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믿어지십니까? 그 당시 저의 제일가는 친구가 10엔 동전으로 말을 하는 수수께끼의 존재였다는 것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체도 모르는 존재에게 마음을 완전히 허락하고 있었다니. 실제로 어느 친구에게도 말 못할 비밀까지 사나에에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P.33-

 

1.

 

 우리는 참으로 많은 금기 속에서 살아갑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서는 안되고, 물건을 훔쳐서도 안 된다는 사회적 질서 확립을 위한 법규적 금기 , 혼자서 귀신을 불러서는 안 된다, 사람이 죽어 무덤을 팔때 자리를 여러개 파면 그 자리수만큼 사람이 죽어나가기에 무덤자리는 하나만 파야한다는 비이성적인 금기도 존재합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의 목적으로 이해가 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쉽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과학이 발달한 최첨단 시대에 이런 비이성적인 금기는 우리에게 호기심과 공포를 동시에 불러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금기들을 과연 얼마나 잘 지키고 있을까요? 저는 종종 신호등에서 무단횡단을 하기도 하며, 아무데나 침을 뱉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소한 행동들은 보통 별 악의 없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생각에 무심코 금기를 어긴순간. 세상은 내 생각과 전혀 다르게 바뀌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단횡단을 하다 빠르게 달려오는 차에 치일수도 있을 것이며, 바닥에 침을 뱉는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결벽증 환자에 의해 살해당할수도 있습니다. 지나친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금기라는 것은 빈번하게 발생되었던 사건을 근거로 만들어진것이 대부분 입니다.

 

 일본의 호러소설 작가로 잘 알려진 '오츠이치'의 <베일>은 이러한 금기에 관한 중.단편분량의 이야기들 입니다. 책에 실린 두 편의 이야기는 각기 비이성적인 금기와, 현대의 법규적 금기를 어긴 이들이 겪는 끔찍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어둡지만, 차갑지만은 않았던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였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언제부터 저는 분노나 증오와 같은 인간다운 감정을 잊고, 그저 상처 입히는 데에 기쁨을 느끼는 짐승이 되어버린 걸까요. 하느님. 그 말만이 가슴속에서 되풀이되었습니다. 제 안에 잠자고 있던 파괴 충동은 대체 얼마나 무거운 죄악일까요. 하늘에 뜬 달을 우러르며 용서를 빌고, 그리고 물어야만 했습니다. 저는 어느 쪽이란 말입니까. 인간? 아니면 다른 생물일까요?

 

-P.111-

 

2.

 

 주위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혼자 남은 시각. 어둠과 위험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찾아옵니다. 베일은 이렇게 혼자된 이가 금기를 어겨 생기는 기이하고, 끔찍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 <천제요호>는 사건이 끝난 시점. 야기의 고백이 담긴 편지 한통으로 시작됩니다. 남달리 허약한 몸을 타고난 어린 야기는,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호기심에 ‘코쿠리 상’ 놀이를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엔 그냥 장난이였습니다. 학교 친구들이 하는 비이성적인 행위에 관심없는 척 했지만, 어느순간 혼자남은 야기는 코쿠리상에 손을 올려 놓습니다. 영혼을 불러 질문을 하는 초혼술인 이 놀이의 절대적인 룰은 반드시 두 명 이상이 같이 해야만 하며, 한 번 부른 귀신은 돌려보내야 한다는 것 입니다. 하지만 룰을 자세히 알지 못한 소년은 혼자서 귀신을 부르게 되고, 그의 엇나간 소원은 끔찍한 비극을 불러일으킵니다. 

