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희망이다>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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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희망이다 - 혼돈의 시대, 한국의 지성 12인에게 길을 묻다
김수행 외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6월
평점 :
희망이란 단어가 생뚱맞다. 지금은 절망의 시대다. 나는 우리가 희망하는 법이 아니라 제대로 절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희망이란 말로 지금의 절망을 피하려 하는 것은 비겁할 뿐이다. 그런데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한 것은 거꾸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 사람들의 이름때문이다. 아마도 지금 가장 절망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들이 거꾸로 희망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아..그래.. 그 희망 앞에 있는 '거꾸로' 그럼 거꾸로 희망일 수 있는 그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고!
지금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빈인빈 부익부 사회를 추구하시는 우리의 대통령님이나, 그런 대통령을 무슨 신따르듯 하는 정치인이거나, 아니면 당신도 열심히 노력만 하면 대한민국 1%가 될 수 있다고, 지금 그렇지 못한건 당신이 게으르고 무지하기 때문이라 끊임없이 충고하는 자기개발 전문가일 뿐이다. 그렇다.. 지금, 희망을 말하는 것은 오히려 고통이다.
그런데 이 책, 무슨 자신감인지 희망이라 말한다. 살짝 비위가 상하려 하는데, 그들이 이야기하는 희망이 뭔가 조금 다르다. 그 희망은 7%의 경제성장율을 약속하지도 않으며, 부유하고 풍족한 삶을 그려주지도 않는다. 그저 절망의 시대에 '그래도 나는'이 아니라 '그러니까 우리를'이라 말하는 희망이고 '나혼자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 같이 행복하게(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는 희망이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다른 주제로 이야기했건만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로 통한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것 그것이 바로 희망이라고..
지금이 희망일 수 있는 이유는 어느 정도 결핍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필요로 하게 하기때문이고 더 이상 발빠르게 두려움이란 본질을 피해 물러날 수 없기에 마침내 자신의 두려움에 직면하고 자신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며, (경제적인)성장이 불가능 하기에 다른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막다름에서 우리는 우정과 환대로써 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경쟁이 아닌 소통으로 그 공동체의 가치를 찾고, 함께이므로 겁먹지 않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스스로 얻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냐고? 4.19 때도, 촛불시위때도..한국 사회는 변화할 때 대단히 빨리 변화해왔다.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은 결국 노예가 아닌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겠다는 우리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니까. 바로 그 자존심을 가진 우리는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이름으로 이 절망의 시대에 겁없이 맞서 보는 것이다.
그렇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은 거꾸로 희망이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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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그들의 이야기
우리는 어떻게 좋은 삶을 살 것인가, 김종철-이문재
-. 외로운 사람, 예민한 사람, 세상이 맞지 않아서 괴로워하는 사람, 세상이 너무 미쳐 돌아가니까 이걸 혼자 힘으로 어찌할 도리도 없고 늘 고민에 빠진 그런 사람이 사실 많습니다. 흩어져 있어서 그렇지. 그런 분들이 [녹색평론]이라도 있으면 '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하고 위로를 받잖아요.
-. 이런 기회에 우리가 이제 진짜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게 정말 유익할 것 같아요.
-. 관조적인 삶, 다시 말해 좋은 삶이란 좋은 삶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사는 삶이죠. 실천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예요.
- 이 강인한 정신과 에너지, 이게 어디서 나온 걸까요. 사람 간의 관계에서 나온 힘이예요. 그때는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었다고 해도 아직 마을 공동체가 살아 있었고, 그 공동체의 상호부조적인 관계망 덕분에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죠.
-. 그러니까 결국 좋은 삶이란 뭔가?관계예요. 인생은 관계입니다.
-. 절대적인 궁핍상황은 안 되겠지만, 어느 정도 물자와 서비스가 결핍된 상황이라야 사람들이 서로 돕게 되는 겁니다.
-인간관계가 우리를 구속하기도 하지만, 또 인간관계 속에서만 우리가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하면 우리는 이미 사람이 아니에요. 같이 뒹구는 수밖에 없어요.
-. 이 상황을 뚫고 나가는 힘은 어디서 나오느냐고 하셨는데, 저는 한마디로 우리 각자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해요.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으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길 외에 더 좋은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나와 내가 아닌것의 경계를 묻는다. 정혜신-김어준
-아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나만 힘들었던 게 아니었구나'하는 깨달음이 그 사람을 위로하고, 마음의 고통을 치유합니다.
