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겨울 에디션)
조유미 지음, 화가율 그림 / 허밍버드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하루종일 흐린 날이었습니다. 조금은 탁해보이는 하늘이 보이는 하루를 지나면, 반짝반짝 빛나는 것처럼 햇볕이 비치는 날들이 떠오릅니다. 딱 기분 좋을 만큼 스치는 바람이 불던 날도요. 매일같은 그런 날 속에 사는 사람도 있겠고, 그런 날을 많이 만나지 못해서 특별한 기억같은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어느 날에는 흐리고, 어느 날에는 잠깐 맑고 쾌청한 하늘을 볼 수 있고... 날씨는 사람이 살아가는 어느 시간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어떤 목표를 세웠지만, 내 마음대로 잘 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열심히 노력해도,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 사람들은 나보다 더 노력했고, 머리도 좋았고, 그리고 운도 더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가끔은 그런 순간이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했지만, 어느 순간을 지나면서 결국은 다시 헤어지는 날이 찾아온 다음에는 어떨까요. 지나가는 노래들이 다 내 이야기처럼 들린다는 말도 있고, 나만 세상에서 가장 아픈 사람 같은 마음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것들을 세상에 단 한 사람만, 단 한 번만 만나는 것이 아니더라도요. 


 그런 순간이 찾아올 때, 마음은 여러 가지의 감정들로 복잡해집니다. 밝고 반짝반짝한 하늘과 기분 좋은 날씨는 갑자기 어둡고 탁한 구름으로 덮이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한없이 추운 날처럼 될 지도 모릅니다. 마음의 날씨가 좋은 날에는 나 자신을 조금은 사랑하기 좋을 날이 될 수 있지만, 한없이 어둡고 적막한 날에도 나를 사랑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는 sns에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던 글을 모은 책 같습니다. SNS 채널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 작가로, 첫번째 책인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에 이어 두번째 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책이 출간되기 전에 이 책에 실린 글을 읽었던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느낀 많은 것들을 길지 않은 글로 쓰고 있는데, 때로는 어느 날의 고단함으로 지칠 때, 어느 날에는 사랑과 이별의 힘겨움을 느낄 때,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함으로 불안함을 느낄 때, 서로 다른 감정이 통과하는 길처럼 조금씩 이야기를 풀어가는 느낌입니다. 함께 실린 화가율 작가의 그림은 색연필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들은 서로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비슷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리는 다른 사람이 겪는 어려움을 보면서 위로도 하고, 격려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려운 시간을 지날 때에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마음을 추스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나 혼자서는 한없이 막막한 기분이 드는 날,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제목이 참 좋아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책이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잘 되었지만 지금 어떤 날을 살아가는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가장 가까이 있어서 그래서 잘 보이지 않지만, 그런 나를 조금 더 믿고, 격려하고 다독여가면서 이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정말 아무거나 해 보기로 했다.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 작은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너무 멀리 보지 않기로 했다. 몇 년 후의 계획을 짜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한 계획을 짜기로 했다. 또 목표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기로 했다. 무조건 의미 있는 걸 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동안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했다. 어떠한 결실이 없어도 되니 그냥 목표한 바를 이루어 보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아주 사소하고 단기적인 것부터 시작했다.

그 후 내 삶에는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었다. 인생은 나에게 주어진 대로 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다. 가정 환경, 경제적인 문제, 타고난 두뇌 등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만족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내가 왜 무기력하게 지냈는지 몰랐는데 거기에 원인이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거기에 만족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내 마음을 굳어 버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하나씩 성공하며 살다보니, 인생은 주어진 길로 가는 게 아니라 내가 길을 선택해서 가는 것이었다.

나는 벽에 걸린 한 폭의 그림이이었다. 나를 감싸고 있는 액자 밖을 벗어나서도 안 되고 내가 걸려 있는 벽을 넘어서도 안 되는 줄 알았다. 틀이 나를 가두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내가 만든 틀에 맞추어 살고 있었던 것이다. 다르게 사는 법을 몰랐으니까. 나의 캔버스가 작다고 해서 그림까지 작을 필요는 없었다. 그림이 액자 밖으로 삐져나와도 되고, 물감이 벽을 타고 넘어가도 된다.

굳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한다면,
나는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
꼭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크게 이룬 것이 없어도
행복한 삶이라고 믿으며 사는 삶을 살기로 했다.
내가 그리고 싶은 인생의 그림은
‘어느 곳에서든 빛나기를‘이라고 이름을 정했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존재자체만으로도 빛이 되고 싶다.
앞으로 내 인생은 어느 곳에서든 빛날 것이다.

내가 스스로 정한 인생이다.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조유미, 화가율, 허밍버드, 2017, p. 25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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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0-26 1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쓴 글이 저장이 안 된 것 같아서 두번째로 이 리뷰를 작성했는데, 두 개가 같이 올라와 있네요.
거의 비슷한 내용인데, 두번째 리뷰에는 인용이 조금 더 있고, 제목이 다릅니다.
둘 중 하나를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cyrus 2017-10-27 14:21   좋아요 1 | URL
‘좋아요‘ 수 많이 받은 글은 공개하고, 나머지 한 편은 ‘친구 공개‘로 설정을 변경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서니데이 2017-10-27 16:20   좋아요 0 | URL
두 개 중 하나를 지우면 지난번처럼 표절이나 도용 있을 경우라도 생기면 무척 곤란해서 어제는 그냥 두었거든요. 둘 하나를 친구공개로 설정을 변경하는 것도 생각해볼게요.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