 두번째 이야기 <가면 무도회 A MAXKED BALL>은 인적 드문 학교 화장실을 배경으로 이루어집니다. 몰래 담배를 피기 위해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는 화장실을 찾은 주인공. 그는 화장실에서또박또박한 글씨로 적힌 기묘한 느낌의 낙서를 발견합니다. 낙서를 금지하는 낙서. 그 아래 누군가가 의문을 표하는 낙서를 하면서부터 화장실의 타일 벽은 얼굴도 알지 못하는 학생들끼리 낙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공간으로 변하게 되는데요. 교칙을 어긴 학생을 학교에서 ‘배제’하겠다는 최초의 낙서가 단순한 장난이나 위협이 아님이 밝혀지면서 가장 안전한 장소였던 학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험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때까지는 그 화장실을 늘 나만 쓰는 줄 알았다. 언제 가봐도 사람이 없어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드나들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 외에 이용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 모양이었다. 입학한 뒤로 이 화장실에서 처음 사람의 기색을 느꼈다.

그런데 같은 날 저녁에 다시 한 번 화장실에 들어가 보니 낙서가 두 개 더 늘어 있었다.

 

-P.132-

 

3.

 

 두 이야기의 색깔은 전혀 다릅니다. 과연 같은 작가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매력의 이야기가 펼쳐지지요. 첫번째 작품이 비극적인 운명에 초점을 맞춘 초자연적 존재의 이야기라면, 두번째 이야기는 추리물에 가까운,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그 마무리에 있어서 두 작품은 비슷한 느낌을 풍깁니다. 어둡지만, 결코 차갑지만은 않은 그런 모순적인 느낌 말이죠.

 

 인간이 금기를 어겨 발생한 사건들은 되돌릴 수 없는 과오가 되어, 인간을 속박하는 덫이 되기도 하지만 '오츠이치'가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렵지만은 않습니다. 결국 그 어둠역시 함께라는 조건에서는 큰 힘을 발하지 못하거든요. 전에 읽었던 <암흑동화>의 색깔 역시 또 다른 맛이지만, 그 끝이 차갑지만은 않았다는데 그 공통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짧기만 강한 '오츠이치'느낌의 소설집이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오신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4
김시습 지음, 이지하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러나 저 신의 없는 도련님이 한 번 가 씨 집안의 향을 훔친 뒤로 원망이 천 갈래로 생겨났습니다. 여리디여린 몸으로 서러운 고독을 견디다 보니 그리운 정은 나날이 깊어 가고 큰 병은 나날이 더해 가서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장차 한 맺힌 귀신이 될 듯합니다.

 부모님께서 저의 소원을 들어 주신다면 제 남은 목숨을 보존하게 될 것이고, 만약 간곡한 청을 거절하신다면 그저 죽음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생과 저승에서 함께 노닐지언정 맹세코 다른 가문으로 시집가지는 않겠습니다.

 

-P.49-

 

1.

 

 책을 읽다보면 종종 궁금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과연 '소설'의 기준이 무엇일까에 대한 그 명확한 정의와, 범주에 대한 의문입니다. 허구성이 짙게 드러나는 에세이도 있고, 수필처럼 보이는 소설들도 있습니다. 단순히 꾸며낸 이야기라는 사전적 지식에 근거해 봤을때, 소설의 정의는 무척이나 모순적입니다. 제가 앞에서 말했던 이야기들이 모두 기존의 상식과 대조되는 사례이니까요. 이렇듯 모호한 기준속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이라는게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이라 불리는 「금오신화」가 탄생하게 된 것은 사상사의 흐름에서 그 요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조선은 일부의 지배층이 지배질서를 확립하고 전제개혁을 단행하여 집권층의 생활기반을 확립하고자 했던 신분제가 존재하는 나라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외된 일부의 지식인들은 민중의 처지에 동조하면서 새 왕조의 이념적 모순과 사회적 폐단을 비판하고 새로운 사상을 모색했는데요. 그러한 소외된 지식인을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김시습'입니다. 세조의 왕위 찬탈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경험하며, 그는 스스로 벼슬을 포기합니다. 높은 이상과,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평생을 방랑하게 되는 김시습의 삶은, 「금오신화」라는 작품 속에 은근히 녹아들어 있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폭력으로 백성을 위협해서는 안 될 것이오. 백성들이 두려워서 따르는 것같이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반역할 뜻을 품고 있어서 날이 가고 달이 가면 큰 재앙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오. 덕이 있는 사람은 힘으로 왕위에 올라서는 안 되오. 하늘이 비록 거듭 말해 주지는 않아도 행사로 보여 주니, 처음부터 끝까지 상제의 명령은 지엄한 것이오. 대체로 나라라는 것은 백성의 나라요, 명이라는 것은 하늘의 명이오. 그런데 천명이 떠나가고 민심이 떠나가면 임금이 비록 제 몸을 보전하고자 한들 어떻게 가능하겠소?"

