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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산다는 것 - 중국교육TV <명가논단>의 명품 강연「고전 인생수업」
자오스린 지음, 허유영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중국 고전에 대한 책이라고 하면, 일단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원문으로 된 한문을 만나는 것부터 부담스럽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서양고전과 철학의 경우라면 원문을 읽는다는 것까지는 떠올리지 않는데 말입니다.
이 책은 중국 교육TV의 <명가논단>이라는 명사들의 강연 프로그램에서 있었던 강연을 책으로 쓴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데도 강의를 듣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점과 어렵지 않게 설명하려고 한 점, 그리고 사람들이 들으면서 재미있었을 것만 같은 유쾌함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을 통해서 어렵게만 느껴지던 중국 고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는 유가, 도가, 선가, 묵가, 법가, 병가의 여섯 가지로 크게 내용을 구분할 수 있는데, 유가 편에서는 공자와 맹자, 도가에서는 노자와 장자, 선가에서는 불교 선종 대선사의 가르침을, 그리고 묵가는 묵자, 법가는 한비자와 상앙, 병가는 손자의 병법을 소개합니다. 여러 책으로부터 이들의 이름과 그 시기에 유명한 사상가였음은 들어 알고 있더라도 자세한 내용을 많이 알고 있지는 못한 독자도 읽어볼 수 있도록, 많은 내용을 담지는 않더라도 그 이론의 본질적인 부분을 알 수 있도록 설명합니다. 이름과 간단한 내용을 알고 있었던 유가나 도가에 관한 내용도 조금 더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지만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묵가나 법가, 불가의 가르침이라 하여 어렵게만 느껴졌던 선가 그리고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병가에 관한 설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고전에 대한 소개는 단지 고전 그 자체를 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살다보면 어떻게 살 것인지에 관해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친절한 타인의 조언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도 매번 좋다고 말할 수 없고, 때로는 누군가의 조언이 절실히 필요할 때에 타인으로부터 관심을 얻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이 시기에만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래 전 이들의 시대에도 분명 있었습니다. 전쟁으로 불안정한 시기를 살아가던 수천년 전의 사람이 남긴 기록을 그래도 이 시대에 적용하려 드는 것은 문제될 수 있겠으나, 이들의 생각과 가르침, 그리고 일화를 통해 지금 내가 필요한 모습을 찾아내는 것은 좋은 일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양고전, 특히 중국 고전을 설명한 책은 모두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원전은 여러 곳에서 가져온 설명일지라도 일단 많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아서, 책을 쉬어가면 읽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그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