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힘 -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지는
레이먼드 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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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읽은 자기 계발서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들은 너무도 피상적인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뭔가 대안을 내 놓을 것처럼 얘기하면서 실상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말로 좀처럼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그런 얘기들이 식상했다고 할까. 무엇보다 권유가 아닌 명령과 같은 얘기는 직장에서도 너무 많이 들어서 책에서까지 듣고 싶지 않다.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관계의 힘]은 조금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스토리텔링으로 요즘 자기 계발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이 에세이인지 자기 계발서인지 혼동이 올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자기계발서이다.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상당히 큰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 완구 업체 중 나름 큰 회사인 원더랜드에 근무하고 있는 신팀장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간미가 떨어지는 사람으로 통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는 과정에서 친척들끼리 부모님의 우산 공장을 갈취하는 것을 보았다. 나중에 대학시절에는 하나밖에 안 남은 집마저 저당 잡혀 대출을 받아 달라고 온 친척들과 싸워 사람에 대한 모든 마음의 문을 닫으며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쓰려니 이렇게 인간미가 없는 인물을 하나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래야 책속에서 인간관계의 의미를 찾으며 어떻게 해야 나의 사람으로 만들고 또 혼자 살아가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저자가 알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주 조이사를 찾아가 위임장을 받으러 가는 과정에서 신팀장에게 내기를 걸게 된다. 그에게 일주일에 한 명씩, 네 명의 친구를 만들면 위임장에 사인을 해서 주겠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아무도 신팀장과 얘기하지 않고 그저 일만 하는 사람으로 알뿐 그 누구하나 다정하게 말 걸어 주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한 달도 아닌 일주일에 한명씩 친구를 만들 수 있을까.

 

조이사는 신팀장에게 인간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섯 가지만 있다면 그 진심이 전해진다고 했다.


 

 

“관심, 먼저 다가가기, 공감, 진실한 칭찬, 웃음”


 

 

책에서는 물론 신팀장은 목적을 달성하고 그 달성하는 과정은 나름 의미 있는 감동도 살짝 있지만 이것 역시 참 피상적인 얘기라는 것이 아닐까. 만 명의 인맥보다 한명의 진실한 친구를 가지라고 한 그의 얘기도 이해는 가지만,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는 것. 사람이 내 맘 같지 않게 움직인다는 것. 나의 진심이 때로는 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처럼 흩어져 간다는 것. 다시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에게서 위안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단단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인지 알아 갈 때쯤 어쩌면 이 책을 이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회사는 갈등을 가장 무서워하네. 그래서 실패한 직원은 용서해도 분란을 일으키는 직원은 절대 용서하지 않아. 아무리 훌륭한 조직이라도 미꾸라지 한두 마리만 풀어놓으면 엉망이 되니까. 회사는 갈등에 관한 한 노이로제 환자와 같다고 보면 되네. 지나치게 민감해서, 스캔들이 일어났을 때는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까지 같이 몰아내려고 하지.” P83




 

옮겨 적은 것들 중에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부분이었다. 우리 회사에 작년 하반기와 상반기까지 모두 사업에 실패한 모 영업 과장은 스카우트되어 온 유능한 직원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일 년 내내 적자를 내고 있지만 회사는 그를 내치거나 감봉 삭감도 없다. 하지만 그 실패한 프로젝트로 인해 몇 달씩 밤을 새며 일한 직원들중 한명이 답답하게 진행하는 영업 과장에게 회의 중 쓴 소리를 날렸다. 왜 저런 인간을 스카우트까지 해 와서 일을 시키는지 알지 못하겠다는 분위기에서 나온 진실의 말이었지만 그 직원은 한 달을 못 넘기고 회사를 나갔다. 너무나 눈에 보이게 영업과장은 그 직원을 무시했고 모멸감을 주었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처럼 대했다. 회사란 그런 곳이다. 그런 곳에서 무슨 인간관계를 논하고 있냔 말인지. 다만 책속에서 신팀장처럼 얻은 세 명의 친구들처럼 그런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행복한 것이다. 그들도 그런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기까지 상처를 받고 극복하고 다듬어졌다.


 

 

 

 

상처받지 않고 행복해 지고 싶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방법이란 것이 어떤 것일까. 저자가 말한 그 다섯 가지만 있으면 상처 받지 않고 인간관계를 좋게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 누구나 꿈꾸겠지만 그런 헛된 얘기는 넣어두라고 얘기하고 싶다. 극복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뭐, 나는 그렇다. 나는 상처 받으면서 그것을 극복하겠다. 상처 받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사람들 이용하면서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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