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의 즐거움 - 인문학자 김경집의 중년수업, 개정판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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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란 나이에 따른 것이 아니라 그 질과 태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 어느 영화 대사처럼, 강한 것이 오래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오래 버티는 것이 강한 것이라는 말이 가슴에 짠하게 와닿습니다. 그렇다고 그저 오래만 버틴들 그게 대수는 아니겠지요. 아직은 식지 않은 심장과 모세혈관까지 뜨겁게 휘도는 열정이 있습니다. 중년들이여, 우리도 랩을 부릅시다!

 

-P.40-

 

 

 

1.

 

 나이듦이 즐거운 사람이 있을까요?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젊음이 사그라 든다는 것. 그것은 무척이나 두려운 일입니다. 어딘가에서 나이듦이 두려워 추해지기 전 세상을 떠난다며 자살을 선택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함께 공부하던 누군가는 어짜피 죽을거라면 서른이 되기 전 가장 아름다운 나이에 죽고 싶다 이야기 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기분을 이해할 수는 있었습니다.

 



 

 

 

삶이란 별거 없습니다. 우리 모두 손을 내밀어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내 삶으로 끌어안으며 길을 함께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거미줄은 모든 사람이 매달려도 끄떡없답니다. 아니 많으면 많을수록 더 질기고 튼튼해지는 그런 줄입니다. 다른 사람 먼저 올려 보내고 내가 가장 나중에 그 줄에 올라가야겠습니다. "먼저 올라가세요." 제가 먼저 건네고 싶은 인사입니다.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이어지는 사랑으로.

 

-P.142-

2.

 

 인문학자 김경집의 <나이듦의 즐거움>은 나이듦이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그렇기에 젊은 세대보다, 아버지 세대인 기성세대가 더욱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어찌보면 내가 가진 것들을 빼앗긴다는 생각에서 야기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돈과, 젊음 결국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욕심이 나이듦을 두렵게 만드는 것이죠.

 이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질적인 만족이 충족되어야, 정신적인 만족도 함께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니까요. 나이듦의 행복함이란 이 두가지 측면의 조화를 통해 나를 더욱 성장시켜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본다면 나이듦이 결코 두렵운 것 만은 아닙니다. 책은 이러한 삶의 진리들을 작가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힘들고 버거운 삶 속에서 좌절과 절망을 맛보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때가 바로 새로운 시작의 시간이라는 걸 새삼 새길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바닥치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손돌바람의 매서운 한기 속에서 그걸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밖의 바람은 여전히 칼날처럼 시립니다. 그래도 한 뼘씩 자라나는 낮은 막을 수 없겠지요. 그래서 또다시 사는 모양입니다.

 

-P.236-

 

3.

 

 작가는 제 나이를 살아가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일이며 나이듦의 즐거움을 느끼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신분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면, 현재 고통이라고 느끼는 것들이 내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이 말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차가운 말보다 더욱 와닿았습니다. 아직까지 저에겐 나이듦이 두렵습니다. 물질적인 욕심과, 죽음과 늙음에 대한 공포는 아마 평생 저를 따라다닐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 책이 이러한 두려움을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결국 그것을 인정하고 나의 삶을 사랑하는 과정만이 이러한 두려움을 잊을 수 있는 진통제 역할을 대신해 주겠죠. 책은 그 과정을 알려주는 사용설명서의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언젠가 나이듦의 두려움에 잠식될 때, 다시금 꺼내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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