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 3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오 헨리 단편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0. 헨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오 헨리 단편선 / 오 헨리

 

그러나 존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존재는 어쩌면 죽음이라는 신비롭고 머나먼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영혼이리라. 그녀를 우정에, 그리고 이 지상의 것에 매어놓았던 매듭이 하나씩 하나씩 풀려나가면서 공상이 그녀를 더욱 강하개 사로잡는 것 같았다.

 

-P.17-

1.

 

어릴적 <마지막 잎새>라던지, <크리스마스 선물>, <20년 뒤> 등의 단편을 읽으며 슬퍼하고 또 기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지금에서야 그때의 작품들이 '오 헨리'라는 거장의 작품이라는걸 알게 되었죠. 책은 길어봐야 10장이 채 안되는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여느 단편집들과는 다르게 모든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긴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이야깃거리가 있지요. 세상만사가 모두 작품의 소재가 됩니다." 라는 그의 말처럼 오 헨리의 작품들은 모두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단편들이 주는 묵직한 울림은 책을덮고 난 뒤에도 계속해서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어쨌든  우린 그날 밤 약속을 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또 아무리 먼 데서 달려와야 한다 해도 정확히 20년 뒤 오늘 이 시간, 이자리에서 꼭 다시 만나자고요. 20년이란 세월이 흐리면 어떻게든 각자의 운명도 정해졌을 테고 출세도 했을 것으로 생각한 거죠.

 

-P.130-

 

2.

 

오 헨리의 작품들은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들이 없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쉽게 그 숨겨진 이야기 속 진리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서로간의 간단한 대화를 통해서 독자는 이야기속 주인공들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감추고 있지 않아 쉬운 이야기는 그러한 특징탓에 짤막한 단편이 잘 어울립니다.

 

작품 해설에서 언급했다싶이, 오 헨리의 어린시절은 무척이나 불우하였습니다. 세살때 병으로 어머니를 잃고, 가장의 구실을 재대로 해내지 못하는 알콜 중독의 아버지 밑에서 보낸 유년시절의 경험은 작가로 하여금 많은 감정들을 품게 하였을 것입니다. 어쩌면 극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그의 이야기들은, 어린 시절 본인의 상처에 대한 치유가 아니였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튿날 아침 아홉시 나는 내슈빌을 떠났다. 기차가 컴벌랜드 강 철교를 건너는 동안 주머니에서 50센트짜리 은화 크기만 한, 아직도 끄트머리가 해진 거친 삼 노끈이 달려 있는 노란 뿔 단추를 꺼냈다. 나는 그것을 차창 밖으로 유유히 흐로고 있는 흙탕물 속으로 집어던졌다.

 

-P.374-

 

3.

 

각각의 단편들은 때론 슬프게, 때론 웃기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합니다. 그 방법에 있어 감정에 치우치며 우리에게 말하고 있기에, 통속적이란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런 가벼운 이야기와 자극이 오히려 마음을 더 잘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장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의 이야기를 읽고 난 뒤 다음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해하게 만드는 소중한 선물상자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선물들이 다 마음에 드는 선물상자는 찾기 힘든데 정말이지 모든 이야기가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설레는 마음을 어쩌면 좋을까요. 괜시리 짧은 이야기가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내 주변에서 너무나 흔한 나만의 이야기를요.

 

짧지만 굵직한 이야기 모음집 <오 헨리 단편선> 강력추천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연속 세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0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연속세계 / 온다리쿠

 

"그래서 내가 그 건물에서 나가려고 하면, 여기저기서 감시하는 사람들이 그때마다 날 점잖게 방으로 돌려보내거든, 감시의 눈길을 피해 복도로 나왔더니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 곳에 커다란 엘리베이터가 있어. 그런데 그 엘리베이터엔 올라가는 걸 나타내는 삼각형 버튼밖에 없는 거야. 그래서 조심조심 그 버튼을 눌러봤더니 문이 소리도 없이 열려. 올라탔더니......"

 

-P.20-

 

1.