 

-P.102-

 

2.

 

 「금오신화」는 다섯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이야기집입니다. 다섯편의 이야기는 모두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기이한 이야기들 인데요. 이러한 전기소설적 요소는 현실을 우의적으로 표현하는 우화 같기도 하고, 괴담 같기도 합니다. <만복사저포기 : 만복사에서 저포놀이를 하다>, <이생규장전 : 이생이 담 너머를 엿보다>, <취유부벽전기 : 부벽정에서 취하여 놀다>, <남염부주지 : 남염부주에 가다>, <용궁부연록 : 용궁 잔치에 초대받다> 각각의 이야기는 남원, 송도, 평양, 경주 등 조선 각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은 생사를 초월한 남녀간의 애정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사실 비슷한 스토리의 이야기입니다. <만복사저포기>는 왜구의 난에 희생된 처녀의 환신과 불우한 서생간의 짧은 사랑과 운명적인 생사의 이별을 그리고 있는데요. <이생규장전>은 비극성과 현실성이 강화되었습니다. 가문의 지체를 달리하는 남녀 주인공이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쟁취하였으나 홍건적의 난으로 여주인공이 비명에 죽자 그 피란했던 남편이 아내의 환신과 더불어 미진한 사랑을 더 나누고 마침내 유명을 달리한다는 이야기로 <만복사저포기>보다 좀 더 구체적입니다.

 

 <취유부벽정기>는 고조선․고구려의 유적지인 평양 부벽정에서 회고의 상념에 젖어들던 개성출신의 청년이, 위만의 찬탈 후 단군의 신력으로 선녀가 된 기자조선의 마지막 공주와 만나 하룻밤의 시정을 나눈 뒤 그녀를 따라 선계로 올라갔다는 이야기입니다. 망국민의 우수와 한을 품은 남녀 주인공의 현상에는 불의와 폭력으로 유린당한 역사과정과 현실에 대한 작가의 고뇌와 비분이 투영되어 있는데 두 주인공의 결합을 매개하고 있는 회고적인 역사의식과 이에 따른 애상적인 정조가 작품의 구도와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남염부주지>는 강직한 성품과 비판적 사상의 소유자인 주인공이 꿈에 염부에 가서 염라왕과 더불어 정치․철학․사회적 제문제에 대한 문답과 토론을 나누고 돌아온 후 염왕의 선위를 받아 이승을 떠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주인공과 염왕 사이의 대화와 논변을 통해 당시 민중을 현혹하고 있던 불교의 천당․지옥설과 귀신숭배 및 각종 미신에 반대하는 합리적․현실주의적 사상을 제창하는 한편, 국가의 기본이 백성에게 있으므로 봉건군주와 지배층이 폭력으로 백성을 억압하거나 권력을 탈취하면 민중의 항거가 불가피해진다는 민본사상을 피력하고 있는데요. 국가에 대한 비판의식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있는 작품이였습니다.

 

<용궁부연록>은 불우한 문사인 주인공이 꿈에 용궁으로 초대를 받고 가서 자신의 문재를 한껏 휘해 전각의 상량문을 써주고 기이한 용궁의 별경을 구경하며 그곳의 군신들과 극진한 환락을 맛본 후 후한 상금까지 받아가지고 현실계로 돌아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임금과 신하가 갈등없이 화합을 강조하는 이야기는 도교적 색채가 많이 묻어나는 작품이였습니다.

