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를 리뷰해주세요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와 나눈 3일간 심층 대화
오연호 지음 / 오마이뉴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평론가 고 김현씨의 평론집 중 한 권의 제목은 "책읽기의 괴로움"이다. 문학비평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 나온 책읽기의 괴로움이라...
나의 옅은 지식으로 그가 어떤 의미로 책 읽기의 괴로움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오롯이 이해하고 있지 못하지만, 가끔씩 나에게도 그런 때가 온다. 책 읽기의 괴로움의 순간이 말이다.. 

책읽기의 괴로움은 책읽기가 어렵다거나 피곤하다거나 하는 것과는 다르다. 책을 읽는 것이 고통이 됨에도 멈출 수 없다는 것. 그 책이 나로하여금 애써 모른척 무시해온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이 책 한권을 읽는다는 것은 이중의 괴로움이었다. 하나는 권리는 추구하되 그 권리를 위한 싸움에는 무관심했던 나 자신을 인식하므로써 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스스로 버려버린 너무도 바른 한 양심과 마주해야 한다는 데서 오는 것이다..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그 사람을 잃어버리게 만든 나에 대한 자책... 이 책은 그렇게 끊임없이 나를 괴롭힌다. 

"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되거나 확인하게 되는 것들이 모두 제가 풀고 싶은 의문에 완전한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이렇게 하는 동안 세상 이치를 깨우쳐가는 기쁨이 있고,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고자 하는 노력에 스스로 보람을 느낍니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아니 이 책을 읽는 보통의 사람이라면(요즘 세상에는 너무도 이상한 사람이 많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괴로움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감히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시민들이 조직되어서 정책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현재의 이해관계와 미래의 이해관계 이런 것들을 정학하게 이해하고, 그래서 마침내 정확하게 선택해 나가야 한다. 시민의 운동이죠."

그것은 고인이 된 대통령을 우상화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그를 추억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자신도 부족한 사람이라는 그의 말처럼 인간으로서의 그도, 정치인 대통령으로서의 그도 분명 약점도 있고, 잘못도 있을 것이다. 나역시 그의 모든 정책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제대로 된 국민, 제대로 된 시민이 되기위해서, 술자리에서 안주를 대신한 정치 뒷얘기 따위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를 고민하고 공유하기 위해, 정말 정치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바로 내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보길, 이 땅에서 사는 시민으로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해볼 계기를 만들어 보길 권한다.

 
" '낮은 사람이, 겸손한 권력으로, 강한 나라'를 만든 전형을 창출한 사람. 그가 곧 링컨이다. 그는 옳은 길을 갔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그 길을 가 성공했기에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 인간의 자존심이 활짝 피는 사회, 원칙이 승리하는 역사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나의 간절한 소망이자 정치를 하는 이유이다."

노무현 그는 김구가 아닌 링컨이 되겠다고 이야기했다. 걸어서 청와대를 나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정의가 실패하는 역사는 더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링컨처럼 대통령이 될 수 있었지만 링컨이 노예제를 폐지했음에 반해 그의 평생필업이라 하던 지역주의를 타파하지는 못했다. 그는 걸어서 청와대를 나왔지만 그의 걸음은 청와대를 나와 1년이 조금 지난 어느 오월에 멈췄다. 그렇다면 그가 만든 역사에서 정의는 승리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했던 노무현을 공부하고 있을 아니 해야할 우리들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고 그 결과는 지금이 아니라 아마도 한 백년쯤 후의 역사를 통해알게 될 것이다. 
 
"다만, 이런 말은 해두고 싶군요. 저도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도 부족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납득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속았다고 생각하기가 쉽지요. 그리고 실망하고, 다음에는 세상을 불신하게 되지요. 부족한 그대로 동지가 되면 좋겠습니다."

멕시코의 침략전쟁을 반대하면서 헨리데이빗소로우는 부당한 국가 권력에 대해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보도록 하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간디를 통해서, 마틴 루터 킹을 통해서 그는 그가 결코 지지 않았음을, 그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랬기에 나는 노전대통령의 정의를 위한 싸움이 지금 이순간에도 계속 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 싸움의 중간에 서 있는 나는 백년쯤 후에 올지도 모를 승리에 대한 믿음으로 현재를 버티어 낸다는 것이 여전히 버겁고 서럽기만 하다. 그럼에도 그의 말처럼 부족한 그대로 서로 동지가 되어 버겁고 서러운 그 싸움을 해볼 그런 용기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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