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사랑이 말을 걸면
정용실 외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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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랑을 하라는 거였구나. [언젠가 사랑이 말을 걸면]


노희경의 책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책을 읽으면서 느꼈지만 때로는 너무 관념적인 사랑론에 지칠 때가 있다. 공감을 잃은 사랑은 그저 술자리에서 잠시 흘렸던 지나간 사랑에 대한 얘기 할 뿐이다.

네 명의 여자가 말하는 [언젠가 사랑이 말을 걸면] 또한 이런 관념적인 얘기에 다소 지루한 부분이 없지 않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분명 네 명의 여자의 다른 사랑에 대한 얘기를 풀어 놓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장을 덮으니 한 사람이 자신의 사랑관에 대한 얘기를 쏟아 놓은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할까?

이중의 가장 공감이 많이 갔던 얘기는 솔로와 유부녀의 이야기였다. 십 수 년 전에 내가 본 단막 드라마 중에 “타인의 거울”이라는 것이 있다. 그 두 여자 주인공이 그렇다. 한명은 꿈을 포기하고 부잣집 남자한테 결혼을 했고 한명은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뤘지만 공허함에 빠져 있다. 어느 날 두 여자가 만나서 서로의 모습, 즉 타인의 거울속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결혼한 여자는 당연히 자유롭고 성공을 이룬것 같은 솔로인 여자가 부럽겠고, 솔로인 여자는 안정된 가정에서 직장 상사의 꾸지람을 듣지 않고 아늑하게 살고 있는것 같아서 그 모습이 부러워했다. 하지만 그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거울이 아닌 타인의 거울 속에서만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다. 나의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그렇게 보인다는 것.



이런 부분을 얘기한 에피소드가 가장 어떤 모습이건 지금의 나를 가장 사랑하라는 마지막 구절 때문이었다.

혹은 지금의 모습이 쓸쓸해서 여태 내가 잘못 살아 온 것은 아닐까 걱정하고 안정부절 살아가지만 그것 또한 인생을 지나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그녀들도 말하지 않던가. 사랑에는 그 어떤 정답이 없으니 지금 하는 사랑에 의심하지 말고 지금을 즐기라고. 후회하는 사랑을 하지 말라고. 그 후회를 낳지 않기 위해 더 뜨겁게 치열하게 살아가라고.

한 에피소드 중에 참 마음에 드는 가족 얘기가 있었다. 한 가족은 주말이면 각자 원하는 책을 한권 골라서 카페나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는 부분에서 정말 낭만적인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부분을 수용하지 못하는 남자를 혹은 여자를 만나게 되면 낭만적인 (이 낭만은 오로지 나의 관점에서만 그렇게 느껴 질 수 있는 것이고) 것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 같이 공유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 주변에 결혼을 하지 않는 직장 동료들이 많은데 나 또한 이 얘기를 가장 많이 한다. 어느 날 극장에 갔는데 부부가 보고 싶은 영화가 각각 다르다면 어떻게 할까 물어 봤더니 다들 상대방에 맞춰 보겠다는 것이다. 나는 달랐다. 각자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만나서 서로가 본 영화를 얘기해주면 더 좋지 않을 까였다. 같이 보고 그 얘기를 서로 공감한다면 좋겠지만 서로 피하고 싶은 영화를 참아가면서 같이 볼 이유가 있는 것이냐고 했더니 다들 나의 생각이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나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되는 것이고. 그들은 그들의 방식에 맞게 영화를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서로의 취향을 절대적으로 존중해주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면 사랑 따위 부질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무엇이든 구원할 수 없는 현실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지만, 사랑이 주는 간절한 안식은 아직 모른척하고 있지 않다는 것에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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