 


 

 

 

"음계와 양계가 길이 달라서 서로 다스릴 수 없으나 용왕께서 위엄이 있으신 데다 사람을 알아보는 눈도 밝으시니 그대는 반드시 인간 세상의 이름 높은 문장 대가일 것이오. 용왕님의 청이니 거절하지 마시오."

 

-P.112-

 

3.

 

 '김시습'의 작품세계는 현실과 환상의 절묘한 결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체험을 당대인의 삶 속에 용해시켜 좌절과 소외 속에 고통받는 인물의 형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이는 불합리한 봉건사회 현실을 비판적으로 제시합니다. 동시에 작가는 좌절된 당대인의 요구와 자신의 이상을 여기에 투영시켜 환상적․낭만적 사건을 연출함으로써 당대 사회에서 실현될 수 없었던 그의 사회․윤리적 이상을 구현하고 이상을 추구합니다. 유교, 불교, 도교의 각기 다른 종교가 하나의 작품에 모두 등장한다는 점 역시 이러한 화합적 이상으로 볼 수 있을겁니다.

 

  「금오신화」가 발견된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당시 사회에서는 왕을 비판하는 소설이 용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시습 스스로가 작품을 숨겼고,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것이죠.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은 400년뒤 일본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원본이 아닌 필사된 이본입니다. 우리나라의 첫 소설이 일본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금오신화」는 중국판 요재지이같은 기이한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역사적인 배경을 알고 본다면 무척이나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로 느껴집니다. 작품속 주인공들은 모두 작품의 마지막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합니다. 산으로 들어가거나, 죽음을 맞이한다는 설정은 자신의 힘으로는 바꿀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아니였을까 추측해 봅니다. 김시습의 생애와 연관지어 살펴보면 더욱 재미있는 의미있는 이야기   「금오신화」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픈 카페의 노래 열림원 이삭줍기 12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일요일에 그 술을 조금 마시고는 늪에 핀 백합 한 송이를 우연히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손바닥에 그 꽃을 올려놓고 황금빛의 정교한 꽃받침을 살펴볼 때 갑자기 그의 마음속에 고통처럼 날카로운 향수가 일게 될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눈을 들어 1월 한밤중의 하늘에서 차갑고도 신비로운 광휘를 보고는 문득 자신의 왜소함에 대한 지독한 공포로 심장이 멈추어 버리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미스 아밀리아의 술을 마시면 이런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고통을 느낄수도, 기쁨을 느낄 수도 있지만 결국 이 경험들이 보여 주는 것은 진실이다. 그 술을 마시면 영혼이 따뜻해지고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P.23-

 

(스포 有)

 

1.

 

 '제 눈의 안경'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가 봐도 정말 쟤는 못생겼다 싶은 친구지만 사랑에 빠진 그의 애인은 원빈 장동건 보다도 그 친구가 멋지다고 이야기 합니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이게 무슨 호랑이 채식한다 소리냐 싶지만, 사랑이 주는 콩깍지가 무척이나 달콤해서인지 당사자들은 무척이나 행복해 합니다. 이렇듯 사랑은 무척이나 주관적이고 개인적입니다. 그 취향에 있어 공통적으로 선호되는 부분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자신에 시각에서 사랑을 시작합니다.

 

 '윌리엄 포크너'와 더불어 미국 남부 문학을 대표하는 '카슨 매컬러스'의 사랑론은 바로 이런 사례에 기반합니다. '사랑의 가치나 그 질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 는게 그녀의 지론이지요. 그녀는 사랑이 신비로운 이유는 사랑이 서로 주고 받는 상호적 경험이 아니라 혼자만의 것이기 떄문이라 주장합니다. 고통을 수반하고, 외로움을 심화 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그녀가 생각하는 사랑입니다. 이러한 사상은 그녀의 작품속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데요. <슬픈 카페의 노래>는 무척이나 기괴한, 우리가 그로테스크 하다 말하는 인물들의 엇나간 사랑이야기 입니다.