-마술적 사고............돈을 아무리 아무리 벌어도 불안을 달랠 수 없는데 아이가 책 읽듯이 돈을 벌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고 믿는 일들이 많이 나타납니다.
-. 저는 일단 다 멈추자는 얘기를 여러분께 드리고 싶어요. 있는 그대로 불안을 직면해보자. 정말 뭐가 불안한지 들여다보는 과정 없이는 본질에 다가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 두려운 마음으로. 두려움에 직면하지 않으려고 세상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면서 늘 본질을 피해왔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가 불안한 거라는 얘기를 여러분께 드리고 싶어요.
-. 제대로 된 자기대면이란 그렇게 강렬한 거예요. 자기 대면을 한 사람은 편안해지고, 안정감을 갖게되고, 그리고 자기 확신을 갖게 돼요.
-. 관념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자기 존재를 느끼면서 사는 것이 그 어떤 행위보다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히어 앤 나우에 집중하는 것, 그것부터 시작을 해보는것이 좋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니까 욕구 충족이 안된 상태를 지속하지 말라는 거시죠. 내 욕구를금방금방 알아차리는 것,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죠.
-. 모든 사람은 예외 없이 완벽하게 불완전하다는 거예요.
-. 세상에 맞추어도 되지만 그렇게만 해서는 끝까지 건강하게, 활동적으로 살 수는 없다는 거죠.
세계 공황의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가 갈 길은 어디인가, 김수행-정태인
-. 마르크스주의 공황이론이라는 것이, 정확히 과잉 축적의 위기라는 것이 자본의 필연성이라는 것이죠.
-. 모든 개인이 '각개 격파식'으로 나 혼자만 잘살려고 하니까 문제가 자꾸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절대 해결이 안됩니다.
-. 마르크스 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은 그 사회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말합니다.
-. 제도 속에서 사람이 형성되는 것이지, 원래 인간이 이기적인 것은아닐 겁니다. 그래서 협동하며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 지금 상태에서는 분배를 통해서 고루 잘살게 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 나 혼자 살 방법은 없습니다.
상상력은 어떻게 해서 생기나? 조한혜정-우석훈
-. 청소년들도 생존하는 것 자체에 겁을 먹고 보수적이 되고 있고요. 무엇을 하고 싶다는 욕망보다는 생존에 대한 염려가 더 큰 것 같아요.
-. 유기체적 감각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 감각을 잃지 않고 일을 해나가기 때문일 겁니다. 그 공간에서 유기체에 대한 감각을 키워내는 것이죠.
-. 우정과 환대의 공간. 우정과 환대. 멋있잖아요. 저는 거기에 명랑이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 '우정과 환대'의 사회는 우리 안에서 이미 퇴화되어버린 돌봄, 소통, 환대의 감각을 일깨울 때 가까이 오는 것이라 생각해요.
-. 무엇보다 '돈돈' 하지 말아야 하고, 경쟁의 언어에서 벗어나야 하죠. 바로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식의 사냥꾼의 언어는 그만 사용하고 '더불어 사는' 돌봄과 상호이해의 언어, 채집인의 언어로 바꾸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저는 돈의 지배에 종속되지 않는, 승자 독식 사회에서 서로 적대적으로 괴롭히는 일을 하지 않는 그리고 세상에 대해 겁을 별로 먹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서 즐겁게 사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위기의 경제, 위기의 사회 그 대안과 해법을 상상한다, 박원순-하승창
-. 저는 경제 성장이나 소득이 우리의 최종적인 목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수치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좀더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에서, 대안적 경제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삶의 어떤 양식이나 목표, 비전들을 재검토합시다. 먹고사는 것, 입고 즐기는 것을 바꾸면 훨씬 더 가치있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역사는 후퇴하지 않는다. 때로 에돌아갈 뿐이다. 서중석-정해구
-. 파편화되면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경쟁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개별적으로 취직을 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고. 개별적으로 경쟁하다 보면 사회의 연대라는 것이 잘 안됩니다. 과거 민주화 운동은 사람들이 서로 연대해서 독재에 항거하면서 역사를 만들어온 것인데, 이제는 그게 해체되고 있는 것 같아요.
-. 그런데 한국 사회는 변화할 때는 대단히 빨리 변화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더 빨리 변화합니다. 4.19 때도 그랬습니다. 촛불시위도 그랬습니다.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