 덮은 후에도 계속해서 마음속에 남아있는 구절이였습니다. '사투르누스(Saturn)'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크로노스와 동일인물로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농경의 신 입니다. 아버지인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왕의 자리를 차지한 그는 '자식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을 것'이라는 저주를 받게되고, 그것이 실현될까봐 두려워서 자신의 자식들을 차례로 잡아먹습니다. 사투르누스의 기습이란 이처럼 갑작스럽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은 우리를 비극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책의 주인공 줄리언 웰즈 역시 이렇듯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죄를 짓고마는 인물입니다. 그의 자살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친구 필립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그가 남긴 유서를 흔적삼아 자살한 이유를 찾아나가는 필립. 이야기의 끝 필립이 마주한 진실은 참혹합니다. 젊은 날 전도유망한 인물이였던 줄리언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나섰던 이유는 어쩌면 그들의 범죄에서 최소한의 인간성을 찾기 위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줄리언이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처럼 혼자 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돌이켜 보건데, 줄리언이 본 것을 보고, 그가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가 갔던 곳에 가보고, 그가 자신이 연구했던 악독한 범죄자들이 되어 보려고 했던 것처럼 나도 그가 되어볼 필요가 있다고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그런 길을 따라가는 것은 타인의 신경 회로의 급류를 건드리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러나 나는 줄리언의 마음속으로 조금씩 더 깊이 빠져드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P.143-

 

2.

 

 젊은 시절 필립과, 줄리언은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났었습니다. 좌파와 우파라는 이념적 갈등하에 수많은 사람들이 스파이로 몰리고 처참한 고문과, 실종, 살인이 공공연하게 발생하던 국가 아르헨티나. 그리고 그 잔혹한 시대 속에서 정의로운 청년 줄리언은 '마리솔'이라는 아르헨티나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아름답고 총명했던 그녀는 필립과, 줄리언의 가이드가 되어줍니다. 고아였지만 타고난 총명함으로 대통령궁의 통역담당으로 일했던 그녀. 정치적인 성향은 찾아볼 수 없었던 그녀가 어느날 실종됩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람이 납치되는 곳에서 마리솔의 실종은 두 사람에게 큰 충격으로 남습니다.

 

 줄리언의 죽음 이후 필립은 그가 남긴 마지막 흔적을 쫓아가며 죽음의 이유를 찾아나섭니다. 그리고 그 이유의 한 가운데엔 '마리솔'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녀가 스파이였을지도 모른다는 추측. 그리고 줄리언이 그녀의 연기에 속아 넘어가 스파이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 하나 둘 풀려가는 듯 보이는 이야기는 또 다른 증인을 만나며 반전됩니다. 과연 마리솔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줄리언 웰즈를 죽음으로 몰고간 그의 죄에 그 정답이 있었습니다.

 


 

 

 

미스터리의 다양한 요소들이 퍼즐 조각들처럼 모여서 이리저리 다시 놓이다 보면 각각의 조각이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전체 그림이 드러나는 순간이 꼭 있기 마련이다. 나는 이제 내 이야기의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서 최종적인 그림이 드러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림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대신 충성심과 정체성이 자꾸만 바뀌는 훨씬 더 어두운 세계, 젊고 순진했던 줄리언이 속수무책으로 빠져들었을 그 암흑의 세계와 대면하게 되었다.

 

-P.240-

 

3.

 

 스릴러 소설에 대한 고정관념 탓인지 읽는 내내 새로웠습니다. 마초 느낌의 형사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상황을 묘사하는 듯한 짧은 문장 대신 세밀하고 유려한 감정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요. 찾아보니 토머스 H. 쿡이라는 작가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스릴러라는 장르물을 쓰지만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요 네스뵈나,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 때문일까요. 그 결말에 있어서도 여운이 남는 듯한 느낌이 아릿하게 자리잡았습니다. 감성적인 스릴러. 새로운 느낌의 스릴러를 읽어보고 싶은 분에게 강력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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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소 옆 맛집 - 볼거리 먹을거리 콕 집어 떠나는
유은영.민혜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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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행을 업으로 상은 후,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디에 가면 좋을까'와 '어느 집이 맛있나'이다. 언제부턴가 맛집이 여행의 중요한 이슈가 되면서 식도락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이 여행지를 고르는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한 번 가봤던 명소를 다시 찾는 이유도 그곳의 맛있는 추억을 잊을 수 없어서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책은 여행을 떠나기 전,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을까'라는 행복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P.4-

 

1.