 

 

아밀리아가 서 있는 자리에는 난로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비치고 있어서 그녀의 기다랗고 거무튀튀한 얼굴이 다소 밝아 보였다. 그녀는 마치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표정에는 고통, 당혹감, 그러면서도 불확실한 기쁨이 뒤섞여 있었다. 그녀는 평상시처럼 그렇게 입을 굳게 다물고 있지도 않았고, 종종 침을 삼키기도 했다. 피부는 창백해진 듯했고,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은 큰 손에서는 진땀이 나는 듯했다. 그날 밤 그녀의 표정은 바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표정, 눈은 피안을 향하고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표정, 바로 그것이었다.

 

-P.45-

2.

 

 주인공인 미스 아밀리아는 무척이나 억센 여자입니다. 평범한 여성들과 달리 남자 같은 덩치에 힘도 세고 싸움도 잘하는 아밀리아는 소송걸기를 좋아하며, 재 때 돈을 갚지 않으면 막무가내로 쳐들어가 돈이 될 만한 걸 무엇이든 가지고 나오는 지독한 여자입니다. 모든일을 잘하지만, 인간 관계에 있어서는 무척이나 서툰 그녀에게 어느날 낯선 손님이 찾아옵니다. 자신을 아밀리아의 이종 사촌지간이라 주장하는 꼽추 ‘라이먼’. 사람들은 그가 아밀리아에게 어떻게 곤욕을 당할까 걱정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쳐다보지만, 생각외로 아밀리아는 라이먼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활발한 라이먼은 혼자 살던 아밀리아에게 삶의 활기를 되찾아 주는데요. 얼마 뒤 아밀리아에게 테이블을 놓고 술이나 음료를 파는 카페를 하자고 이야기 합니다. 라이먼 말이라면 무엇이든 듣는 아밀리아는 곧 카페를 열고, 그 카페는 마을 사람들이 즐겨 찾는 마을 명소가 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아밀리아와 전남편 마빈 메이시가 가석방된 뒤 마을에 나타납니다. 마을의 악인이였던 그는 한때 아밀리아를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개과천선해 아밀리아와 결혼까지 했지만 얼마 뒤 아밀리아에게 쫓겨납니다. 전 재산을 바쳐 사랑했지만, 이유 없이 쫓겨난 그는 복수를 다짐하며 다시 범죄의 늪으로 빠지고 마는데요. 그렇게 교도소에 갇혔던 마빈이 복수심을 가득 안고, 아밀리아 앞에 나타난겁니다.

 

 한편 라이먼은 거칠고 위협적인 마빈을 바라보는 순간 사랑에 빠집니다. 누가봐도 악인인 마빈을 동경하고 따라다니며 아밀리아를 멀리 하지요. 그렇게 가까웠던 라이먼이 자신을 멀리 하면서 다시 혼자가 된 아밀리아는 자신의 행복과 사랑을 짓밟는 마빈과 결국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됩니다.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증조할아버지가 되어서도 20년 전 어느 날 오후, 치허 거리에서 스쳤던 한 낯선 소녀를 가슴에 간직 한 채 계속해서 그녀만을 사랑할 수도 있다. 목사가 타락한 여자를 사랑할 수도 있다. 사랑 받는 사람은 배신자일 수도 있고 머리에 기름이 잔뜩 끼거나 고약한 버릇을 갖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사랑을 주는 사람도 분명히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지만, 이는 그의 사랑이 점점 커져 가는 데에 추호도 영향을 주지 못한다.

...

 

그래서 어떤 사랑이든지 그 가치나 질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

 

-P.50-

3.