 

저와 친한 이웃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온다 리쿠' 여사의 광팬입니다. 매 리뷰마다 언급하지만서도 그 독특하고도 몽환적인 문체가 마음 한구석의 묘한 동심과, 싸늘함을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이죠. 다작 작가임과 동시에, 새로운 장르의 이야기로 독자를 찾아오는 그녀지만 종종 기대를 져버리기도 합니다. 최근에 읽었던 '나비'가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였기에 실망이 컸는데요. 이런 극과 극의 작품을 내보이는 탓에 나오기 전부터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했었습니다. 이 작품이 바로 '쓰카자키 다몬' 시리즈인 <달의 뒷면>과, <불연속 세계>입니다. 과제폭풍으로 힘겨워할때 책을 접하게 되어 단편부터 짬짬이 읽자는 마음에 <불연속 세계>를 먼저 읽었는데요. 제가 딱 원하는 분위기의 책이여서 잡은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습니다.



 

"유래는 다양합니다만, 저희 집안 금줄은 특수하답니다. 죽은이가 산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걸 여기서 막는 거죠."

다본은 몸이 싸늘해졌다.

"산에서 죽은 이가 온다고요?"

"네. 저희 집안에선 죽은 이는 산에 있다고 믿거든요."

 

-P.109-

 

2.

 

굳이 작품의 장르를 정하자면. 이책은 미스터리 호러물이 될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살짝 가라앉은 분위기의 이야기는 온다리쿠만이 보여줄수 있는 섬찟함으로 다가옵니다.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잘 되지않는 모호함의 경계속에서 말이죠. 

 

제목만큼이나 기묘한 이야기를 담은 <나무지킴이 사내>는 사실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나무위에 앉아있는 사내의 모습. 결국 미묘하게 가슴속에 남아있는 서늘함이 매력적이였지만 이야기속 두개의 소재가 서로 융합되지 않는 느낌이여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죽음을 부르는 노래'글루미 선데이'. 그것을 모티브로 삼은듯한 노래 이야기 <악마를 동정하는 노래>. 개인적으로 다섯편의 이야기중 최고는 이 작품이 아니였나 싶은데요. 사건을 따라가다보면 마주치는 진실이 참으로 오싹했습니다.

 

기억의 퍼즐이 창조한 오싹한 트라우마의 세계 <환영 시네마>는 마을에 돌아오기 싫어하는 가수지망생이 주인공입니다. 영화촬영 현장을 볼때마다 주변에 불길한 사건이 발생한다는 청년. 그런 그가 다몬과 마을에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러 오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은은한 달빛이 비쳐드는 거대한 사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꿈같은 이야기 <사구 피크닉>에서는 눈앞에서 사라진 사구의 흔적을 찾는 다몬과 도모에의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라지는 사구를 조사하던 중. 전시장 내에서 사람이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감쪽같이 사라진 청년의 정체는 무엇인지 추리해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설레였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야간열차에서 벌어지는 괴담 배틀을 그린 표제작 <새벽의 가스파르>였는데요. 구성상 마지막에 위치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소스를 살짝 흘리자면 심령사진에 찍힌 여자에 관한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다몬 본인에 관한 이야기였다는것 정도. 

 


 

 

다몬은 예전에 어떤 추리소설에서 읽은 말이 생각났다. 사각(死角)은 없다. 모두가 영사실 출입구를 무의식중에 감시하고 있었다.

"그럼 그 사람은 대체 어디로 간 거지?"

여섯 사람은 여우에 홀린 듯한 얼굴이 되었다. 누가 '실은 여기 있었어요'라고 말해주기를 기다리는 듯한 기묘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주뼛주뼛 둘러보았다.

그러나 그 뒤로도 결국 청년을 발견하지 못했다.

 

-P.206-

 

3.

 

다섯편의 이야기가 모두 제 스타일의 작품이여서 무척이나 설리설리했습니다. 비극과 희극이 종이한장 차이인것처럼. 괴담과 진실의 실체역시 종이한장 차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항설백물어>의 플롯과 조금 비슷한것 같은데요. 그것보단 좀 더 가볍고 자유로운 느낌이라 더욱 좋았던것 같습니다. 장편인<달의뒷면>은 더욱 재밌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뛰기 시작합니다. 온다리쿠 여사의 봄맞이 선물이 미스터리 팬의 마음에 불을질러 버렸습니다. 다음주부터 시험이라는데... 비채가 미워지려 합니다....