 

 여행에서 먹거리는 빠질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특히 지역에서 나는 제철 재료들로 만든 음식은 그것 만으로도 여행을 계획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정작 여행을 하면서 맛있는 먹거리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여행지 근처의 음식점은 상권을 장악한 프랜차이져 음식점들이거든요. 프랜차이져 음식점이 맛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굳이 멀리 여행까지 가서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음식들을 먹을 필요는 없겠죠.

 

 <명소 옆 맛집>은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맛집 서적입니다. 인터넷이 발달하며 여행지의 맛집 정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지만 그 속에서 정말 알짜배기 정보는 찾기 힘듭니다. 많은 블로거들이 바이럴 마케팅의 일환으로 포스팅을 하기도 하며, 거리상으로 먼 음식점의 경우 정말 맛이 있더라도 소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책은 지역의 관광지를 여행하며 무엇을 먹어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주변의 건강한 음식점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소개된 음식점들은 지역의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음식을 판매하는 '인증 음식점'입니다.

 



 

 

 

'헤이리'는 파주에서 전해져오는 전래 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따온 이름이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꿈꾸는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마을이다. 약 49만 5000㎡(15만 평)에 380여 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해 다양한 예술 공간을 만들어냈다. 우리나라 대표 건축가들이 지은 건물이 순간순간 발길을 멈추게 한다.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지은 어느 건물에서는 콘크리트 사이로 나무가 자라고, 광고에 등장하는 건물이 눈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P.55-

 

2.

 

 책은 단순히 맛집 소개만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국의 여행지와 더불어 근처의 맛집을 코스별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위의 서울 알뜰여행의 경우 창덕궁-이문설농탕-인사동과 같은 코스로 걸리는 시간과 거리까지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행지에 대한 설명도 들으며 맛집 체험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였는데요. 요즘 같이 꽃들이 만개한 봄날 데이트 코스로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남원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한우회관은 택시 기사들도 추천하는 맛집이다. 육회비빔밥이든 갈비탕이든, 방금 지은 돌솥밥이 딸려 나오는 것만 봐도 평범한 식당은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다. 29년 동안 한우식당을 운영해온 주인장은 직접 소를 키워 좋은 고기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2만원짜리 육회 한 접시를 시키면 셋이 먹기에도 넉넉하다. 매실고추장을 넣어 차지게 비벼 먹는 육회비빔밥은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는다.

 

-P.250-

 

3.

 

 이달 말즈음 담양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차에 책을 만났는데요. 서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떡갈비 외에도 여러가지 먹거리가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였습니다. 사실 담양을 처음 방문해서 떡갈비를 먹어봤을때 맛있긴 하지만 이 돈 주고 먹기엔 아깝다는 생각이였는데. 그 외에도 국수, 돼지갈비 등 다양한 먹거리를 알려주고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계획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은 이처럼 정보에 있어 상세합니다. 각 명소의 맛집의 주소, 전화번호, 운영시간, 가격, 홈페이지 등 주요 정보들을 꼼꼼하게 안내하고 있어 책 한권만 있다면 여행 정보를 따로 알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조금 아쉬웠던건 본식 후 먹을만한 주전부리에 관한 내용들이 부실하다는 점이였는데요. 뒷부분 부록처럼 각 지방의 대표 주전부리와 주소를 첨부하고 있지만 여행 코스와 함께 계획하기엔 거리를 가늠할 수 없어 사용 능률이 떨어졌습니다.

 



 

 

 

그곳에 서면 마음 깊숙한 곳까지 바람이 머문다.

텅 빈 대나무 속에서 태어난 바람이라 여느 바람과 달리 투명하다.

스치기만 해도 맑고 정직해진다.

대숲 사이로 쪼개져 쏟아지는 가느다란 햇살은 박하 향처럼 산뜻하다.

바람도 햇살도 모두 초록이다.

 

-P.301-

 

4.