 

 이야기는 아밀리아 - 라이먼 - 마빈의 어긋나고, 기괴한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비극적입니다. 이야기의 마지막 카페의 노래는 슬프게도 더이상 울려 퍼지지 않고, 아밀리아는 다시 혼자가 됩니다. 사랑은 두 사람의 공동경험 이지만, 그 공동 경험이 항상 같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습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입장과 생각이 항상 같을 수는 없을테니 말이에요. 엇갈린 그들의 사랑은 이러한 '매컬러스'의 사랑론을 더욱 공고히 합니다.

 

 기이한 인물들의 기이한 사랑. 작품을 만들어낸 '카슨 매컬러스'의 삶을 살펴보면, 그녀의 사랑 역시 순탄치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가 지망생인 '리브스 매컬러스'와 결혼했지만, 작가로서의 재능이 부인에게 뒤지고 항상 그녀의 그늘에 살아야 했던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평탄치 못했습니다. 둘은 각자 동성의 애인을 사귀어 이혼하기도 하고, 다시 재결합 하기도 하며 애증의 관계를 유지했는데요. 작품에 드러난 그녀에 사랑관은 아마 그녀의 삶에서 연상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랑의 모습은 무척이나 다양하다고 다른 책을 설명하며 이야기 했던것 같습니다. 사랑의 모습은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그 방식과 결과까지 사랑이라는 범주안에 담아 넣는다면 아밀리아의 사랑 역시 우리가 함부로 평가할 수 없을겁니다. 사랑은 항상 행복하고,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기괴한 인물들의 사랑 속에서 사랑의 오묘함을 다시한번 생각해 본 작품이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임캡슐 미스터리 야! 2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주영 옮김 / 들녘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1920년대 분위기가 물씬 나는 학교 앞에서 스물 남짓한 학생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줄맞춰 서 있다. 첫째 중 중앙에는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이 앉고 양옆으로 반장과 부반장이 앉았다. 아야카는 첫째 줄 끝에 앉아 있다. 둘째 줄은 서 있고 셋째 줄은 단 위로 올라갔다. 건물이 낡았고 시골 학교라서 그런지 아이들 얼굴에도 촌티가 철철 흐른다. 컬러사진이지만 50년 전 졸업 사진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P.21-

 

(스포 有)

 

1.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운동장에 타임캡슐을 묻었던 기억이 납니다. 담임선생님의 주도하에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적어 네모난 통안에 담아 묻어두었죠. 교정에 묻어두었던 편지는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요. 언제 만나서 이걸 다시 연다는 말이 있었던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사실 타임캡슐을 묻었던 기억도 정말 아련하게 남아있어서 과연 그게 정말 내가 묻은 것인지, 아니면 내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인지조차 불분명 합니다. 초등학교때 친구가 연락이 된다면 물어보겠지만, 몇 번의 이사로 그때의 인연은 모두 끊겼습니다. 과연 그때 내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적혀 있었을까요. 어린 시절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을까요?

 

 타임캡슐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낭만적입니다. 미래의 나를 생각하며 추억할만한 거리를 담아 기억한다는 행위가, 시간이 지난뒤 바라보면 그때의 미성숙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기억할 수 있는 추억거리일테니 말이죠. 오래된 일기장을 뒤져볼때의 부끄러움과, 이렇게 많이 컸구나 싶은 뿌듯함까지. 일본의 미스터리 작가 '오리하라 이치'의 <타임 캡슐>은 바로 이 타임캡슐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오래전 묻어 두었던 타임캡슐과 그 안에 숨겨진 동창생들의 비밀. 그 안에는 단순히 아름다운 추억만 담겨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숨기고 싶은 과거와, 잊고 있었던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이렇듯 화기애애하고 따사로운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극한의 겨울로 되돌아가 버린 것 같다. 운동장에서 들리는 환호성이 단절되며 얼음 같은 침묵이 주위를 감쌌다. 다섯 명은 곤혹스러운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억지로 봉인한 기억의 상처에서 고름이 흘러나온다.