 

온다리쿠의 몽환적인 공포소설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추천하는책 <불연속 세계>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전불패 프레젠테이션 - 어느 자리에서나 예스를 이끌어내는 프레젠테이션 테크닉 77
김미성 지음 / 미르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백전불패 프레젠테이션 / 김미성

 

어떤 프레젠테이션이든 이유나 목적이 분명히 있고, 그것을 하나의 문장으로 만든 것이 주제문이라고 했다. 주제문을 작성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이다. 방향성을 가지고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면서 프리젠터가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의 엑기스, 프리젠터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간략히 집약해놓은 것, 그것이 바로 핵심 문구다. 이를 명확히 하고 미리 정해두는 것이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P.43-

 

1.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잘만든 프레젠테이션 덕분이라는 얘기가 기사가 신문 일면을 차지했던적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수 있는 새로운 기술입니다. 이 프레젠테이션이라는 것은 누구나 만들수 있는 어찌보면 참으로 쉬운 녀석입니다. 하지만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글과 이미지로 이해시키고 설득시킨다는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사실 블로그를 약 2주간 쉬면서 이 프레젠테이션과 미친듯이 씨름하고 있었습니다. 대학에서도 이 프레젠테이션은 참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발표라도 맡게되는 날이면 일주일 전부터 미친듯이 자료를 준비하고, 간추리고, 꾸며야 합니다. 그렇게 두개의 과제를 끝내고 몇개의 고비를 더 남겨두고 있습니다. 제가 맞닥드린 현실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은 무척이나 예리하게 내가 작업하는 과정에서 잘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집어 주었고, 보완해 주었습니다. 그 결과 흡족한 결과를 얻을수 있었지요.



 

슬라이드를 풍성하게 만들거나 감성적이고 아름답게 구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있다. 어렵게 구한 자료, 미적이며 감성적으로 만든 디자인, 나의 땀과 정성이 깃든 슬라이드이지만 과감히 버려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P.151-

 

2.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책은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우리가 작업을 하면서 자주 실수하는 점들을 집어주고 있는데요. 이를통해 좀 더 효율적인 프레젠테이션 작성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많이 하는 실수는 지나치게 텍스트 위주로 전달을 하고 있다는 점과, 이렇게 모여 방대해진 자료들을 추려내 버리지 못한다는 점이였는데요. 이부분에 대해 지적을 많이 받았고 저 역시 문제라는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마땅한 대책 방안이 떠오르지 않아 잘못을 고수하고 작업을 해왔습니다. 때문에 프레젠테이션 발표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들 중 하나였지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하는 발표는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눈에 띄는 배경색들과 사용해야하는 언어들에도 신경을써서 준비했지요. 발표를 듣는 학우들의 표정도 지루해했던 과거와 다르게, 궁금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었습니다.


 

훌륭한 디자인의 슬라이드를 만들고 멋지게 준비한 연설을 한다고 해서 모두 좋은 프레젠테이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것은 바로 창의성이다. 발표 주제와 핵심 메시지를 선정하는 능력, 이야기 구조를 완벽하게 세우는 능력, 슬라이드 구성을 보다 쉽고 간결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 조리 있고 분명한 스피치 능력 등 이 모든 과정이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P. 301-

 

3.

 

단순한 습관의 변화였는데 이런 변화가 제 프리젠테이션 기술에 있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물론 책을 읽고 어떻게 여기에 맞게 이 부분을 설명할 수 있을까, 몇 번씩 고민하고 되집어 봤지만 그런 과정들이 이렇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은 대학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하나의 소통방법 입니다. 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서로간의 단절을 불러왔던 것처럼 프레젠테이션 기술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 필수조건이 되어 있습니다. 책은 이러한 필수조건을 공부해 나가는데 기본적인 이론서가 될 것 같습니다. 어렵지 않은 용어와, 마음에 콕콕 와닿는 말들. 앞으로 프레젠테이션 과제가 있으면 다시끔 꺼내읽으며 작성해야 겠습니다. 좋은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길잡이 <백전불패 프레젠테이션>이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 3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