 

 프랜차이저 음식점들이 대부분인 서울. 여행을 하며 느끼는 재미 중 하나는 서울에서 맛보지 못한 신기하고 맛있는 음식들일 겁니다. 순천에 놀러가 이름도 낯선 '청국장아귀탕'을 먹어봤을때. 생선도, 청국장도 좋아하지 않던 저에게 이 음식은 정말이지 문화충격이였습니다. 구수하고 시원한 국물에 풍성한 밑반찬들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였는데요. 책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책이 왠지 기분좋은 이유는 이처럼 우리에게 생소한 지방의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일 텐데요.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것 만으로도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행을 기분 좋게 만들어줄 책 <명소 옆 맛집>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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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코나 홈베이킹 수업 - 집에서 맛보는 소문난 베이커리 레시피
전익범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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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킹은 첨가하는 재료나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전혀 다른 맛으로 표현될 수 있기에 다양한 재료와 도구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베이킹의 기본이 되는 재료는 무척 민감해서 시간과 온도,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따라서 같은 재료와 도구를 사용해 같은 레시피로 만들더라도 환경이 다르면 그 맛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이킹을 하기 전에 재료의 특성을 알아두면 무심코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시오코나의 베이킹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미리 알아두어야 할 재료와 갖춰두어야 할 도구를 소개합니다. 또한 요즘 트렌드인 천연효모종을 만들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알려드립니다. 베이킹을 시작하기 전에 기본기를 잘 익혀둔다면 가정에서도 시오코나와 같은 맛의 빵과 과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P.20-

1.

 

 외국을 여행할 때 음식 걱정이 되지 않는 이유중 하나는 바로 '빵' 때문입니다. 서양 사람들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 바삭하게 구워진 토스트 위에 잼을 발라 먹는 모습은 서양인들의 식문화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하지만 오늘날 '빵'은 서양인만이 아닌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아시아 어느 곳을 가던지 베이커리를 쉽게 찾을 수 있고, 다양한 종류의 빵들을 선택하여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주 작은 동네에서도 베이커리 하나즘은 있으며, 아침을 밥이 아닌 빵으로 채우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이처럼 빵은  우리 일상에서도 친근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덩달아 홈베이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오븐이 보급화되고, 베이킹 재료들도 인터넷으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쉽게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홈베이킹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만의 빵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특별한 날 믿을 수 있는 재료들로 정성을 담아 선물한다면, 받는 사람은 물론 선물하는 사람도 행복해질 수 있을 겁니다.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인 데니시가 상큼한 산딸기와 부드러운 크림치즈를 만나 조화를 이룹니다. 데니시의 반죽을 재단할 때는 위아래로 그냥 써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누르듯이 칼로 썰어야 나중에 구웠을 때 결이 잘 살아납니다. 데니시 종류의 빵을 구울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지요.

 

-P.131(산딸기 크림치즈 데니시 中)-

 

2.

 

 죽전에서 학교를 다닌다면 한번즘 이름을 들어봤을 베이커리 맛집 '시오코나'. 밀가루와 소금이라는 뜻의 이 빵집은 그 이름처럼 기본에 충실합니다. 맛은 물론 서비스까지 좋아 학생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으니까 말이죠. 개인적으로 달달한 빵을 좋아해 초코 멜론빵과, 무화과 빵을 자주 사먹곤 했는데요. 최근에는 멀리서 학교를 다녀 방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죽전이라는 위치가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위치는 아닙니다. 접근성이 좋지 않아 큰맘먹고 찾지 않는 이상은 방문하기가 어렵죠.

 

 <시오코나 홈베이킹 수업>은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도서입니다. 시오코나에서 판매하는 모든 메뉴의 보물같은 레시피가 담겨있는데요. 제가 좋아했던 빵들의 레시피도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빵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오븐의 온도와, 발효 시간일텐데요. 이러한 세부적인 내용들까지 알려주고 있어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빵집에서 일을 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제빵에는 어느정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중적이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빵들의 레시피가 나와있어 반가웠습니다.

 


 

 

 

그 어떤 요리보다 흥미 있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이 홈베이킹입니다. 반죽이 과밀발표되어 모양이 엉망이 되거나 오븐의 온도와 시간을 잘못 계산해 실패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만큼 흔할 실수이지요. 초보자들이 흔히 범하게 되는 실수와 홈베이킹에 대한 시시콜콜한 궁금증을 Q&A로 알려드리겠습니다.