 

-P.145-

 

2.

 

 10년 전 중학교 졸업 기념행사로 타임캡슐을 묻었던 여섯 명의 멤버들. 시간이 지나고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던 그들에게 어느날 기묘한 편지 한통이 배달됩니다. '구리하시기타 중학교 3학년 A반 죽음을 선택받은 졸업생 여러분'이라는 소름끼치는 문구의 편지는, 당사자들 개개인에게 소름돋는 기억을 안기며 도착합니다. 한편 프리랜서 카메라 작가인 아야카는 타임캡슐을 묻은 멤버이지만, 병원신세로 인해 당일 행사에 참가하지 못했는데요. 타임캡슐을 묻은 친구들을 취재하며 자신이 없었던 시점에 다른 멤버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건을 진행캡슐을 묻은 멤버들의 기억은 진실의 퍼즐 조각입니다. 극이 진행되면서 한 사람의 이야기는 다음 사람의 이야기로 보완되지만, 그 진실이 온전한 것인지는 믿기 힘듭니다. 과거의 사실은 기억에 의존하는 것으로 주관적일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타임캡슐>은 이렇듯 다른 기억이 빚어내는 미스터리 입니다. 타임캡슐 행사에 참가했지만 얼굴을 알 수 없는 두명의 학우는 그런 미스터리를 더욱 증폭시킵니다. 과연 존재하지 않는 이들의 기억은 어떤것일까요.

 


 

 

 

졸업 전 추억 만들기는 이만하면 성공이다. 한밤중 뒷산에 들어가 동굴 속을 탐험하며 이렇게 무서운 체험을 했으니까. 이제 충분하다. 성취감은 느끼지 못했지만 피로와 공포는 충분히 맛보았다. 다섯 멤버들 역시 똑같지는 않아도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P.246-

3.

 

 소설은 3인칭 시점으로 10년 전의 과거와 현재가 반복됩니다. 이렇듯 시점이 계속해서 교차하지만, 읽어나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외려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다보니,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지 않음에도 더욱 스릴 넘치는 진행을 유도합니다. 미스터리 YA 시리즈가 영 어덜트를 대상으로 하는 시리즈여서 그런지, 기존에 봤던 미스터리 서적들과는 달리 자극적인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았는데요. 그런 폭력성을 배제하고서도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않고 이야기를 진행해 가는 작가의 능력이 놀라웠습니다.

 

 사실 중반까지는 쉴새없이 몰입되었던 이야기가, 후반부에 가면서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엉키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정말 억지로 끼워 맞춘듯한 반전은 생각 외였지만, 그다지 수긍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전에 <행방불명자>를 읽으면서도 중반까진 재밌게 읽다 마지막에 가서 김이 샜던 경험이 있는데 마무리를 잘 못짓는 작가라는 생각이 살며시 들더군요. 대표작인 <도착의 론도>를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타임캡슐'이라는 소재와 이야기는 참 좋았지만, 트릭을 끌어내는데 있어 아쉬움이 남는 작품 <타임캡슐> 이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2013년을 맞이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입니다.

다가오는 개강 준비에 서서히 가슴이 떨려오는데요.

이 떨리는 마음 좋은 책들로 달래 보아야 겠습니다.

2월에 읽고 싶은책 시작하겠습니다.

 

 

 

 언제나 팔색조 같은 매력으로 각기 다른 스타일의 작품을 보여주는 '우타노 쇼고' 그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절망노트>는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주인공 '다치카와 숀'은 중학교 2학년 남학생으로 몇몇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합니다. 고레나가를 비롯한 가해자들은 급식으로 나온 빵을 가로채고, 뒤통수에 지우개를 던지고, 교과서의 굵은 글자를 매직으로 칠해서 읽을 수 없게 하고, 급식비에서 천 엔짜리 지폐를 빼내 컬러로 복사한 가짜 지폐와 바꿔치기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숀을 괴롭히지요. 숀은 자신이 당한 고통을 일기장에 기록하는데, 그 일기장의 이름이 '절망노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찮게 신을 발견하게 된 숀은 신에게 가해자들을 처단해달라고 빕니다. 너무 괴로운 날엔 "신이여, 고레나가를 죽여주세요"라고 쓰기도 하구요. 그런데 숀의 소원이 실제로 이루어 집니다. 노트에 이름을 쓴 가해자들이 다치거나, 실제로 죽게 되는겁니다.

