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프란츠 카프카 지음, 북트랜스 옮김 / 북로드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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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떠나야 내가 보이는 것일까.

참, 오래전에 읽은 카프카의 소설을 다시 읽는다. 한때 그의 기묘한 소설에 끌려 그의 작품들을 많이 읽었는데 그중에 다시 읽게 된 [변신]은 다시 읽어봐도 너무 슬픈 소설이다.

 

 

어느 날 그레고르는 잠에서 깨어 자신의 몸이 벌레로 변신한 것을 알게 되었다. 며칠 전까지 외판원의 일로 너무 피로가 겹쳐 그런 줄 알고 다시 잠이 들려 했지만 그의 잠드는 습성처럼 오른쪽으로 돌아누워 자려고 했지만 벌레의 몸으로는 도저히 그런 모습으로 잠이 들 수 없게 되었다. 며칠이 지나도 그의 변신된 벌레의 모습을 돌아오지 않았고, 그를 의지하며 살았던 가족들은 결국 그의 벌레의 모습을 알게 된 후 그를 방에 가두며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생기면 처음에는 분노의 감정이 생겼다가 이내 현실 부정을 하게 된다. 드라마속 주인공이 어느 날 암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분노를 일삼다가 절대 암이 아닐 것이라고 현실을 부정하게 된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사실 분노의 모습도 현실 부정의 모습도 크게 나오지는 않는다. 어쩌면 카프카 자신이 아버지 밑에서 인정받지 못하며 살았기 때문에 분노와 현실 부정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일까 생각해 본다.

 

 

분노와 현실 부정을 이어 이후 타협을 하고 이내 우울증을 앓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이 암이었다는 것을 수용하며 마지막 후회와 반성을 하는 드라마 주인공의 모습처럼 고레고르가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를 그렇게 두지 않는다.

 

 

 

가족들은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하고, 하숙인들을 들이면서 돈벌이를 하지만,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로 인해 돈 벌이었던 하숙인들이 놀라 나가게 되고, 가장이었던 그레고르는 집안에 두면 안되는 흉측한 벌레로 결국 가족들에게 버림받게 되고 죽어가게 된다.

 

 

스트레스와 피로로 벌레로 변신한 것 한 것이라며 처음 현실을 부정했던 그레고르는 집안에 힘이 되었던 가장이었다. 하지만 그가 돈벌이가 되었던 때만 집안에 꼭 있어야만 했던 사람이고 이후 가족들은 그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토록 아끼던 여동생 또한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토록 지켜주고 싶었고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며 음악 학교를 보내주고 싶을 정도로 얼마나 사랑했던 여동생이었는가. 그런 여동생에게 버림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내게 필요했다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 버려지는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간혹 회사 생활에서도 [토사구팽]을 당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오전 8시가 되기 전부터 출근해서 저녁 10시가 되어야 집에 갈 수 있었던 같은 부서의 대리는 참 능력 있는 사람이었다. 어떤 일을 주건 이렇게 야무지게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놀랍고, 똑똑했다. 그런데 그녀의 그런 똑똑함이 왜 자신을 언제까지 써 먹고 버려질 것이라는 직장 상사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했을까. 회사는 그녀를 인정했을지 몰라도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부장은 그녀가 자신보다 더 잘되길 바라지 않았고, 결국 타 부서로 인사 발령을 내고 좌천 아닌 좌천을 당했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능력이나 성실함과 그를 몰라주는 직장 상사를 만난것을 아쉬워 했고, 인사발령 부장의 탄탄한 직책 유지가 궁금하기만 했다.

 

 

문득 나를 내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진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우리 가족들은 생각할까.

 

 

 

오랫동안 결핵을 앓았던 카프카는 자신의 가족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몇 년전 갔던 프라하에서는 유독 카프카의 기념품이 많았다. 그를 이렇게 자랑스러워 하는 모국이 있는데도 그는 프라하가 아닌 오스트리아에서 죽음을 맞이 했다는 것을 보니 더 쓸쓸하기만 하다. 황금소로에서 만난 카프카를 떠 올려보니, 마음이 아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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