 

-P.312 (실패 없는 홈베이킹을 위한 Q&A 中)-

3.

 

 책은 든든한 식사 빵, 달콤한 빵, 한입에 먹는 과자,  버터, 설탕 없이 만드는 빵&과자 등 그 분류에 따라 목차를 정해 레시피를 정리해 두었는데요. 이외에도 알아두어야 할 빵&과자&케이크, 남은 빵 보관법&활용법, 실패 없는 홈베이킹을 위한 Q&A, 선물을 위한 케이크&과자 포장법을 특강 형식으로 다루며 빵에 대한 지식과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개인적으로는 특강 형식으로 나온 부록 부분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다양한 빵의 종류를 그 기원부터 맛과 특징을 들어 설명하여 먹어보지 못한 빵들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포장부분에서는 빵의 종류에 따라 망가지지 않고 예쁘게 포장하는 방법을 알 수 있었구요. 책이 없었다면 일일히 인터넷을 뒤졌어야 했을텐데 책 한권으로 해결할 수 있어 베이킹 할 때 무척이나 요긴하게 쓸 것 같습니다. <시오코나 홈베이킹 수업> 초판에는 시오코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메리카노 교환권도 들어 있는데요. 달콤한 빵들을 만나러 조만간 방문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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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물고기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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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은 눈을 감았다. 그런데…… 그 남자, 얼굴도 잘 떠오르지 않는 남자. 왜 이렇게 얼굴이 떠오르지 않을까? 마치 꿈속의 얼굴처럼. 결코 잡을 수 없는 바람 같은……. 자신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던 키 큰 남자의 실루엣만이 계속 떠오른다.

 

-P.61-

 

1.

 

 4월 1일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가벼운 장난들이 용인되는 날이죠. 어떤이들은 이 장난 속 진심을 담아 살그머니 사랑을 고백하기도 한다더군요. 상대방이 거절하더라도 만우절 장난이였다고 넘길 수 있으니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하는 셈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고백을 받는 상대방이 정말 만우절 장난으로 생각해 이를 웃어 넘기며 진심을 몰라주는 경우의 수도 존재하니까요.

 

 서로에 대한 믿음은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로 시작된 고백을 상대방은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요? 우연히 만우절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상대방을 위한다는 생각에 진실을 감추고, 쌓여가는 오해에 많은것을 잃어야했던 바보같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말이죠.

 



 

 

 

삶이 고통스러운 것을 우리는 피할 수 없어.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고통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고통에 대한 태도가 바뀌고 삶에 대한 대처 능력이 생기는 거래. 고통을 통해서 결국 고통을 줄이게 되지.

 

-P.131-

 

2.

 

 책은 장르문학과 순수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며, 미스터리와 멜로를 함께 보여줍니다. 다루고 있는 소재도 장르처럼 양립하기 어려운 선과 악을 이야기하는데요.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한국 버전을 보는 기분이였습니다. 

 

 요가를 가르치는 서인은 잡지 인터뷰를 계기로 선우를 만나게 됩니다.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의해 지독한 사랑에 빠지는 두 사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우의 이상한 행동들이 포착됩니다. 서인의 생일날 촬영을 했다는 그가 그 시각 함께 찾았던 술집에 있었다는 이야기, 대학시절 모른다 했던 여자의 애인이 선우였다는 이야기 등이 서인에게 있어 선우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여기에 실종된 여자들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며 서인은 더욱 혼란스러워 집니다.

 

 앞에서 이야기 한것처럼 책은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에 있습니다. 서인과 선우 두 사람의 시각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유려한 문체 덕분에 뒷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듭니다. 한국 장르소설에 갖는 아쉬움 중 하나는 유치하게 느껴지는 단순한 문체였는데. 이 경계에 서있는 작품은 아름다우면서 흥미로웠습니다.

 

 

 

 

결국 만나야 할 운명은 언젠가는 만난다. 그렇게 믿어버리게 되는 것. 어쩌면 그런 유치한 확신 같은 게 사랑이 아닐까. 사랑이란 텔레파시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나 운명에 대한 맹신. 서인은 소설에서 두 연인의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 조롱하고 싶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조각상과 사랑에 빠진 피그말리온 꼴이 나버렸다. 그 소설을 쓰면서 자신도 자연히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P.290-

 

3.