학교폭력 문제가 큰 화두로 다가오는 요즘 더욱 인상적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입니다.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 '마츠모토 세이초'의 신작입니다. 인기작가와 3류 저널리스트를 중심으로 발생한 사건을 해결해가는 이야기와, 이 사건을 추적하는 와중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가꾸어가는 한 커플의 이야기가 나란히 전개되며, 한쪽 이야기가 어두워질수록 다른 쪽 이야기는 그와 비례하여 밝아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합쳐진 형국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사건이 비극적으로 마무리됨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는 해피엔딩을 선사하는 작품은 영상으로 만들어져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요. 사회파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어떤 이야기가 진행될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37번째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입니다. 이번 대상 수상자는 <침이 고인다>의 김애란 작가네요. 대상 작인<침묵의 미래>는 언어 자체가 스스로 그 존재와 가치를 되묻고 운명에 대해 질문하게 함으로써, 언어의 사멸이라는 현상이 현대문명을 살아가고 있는 인간에게 본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을 우화의 형식으로 말해주고 있는 작품이라는데요. 줄거리가 나와있지 않아 더욱 궁금한 작품입니다.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기다려왔을 37번째 이상문학상 수상집. 깔끔하게 나온 표지만큼이나, 쌈박한 내용의 이야기를 기대해 봅니다.

 

 

 

 

 

 

 

 <일곱명의 술래잡기>는 호러를 미스터리의 접목시킨 호러 미스터리의 대가 미쓰다 신조의 신작입니다. 기존에 나왔던 '도조 겐야시리즈', '작가 시리즈'와는 연결되지 않아 더욱 궁금했던 작품인데요. 현대를 배경으로 해서 더욱 오싹할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어린 시절 옛 친구들과의 추억과 전화, 그리고 자살이라는 낯설지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는 책은, 민속적인 요소가 강한 배경이나 독특한 성격들의 인물들을 주로 등장시키곤 했던 그의 기존 작품들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러나 잔인하거나 엽기적인 묘사 없이 담담한 서술만으로 자아내는 섬뜩한 공포, 그리고 여전히 정교한 추리와 놀라운 반전은 왜 미쓰다 신조가 '호러 미스터리의 거장'으로 불리는지 다시 한 번 알려줍니다. 늦겨울에 읽는 호러 미스터리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정크>는 우리말로 바꾸면 쓰레기란 뜻입니다. 작가인 김혜나가 3년간 퇴고를 거듭하며 심혈을 기울여 온 작품은 이 시대 루저들의 또다른 초상화를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생아로 태어난 비정규직 동성애자인 까닭에 보잘것없거나 혐오스러운 존재로 취급당하는 주인공 '성재'의 삶은, 이 사회에서 그 자체로 정크 푸드나 정크 메일처럼 폐기 처분되어야 할 쓰레기로 취급당합니다. 이 소설은 루저 중의 루저인 정크족들의 삶의 단면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며 그들의 존재 이유를 처절하리만큼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과연 정크족들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요. 존재 가치가 없는 인간이 있을지 작가의 생각이 궁금해 집니다.

 

 

 

 

 

책을 정리하고 보니, 다섯권 중 세권이 일본 소설이네요.

편독은 그만이라고 다짐했것만.. 습관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흥미로운 미스터리가 많이 나오는 요즘 페이퍼를 작성하는것 만으로도 무척이나 즐거워 지네요.

과연 2월에는 어떤 소설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