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어제 시내에 다녀왔는데, 날이 무척 덥더라구요. 버스에서 에어컨이 나와요. 그러나 제가 사는 동네엔 여전히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게, 집 근처는 옷부터 달라요. 며칠 전에 제가 빵 사러 갔던 날, 있었죠. 이젠 따뜻해졌겠거니, 하면서 적당히 입고 나갔더니 ... 춥더라구요. ^^ 그래도 지금 저 사는 동네는 그냥 저냥 제가 살긴 좋아요.
오늘 어린이날이라면서요? 저야 어린이 끝난지 좀 되었고, 지금 집에 어린이 없는 상태라서 주중 빨간 날 아님 별로 눈에 들어오질 않네요. 그치만 언니네 집은 일년중의 중요 행사를 앞두고 있겠군요. 언니네 **가 이젠 좀 커서, 어린이날인데 그냥 넘어가려고 하지 않을 걸요? 하긴, **이한테는 엄마아빠, 할머니할아버지(는 곱하기 2), 고모이모삼촌 있으니, 이번 어린이날을 무척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러고보니, **이도 그 사이 많이 컸죠? 한참 전에 보고 못 봤으니, 전혀 절 기억하진 못할 게 틀림없어요. 이제 쬐금 큰, **이한테 "아줌만 누구에요?" 하는 소리를 들으면 음.... 전 어떤 반응을 보여줘야 할까요? 그냥 차라리 고모나 이모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구나, **아.
얼마 전에 ##이네 집 할머니한테 들었는데요. 어린이날이라고 강아지 사줘요~ 고양이 기르게 해줘요~ 하는 집도 많대요. ##이네 집도 이번엔 막 졸라서 어른들이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강아지랑 고양이를 길러보고 싶어하는 애들이 요즘도 많은가봐요. 같이 사는 동물을 제대로 돌봐주지 않으면, 그 때부터 손가는 일들이 거의 다 엄마 차지가 되겠지만, 애들이 사달라고 조를 때는 그런 건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잘 돌봐주고, 산책도 시키고, 목욕도 시키고 다 할 수 있을거라고. 근데, 요즘은 애들도 바쁜데, 시간이 날까요? 전 그게 쬐금 궁금했어요.
어렸을 땐 뭐든지 다 될 수 있을 것 같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미지의 가능성을 가진 작은 사람이었는데, 원하진 않았지만 어느 사이 큰 사람이 되고보니 현실로 구현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지요. 꿈도 줄어들고, 희망도 적어지고. 그래도 하루 하루 살 수 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대요. 근데, 그거 가능하긴 한 걸까요? 요즘 여러 모로 참 어렵잖아요. 그래도 언니라면 느긋하게 볼 줄도 알고, 여러가지로 저랑은 많이 달랐을 것만 같아요. **언닌 평소에도 크게 화 안내고, 그다지 까탈스러운 사람이 아니라서 그럭저럭 웃으면서 잘 넘어갔지만, 전 그거 참 잘 안되요. 좀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큰 걸지도 모르고, 아님 전 아직 나이를 먹고 강제로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 마음은 어른이 되지 못했을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요즘 저는,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렇다고 자기자신을 위해서만 사는 사람이 되지도 않으려 하구요.(그렇게 소망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그렇게 살기도 어렵겠죠.) 가끔은 누군가를 위해 양보할 수 있고, 또 가끔은 남보다 내 생각을 좀더 할 수 있는. 그냥 그런 사람 정도만 되었으면 좋겠네요. 굉장한 사람이 되겠다거나 하는, 큰 욕심 부리지 않으려구요.
** 언니, 애들도 금방 크죠. 좀 지나면 만날 집에서 보는 엄마랑은 안 놀아줄 거에요. 걔들도 개인사가 바쁘거든요. 그러기 전에 좋은 기억이라도 남게, 어린이날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아, 누가되었든 좋은 선물, 이번에도 사 줄거다. 아마 고심중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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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닌자고 캐릭터 대백과
아이즐 편집부 / 아이즐북스 / 2013년 4월
레고 브릭마스터 : 닌자고
아이즐 편집부 / 아이즐북스 / 2012년 11월
애들은 요즘도 레고를 좋아하는 모양이군요. 어쩐지 5월 5일 알사탕 도서로 나온 이유도 그것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양이 카프카의 고백
카프카 글, 이우일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2010년 6월
만화가 이우일의 집 고양이 이름은 카프카. 이 책은 만화가 집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의 이야기다. 같은 일이라도 고양이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어떻게 보일까? 고양이를 키우는 만화가의, 자기집식구와 고양이가 등장하는 카툰 에세이.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 지음 / 걷는나무 / 2011년 4월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 지음 / 걷는나무 / 2011년 4월
어른으로 산다는 것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6년 5월
가장 오른쪽이 처음 나왔을 때의 표지. 그 이후 표지를 바꾸어 새로 나왔다. 가운데는 전자책이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 묻다> <심리학이 서른살에 답하다> 등을 쓴 정신과의사 김혜남님의 그 이전작이다. 이때는 그 '서른살 심리학'이 나오기 전이라, 지금보다는 유명하지 않은 책이었을 수도 있지만, 새 표지로 나온 것으로 봐선, 요즘도 사랑받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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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 아닌데, 고양이 기르면 안될까, 하다가 엄마에게 외면당한(?) 일이 얼마 전이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