 

'4월의 물고기'는 서양의 관용어로 만우절날 속아넘어간 어리석은 사람을 뜻합니다. 책 속에는 사랑했기에 바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그 끝이 조금 뻔해 아쉽기는 했지만 숨겨왔던 진실을 꺼내놓기의 과정은 충분히 비밀스러웠고 흥미로웠습니다. 숨겨야만 하지만 결코 숨길 수 없는 비밀 이 사이에서 두 주인공이 겪는 심리적 고통은 사랑했기에 더욱 강렬했을 겁니다.  선우가 조금만 용기를 내어 자신을 인정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괜시리 궁금해졌습니다.

 

 때로 인생은 우리를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상황은 선과 악의 대립만큼이나 극단적인 선택으로 다가 올 수도 있습니다. 선우가 선택했던 최선은 거짓이였고, 서인이 선택한 최선은 진실이였습니다. 두 사람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 속에서 괜시리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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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의 즐거움 - 인문학자 김경집의 중년수업, 개정판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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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란 나이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그 질과 태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 어느 영화 대사처럼, 강한 것이 오래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오래 버티는 것이 강한 것이라는 말이 가슴에 짠하게 와닿습니다. 그렇다고 그저 오래만 버틴들 그게 대수는 아니겠지요. 아직은 식지 않은 심장과 모세혈관까지 뜨겁게 휘도는 열정이 있습니다. 중년들이여, 우리도 랩을 부릅시다!

 

-P.40-

 

 

 

1.

 

 나이듦이 즐거운 사람이 있을까요?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젊음이 사그라 든다는 것. 그것은 무척이나 두려운 일입니다. 어딘가에서 나이듦이 두려워 추해지기 전 세상을 떠난다며 자살을 선택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함께 공부하던 누군가는 어짜피 죽을거라면 서른이 되기 전 가장 아름다운 나이에 죽고 싶다 이야기 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기분을 이해할 수는 있었습니다.

 



 

 

 

삶이란 별거 없습니다. 우리 모두 손을 내밀어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내 삶으로 끌어안으며 길을 함께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거미줄은 모든 사람이 매달려도 끄떡없답니다. 아니 많으면 많을수록 더 질기고 튼튼해지는 그런 줄입니다. 다른 사람 먼저 올려 보내고 내가 가장 나중에 그 줄에 올라가야겠습니다. "먼저 올라가세요." 제가 먼저 건네고 싶은 인사입니다.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이어지는 사랑으로.

 

-P.142-

2.

 

 인문학자 김경집의 <나이듦의 즐거움>은 나이듦이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그렇기에 젊은 세대보다, 아버지 세대인 기성세대가 더욱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어찌보면 내가 가진 것들을 빼앗긴다는 생각에서 야기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돈과, 젊음 결국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욕심이 나이듦을 두렵게 만드는 것이죠.

 이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질적인 만족이 충족되어야, 정신적인 만족도 함께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니까요. 나이듦의 행복함이란 이 두가지 측면의 조화를 통해 나를 더욱 성장시켜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본다면 나이듦이 결코 두렵운 것 만은 아닙니다. 책은 이러한 삶의 진리들을 작가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힘들고 버거운 삶 속에서 좌절과 절망을 맛보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때가 바로 새로운 시작의 시간이라는 걸 새삼 새길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바닥치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손돌바람의 매서운 한기 속에서 그걸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밖의 바람은 여전히 칼날처럼 시립니다. 그래도 한 뼘씩 자라나는 낮은 막을 수 없겠지요. 그래서 또다시 사는 모양입니다.

 

-P.236-

 

3.

 

 작가는 제 나이를 살아가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일이며 나이듦의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신분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면, 현재 고통이라고 느끼는 것들이 내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이 말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차가운 말보다 더욱 와닿았습니다. 아직까지 저에겐 나이듦이 두렵습니다. 물질적인 욕심과, 죽음과 늙음에 대한 공포는 아마 평생 저를 따라다닐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 책이 이러한 두려움을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결국 그것을 인정하고 나의 삶을 사랑하는 과정만이 이러한 두려움을 잊을 수 있는 진통제 역할을 대신해 주겠죠. 책은 그 과정을 알려주는 사용설명서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언젠가 나이듦의 두려움에 잠식될 때, 다시금 꺼내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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