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토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9시 50분, 바깥 기온은 15도 입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토요일 오후는 빠른 속도로 저녁이 되고, 밤이 됩니다. 앗, 하는 사이에 10시를 앞두고 있어요. 생각해보니 저녁을 먹으면서 두 번의 뉴스를 보았네요. 그러면 8시가 지난 시간인데, 오늘은 주말이라서 그런지, 다른 날과는 다른 느낌으로 시계가 움직이는 모양입니다.

 

 저녁엔 별 생각없이, 별로 하는 것 없이 가만히 잠깐 있었어요. 휴대전화를 꺼내서 특별히 궁금하지는 않지만 인터넷 페이지를 검색하다보면, 그건 정말 시간이 잘 갑니다. 재미있는 책을 한 권 읽으면서 몰입하는 것과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한 시간을 채우는 것과도 다른데, 시간은 더 빨리 지나가요. 요즘엔 그런 것들이 하나 하나 더 생겨서, 매일의 시간은 그렇게 남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10월이 오늘로 끝나갑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내일부터는 11월이라는 시간으로 다시 시작할 거니까, 오늘은 오늘로, 내일은 내일로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언젠가부터 10월이 끝나는 밤에는 쓸쓸한 느낌이 드는 가을날 같은 기분이 드는 날도 있었는데, 그건 11월 말에도 그랬을 것 같고, 그리고 9월 말에도 그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올해는 2월에도 3월에도, 그리고 아마도 4월이나 5월에도 조금은 있었을 것 같기도 했습니다.

 

 10월의 밤이 지나간다는 건 11월의 아침에 가까워진다는 것. 점점 차가워지는 날씨와 물들어가면서 떨어지는 나뭇잎의 계절이 되었다는 것을 요즘 밖에 나오면 느끼게 됩니다. 바깥의 나뭇잎들이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바뀌어가는 것도 잘 모르고 살았는데, 어느 날 바깥은 그렇더라, 하는 것을 알게 되는 한 주였어요. 그렇게 바쁠 것도 없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바쁘게 사는 것을 보면서 비슷한 척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한동안 실내 생활을 많이 강조해서 요즘엔 바깥에 나오면 참 좋습니다. 오늘은 어제 사지 못한 수세미 실을 사러 가서 두 개 더 사왔고요, 세어보니 우리집에는 이번달에 수세미실을 꽤 많이 샀지만, 그래도 더 예쁜 색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음에 또 가기로 했습니다. 수세미를 짜는 사람은 엄마지만, 그래도 예쁜 색은 제가 잘 골라옵니다.

 

 언젠가, 그리고 가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는데, 오늘 생각해보니, 우리 집에는 아직 읽지 않은 책이 많이 있고, 책장에도 책이 있고, 서랍 안에는 하나하나 사모은 예쁘고 좋은 필기구가 있고, 소박하지만 맛있는 저녁을 같이 먹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 내가 있고, 그리고 오늘이 있었다는 것을 저녁에 생각했습니다. 다른 집에는 더 좋은 것들이 있을 거고, 더 좋은 기분으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고 하기에는 지금도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 것에 대한 마음이란 매일 매일 더 열심히 목표를 가지고 살게 하니까, 앞으로도 더 좋은 것들을 계속 하고 싶어집니다. 그런 것들이란 아주 좋은 것들이어도 가끔 너무 크면 무거우니까 들고 갈 수 있을 만큼만 잘 들고 가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주말을 지나면서 날씨가 많이 추워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밖에 나오면 뽀글이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늘어났어요. 조금 더 따뜻한 옷으로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11월이 되면 기온이 많이 내려갈 거라는 날씨 뉴스도 생각납니다. 초겨울의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시기가 가까워지네요.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10월 마지막 날입니다.

 이번달의 행운 오늘 놓치지 말고 다 쓰시고, 내일은 더 좋은 날들 맞으세요.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10월 28일 지난 수요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집에서 가까운 나무엔 이만큼 감이 많이 열렸어요. 나무가 높아서 가까이 가서는 잘 찍기 어렵고, 한두 걸음 뒤로 가서 고개를 뒤로 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멀리서 본 것보다는 나무의 잘 익은 감이 적게 나왔지만, 그래도 사진 속에서 주황색이 많이 보여서 좋았던 사진입니다. 감이 많이 열렸는데, 이 나무도 그렇고 다른 나무에도 아래쪽에는 햇볕이 잘 들지 않아서인지 별로 없고요, 높은 나무의 위쪽이 더 많았어요. 저 감은 단감보다는 홍시로 많이 나오는 그런 감 같은데, 실제로 먹어본 건 아니라서 맛은 잘 모릅니다. 그 날 흐린 날씨라서 보는 것보다 조금 더 어둡게 나온 사진을 밝게 보정했습니다. 밝고 좋은 느낌이 사진 안에 남아있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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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0-31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감나무 좋습니다.
오늘 10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카톡으로 이용 가수의 노래로 보내온 친구가 있고
또 임영웅 가수와 누구랑 함께 부르는 노래로 보내온 친구가 있어서 다른 목소리로 각각
‘잊혀진 계절‘을 들었어요. 둘 다 좋았어요.
곧 10월의 마지막 밤이 가겠네요. 아쉬움은 짧게 하고... 내일부터 좋은 11월로 맞이 합시다~~~

서니데이 2020-10-31 23:15   좋아요 0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우리집 가까운 곳에 있는 나무인데, 올해도 감이 많이 열렸어요.
전에는 잘 모르고 살았는데, 집 가까운 곳에 이런 나무들이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10월이 마지막 날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았나봐요. 노래도 있는 걸 보면요. 그런데, 매일 매일 마지막이고, 매일 매일 새로운 날이니까, 하면서 지나가고 더 좋은 날들 오기를 기다리는 것을 해보고 싶어져요.
페크님도 좋은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