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오늘은 좋은 하루 인가요? 아아, 그에 앞서... 어린이날은 무사히(?) 넘어갔나 모르겠군요. 흐음, 내일은 어버이날이라지요? (아아, 너무 미워하지 말아요. 내일은 그냥 5월 8일일 뿐이에요. 그리고 그 다음에는... 아아, 그래요, 그만할게요.)

 

 요즘 날이 정말 화사해요. 우리 집 근처엔 철쭉이 이젠 많이 피었어요. 어제 보니 길가에 고양이가 따뜻한 햇빛을 받으면서 눈을 감고 태닝(?)중이더군요. 해가 약간 가니까 그녀석도 약간씩 움직이는 걸 보니, 아무래도 그런 거 같아요. 덥고 춥고 스산하고 비오는 날을 빼면, 일년에 이렇게 좋은 날이 며칠 되지 않지요. 곧 더워질테니까요. 생각나면 이미 지나가버릴 그런 날들일것만 같네요.

 

 오늘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깼는데, 이건 조금 특별한 일이에요. 저는 잠을 못 자는 날은 많지만, 그렇게 일찍 일어나지를 못하는 편이거든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이면, 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눈만 감고있다가 아침에 일어나곤 했죠. 불안했을거에요. 지각할까봐.

 

 언니도 잘 알듯, 제가 시간약속 이유없이 기다리는 걸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약속 잘 지키려고 무척 신경써요. 사실, 누군가 진짜 사정이 있어 잠시 늦는다면, 그걸 제가 크게 뭐라고 하진 않는데요. 그냥 매번 늦는 사람은 저도 싫더라구요. 근데, 그 사람들 중에서 자기는 기다리는 거 잘 못하는 사람일 경우엔, 나 늦어 하는 연락 한 통 받으면서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저도 심기가 불편해져요.

 

 오늘 아침에 눈을 떴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크게 나쁠것도 없는 그런 인생이다, 뭐 그런 거요. 뭐든지 다 가지겠다고 하면, 그때부터 지옥이겠죠. 나만 불행의 골짜기에 사는 사람일 것만 같고, 내 걸 누군가가 가진 것만 같을테니까요. 근데, 그게 평소 마음으로 살기엔, 저는 그냥 평범한 세속의 사람인걸요. 그냥 하루하루 재미있게 사는 게 좋을것 같아요.

 

**언니, 내 이야기 듣고 있어요? 왠지 언니가 들으면 칭찬해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요.

 

 "**,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거 같은데...."

 

 하면서.

 

 언닌 지금까지 제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비교하면 평균 기준 이상 너그러운 사람이었지만, 진짜 좋은 건, 말할 때  빈정거리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거에요.  누군가를 격려해줄 줄도 알고, 지금 불편하지만, 조금 뒤에 말할 수도 있는 사람이었구요. 근데, 저도 그런 사람이 아직 못 되고, 그리고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요즘은 흔하지 않아요. 자기에겐 우회적으로 부드럽게 말해줄 것을 원하면서도, 막상 상대에겐 기분 되는대로 말하면서, 그게 쿨한 태도인척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식이 정확하게 말하는 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요. 그러면서도 왜 그 사람 본인에겐 그렇게 말해선 안된다고 사사선건 강조하는 걸까요. 모두 날이 서 있다면 누군가는 베이는 순간이 올 수 있어요. 그러니 그게 요즘 사람의 최신 트렌드일진 몰라도 어쨌든 저는 좋아보이진 않아요. 아니 때로는 그런 게 무척 마음에 안 들어요. 제가 언니처럼 무던한 사람이 아니라서, 그게 그렇게 보이는 걸지도 몰라요.

 

 어쨌든, 지금껏 잘 버텼다. 싶은 생각이 들면, 저도 조금은 불안이 가시는 듯 해요. 어떤 사람은 돌아보지 않는다는 철칙을 가지지만, 저는 조금 달라요. 정말 힘들때면, 지금까지 걸어온 걸 돌아보고, 나 그래도 참 많이 걸어왔다, 하고 다시 앞으로 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앞에 도대체 뭐가 있을진 어쨌든 전 몰라요. 그래도, 앞으로 가야하죠. 우린 할인마트에 가면 있는 컨베이어 위에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앞으로 가게 되는 걸요. 물론 그 안에서 난 그냥 서 있더라도, 그렇게 나이를 먹고, 시간을 살겠죠.

 

 언니, 지난 4월엔 언니가 참 보고싶었어요. 언니의 따뜻한 손을 떠올렸어요. 따뜻한 날이 올 수록 피는 꽃을 보면서도, 그 때 그렇게 꽃이 피었지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 걸 그립다고 하는 걸까요. 근데도 막상 언니 얼굴은 기억이 잘 안나요. 그래요, 우리 본 지 조금 오래 되었네요.

 

 오늘은 또다른 재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채워넣고 싶어요.

 담달에 시험이 있어 당분간 전 바쁘게 잘 지낼 거에요.

 바쁜 건 때로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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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근후 지음, 김선경 엮음 / 갤리온 / 2013년 2월

[eBook]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이근후 지음, 김선경 엮음 / 갤리온 / 2013년 2월

 

 은퇴후에도 재미있고 충실한 하루하루를 살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저자의 목소리를 담은 책. 나이가 들었다고 할 수 없는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일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지금 삶에 충실하면 괜찮게 살 수 있다는 모든 사람 다 아는 이야기를,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에세이.

 

 행복을 불러들이는 아침 5시부터 습관
하코다 타다아키 지음, 최선임 옮김 / 스카이출판사 / 2012년 3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질적인 면에서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어쩌다 하루가 아닌, 그것이 매일 몇 년이라면, 상당한 차이가 될 수 있고, 꾸준히 하는 건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의 효과도 있다.

 

 매일 두 시간 정도로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시간을 쪼개서 쓰는 습관도 생각해볼 수 있으며, 일찍 일어난 시간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활용해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한 아침 시간활용 이전에는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고 지각을 자주했던 저자가  시간관리를 바꾼 이후로 놀랍게 변하는 이야기도 쓰여있으니 참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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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이제 어린이 되었다지,  흠, 너도 인제 좋은 날 별로 없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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