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슬슬 쌀쌀해지더니 이젠 대놓고 춥다. 하긴 11월 중반이다. 날씨가 입이 있다면 이젠 그럴 시기라고 내게 항변이라도 하겠지만, 날씨께서는 말씀 대신 심술로 보답하는 모양이다. 엄청 쌀쌀맞다. 그런 날씨의 태도변화, 쬐금 새침한 느낌마저 준다.

 

 이런 날은 이불 밑에 들어가서 만화나 보면 안되나? 하지만, 주말에 그러긴 좀 아깝지. 근데, 요즘 주말이 너무 자주 오는거 같아서, 내가 좀 이상해질 지경이다. 좀 있으면 나이 한 살 더 먹는 게 원래부터 싫었던 나는, 11월이라는 게 쬐금씩 아쉬워진다.

 

이렇게 예쁘고 상냥한 아이가 있었나? 근데 처음에는 참 살벌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다들 무서워서 도망가고, 선생님조차도 대하기 어려운 무서운 소녀. 그러나 실은 상큼한 아이, 사와코는 그래서 사다코로 불리는데, 그래도 이런 편견을 통해 늘 소외되는 자신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건만, 그럼에도 이 아이 너무 착하다. 사람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져줘도 너무나 기쁘게 생각하는, 차가워보이지만 실은 너무나 따뜻한 소녀였다. 정직하고, 나무랄데 없는데도 사람들은 쉽게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었다. 그런 사와코에게 마음착한 소년이 친구가 되고, 그리고 명랑하고 친절한 소녀도 친구가 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처음엔 이 책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보게 되었는데, 꽤 유명한 책이었다. 검색해보니 17권이 곧 나올 듯 하다. 나? 아직 앞부분만 읽었다. 천천히 읽으려 하는 이유는 이 이야기 좀 아껴서 볼까 해서.

 

 

각 학교에는 사다코가 있는 건가요? 하고 물어보고 싶은 기분이 순간적으로 드는 나.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에도 사다코가 등장하고 있어서 찾아봤다. 1학년 A반의 다케다 스미코양은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앞뒤 구분없는 모습으로 첫 등장한 이래, 무신경한 남학생으로부터 "거기 사다코 닮은 여자"라고 불리는 걸로 수난의 막이 오른다. 이 남학생으로 말할 것 같으면, 모든 것을 오타쿠스럽게 살고 있는 학생으로서, 다케다 양은 한동안 이 남학생의 협박으로 온갖 만화를 그리면서 행복스럽지 못한 시간을 맞이하는데... 알고보니, 앞뒤분간 안가는 머리에 가렸던 얼굴이 드러나자, 남학생의 이상형, 안경 쓴 미소녀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다들 서먹한 사이에서 친근한 사이로 진행방향 확정!

 요시나가 후미의 이 만화에서는 일단 주인공부터 시작해서 여러 인물이 꽤 재미있었는데, 언젠가 다시 페이퍼로 돌아올 예정이니 오늘은 여기까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요시나가 후미의 만화가 <너에게 닿기를>보다 먼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만, 생각해보니 번역본을 보는 입장이라서 결국 잘 모르겠다는, 지극히 무신경하고 황당스러운 결론에 도달. 이 책, 갑자기 나온 이유는 여기의 왼쪽 표지의 안경소녀도 사람들이 처음엔 다들 꺼려했었던 기억이 나서 함께 보면 재미있을 듯 하다. 진짜 학교마다 사다코 한 명씩 있는 걸까? (난 왜 이런 것만 궁금해하는 걸까, 나)

 

  만화도 재미있고 좋긴 하다만, 계속 난데없이 사다코는 뭐냐? 하실 분을 위해서, 사다코가 나오는 무서울만한 소설도 소개할까 합니다만.^^; 이 책 그 유명한 우물에서 기어나오는 정체불명의 공포를 다룬 그 영화의 원작쯤 된다 할 수 있다. 여기 그 사다코가 나오는데, 이건 위의 사다코와 달라서 좀 무서우니, 읽기전에 꼭 확인하고 보시길. 얘는 위에 나온 알고보면 어여쁘고 상냥하고 공부까지도 유난히 잘하는 모범학생으로 변해주질 않을 거예요. 그러니 잘 알고 선택을 하셔야 해요. 보다가 왜 학교가 안 나오나, 라거나, 또는 여긴 분위기가 심각하네? 등등 하다보면, 저녁에 잘 때 무서워질 수가 있어요. 난 미리 말해드렸으니, 그렇게 되더라도 난 몰라요. 근데 이렇게만 말하면 꼭 이런 거 물어오실 지도 몰라서 덧붙이자면, 무섭다고 했는데, 실은 별로 안 무서웠잖아, 라고 하더라도 난 물론 모른다고 할 거예요.
왜냐면, 여기 사다코가 나온다는 것만 말하고 싶을 뿐이니까!!

 

 오늘 저녁엔 정말 춥겠군, 하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날이 추워지고 있는데, 혹시 이거 올해 처음으로 영하권인가? 싶기도 하는 그런 날. 요즘 유행은 쿨한 사람이 세련되고, 멋있어보인다고들 하지만, 나는 왠지 쿨한 사람이 되기 보다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건, 날씨 탓인 걸까?
 위의 숨겨진(!) 미소녀의 정체는 알고보면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다들 관심에서 멀어져 있어서 그 사람의 온기를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고, 내가 아닌 타인이기에 남을 아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 뭐 그런 말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하긴 뭐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차갑고 세련된 사람 보다는, 좀 덜 세련되더라도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남에게 그런 사람이 되라, 강요따윈 전혀 할 생각도 없지만, 뭐,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그런 겁니다만.

 이렇게 말하는 나도, 누군가 눈에는 오늘 날씨처럼 쌀쌀맞은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어떤 사람이건 간에, 내가 어떻게 비칠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같다.

 오늘 진짜 추워요. 이젠 계속 추워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니, 지난 여름 덥던 날의 추억이 멀어지는 것같은 그런 날. 옷이라도 따뜻하게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모처럼의 주말,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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