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일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3시 17분, 바깥 기온은 26도 입니다. 햇볕이 환한 일요일 오후예요.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조금 전에, 그러니까 오후 2시가 조금 지났을 때, 잠깐 나갔다왔어요. 오늘은 일요일이고, 점심엔 바깥음식을 먹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충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나갔는데, 햇볕이 너무 환하고 좋은 날이었어요. 앗, 이런 날이, 하면서 낯선 계절에 온 것 같았는데, 생각해보니까, 어제도 그렇고 전날도, 며칠 흐린 날이 있어서 그랬나봐요. 며칠 사이에도 그런 느낌이 되나? 같은 기분도 들지만, 요즘엔 며칠 차이에도 크고 작은 사소한 차이를 느끼고 있습니다.

 

 요즘에 코로나19 때문에 외출도 자제하고, 모임은 없고, 그리고 외식하는 일도 테이크아웃으로 대체된 지 한참 된 것 같습니다. 이전의 생활과 다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정말 다르다는 것을 가끔씩 느끼곤 합니다. 그렇게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 오늘도 은행 앞을 지나는데, 들어가는 유리문에 마스크 착용 안내가 쓰인 종이가 있었어요. 요즘엔 그런 것들 많이 보아서 익숙해지긴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을 때도 있는데, 오늘은 그걸 보니까, 반 년 사이에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래서 점심엔 밖에서 파는 음식을 먹고 싶었지만, 식당에서 앉아서 먹는 것은 포기하고, 포장해서 집으로 가지고 왔어요. 집 가까운 곳에서 파는 음식은 그렇게 다양하지 않습니다. 김밥파는 분식점은 여러곳이고, 제과점도 여러 프랜차이즈가 있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예요. 시내 번화가에 가야 볼 수 있는 케이크 가게도 있지만, 주택가에서 볼 수 있는 가게들은 우리 시 전체에 있는 것의 일부에 불과하거든요. 특히, 집 가까운 곳에, 그러니까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하나밖에 없어요. 휴대전화 앱에는 버거킹 햄버거 할인쿠폰을 받았지만, 그걸 쓰려면 버스타고 한참 걸리는 곳에 있어서 쿠폰만 매달 받고 유효기간 지납니다. 또다른 맥도널드 햄버거는 얼마나 맛있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광고를 텔레비전에서 자주 보지만, 그걸 먹으려면 오늘처럼 햇볕 뜨거운 날에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걸어가야 할 거예요. 그러니까 햄버거는 집 가까운 곳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먹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여기선 하나밖에 없는 햄버거 가게로 가기로 했습니다. 일요일이니까 사람이 별로 없겠지? 했지만, 이번엔 입구 유리문에 신작 **버거 품절입니다. 7월 6일 **시부터 판매재개합니다. 라는 종이가 문에 각각 하나씩 붙어있었어요. **버거 선전하는 광고지 바로 위에요. **버거는 먹을 생각이 없지만, 어쩐지 사람이 많을 것 같았어요.;; 에어컨 바람을 맞는 것이 좋지 않다고 들어서 밖에 나가서 기다릴까 했습니다만, 조금 있다가 다시 들어왔어요. 대기번호가 조금 길었습니다. 오늘 날씨가 30도 넘는 날은 아니지만, 햇볕은 밝고 자외선 지수는 높은 편이라서 밖에 서 있기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빨리 나왔네, 하면서 집으로 오는데, 벌써 2시 반 정도 되었고, 집에 와서 대충대충 먹다보니, 아직 다 먹지 않았지만, 벌써 3시 반 가까워지는 오후입니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주말을 보내는 구나, 하면서도 오늘은 기분이 좋은 편이예요. 주말에 잘 자서 피곤한 기분도 조금 적어졌고, 포장해온 햄버거도 먹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전에는 그렇게 기분 좋을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는데(얼마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오늘은 그런 것들이 기분 좋은 날이 됩니다. 여기까지 쓰는데, 다시 코로나19 확진자 문자가 왔어요. 그래도 오늘 오후는 참 좋은 날이라는 기분은 그대로입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까, 답은 조금 간단했습니다. 마음이 달라져서 그래요. 그럼 마음은 왜 달라지나요. 보는 방향이 조금 달라져서겠지요... 하면서 왜 달라졌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아주 단순하고, 그렇게 중요해보이지 않는 것들로도 달라질 수 있는 것들인데, 왜 그동안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다가. 어떤 것들이 달라진 것은 맞지만 앞에 생각했던 그런 것들이 달라져서 그런 건 아니고, 어떤 시작이 될만한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다음에 오는 것들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달라짐의 시작이 되는 것은 잘 모르겠어요.

 

 구름이 있어서 흐린 날과 오늘 처럼 햇볕 환한 날이 주는 차이가 있어도 제가 사는 동네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하루 사이에 그렇게 큰 변화가 생긴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일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어제와 오늘은 참 다른 느낌을 줍니다. 어제는 서늘하고 눅눅하고 습도 높은 바람이 불었고, 오늘은 햇볕이 밝고 불어오는 바람은 따뜻합니다. 같은 공간 안에 채워지는 것들이 많이 달라지는 것처럼, 마음 안에서 시작되는 작은 변화가 아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들을 조금 다르게 보게 합니다.

 

 이런 기분이 조금 더 오래 가고,  조금 더 확장되어 더 좋은 것으로 이어지면 좋을텐데. 아직은 아주 짧은 시간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길어질 수도 있겠지요. 어제보다는, 그리고 오늘보다는.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날씨가 햇볕 환하고 좋은 건 있는데, 자외선 지수가 8이라서 매우 높음에 해당됩니다.

 외출하실 떄는 양산 챙기시거나 자외선 차단제 바르세요.

 마스크를 늘 쓰니까, 한동안 자외선 차단제를 안 썼는데, 오늘 같은 날에는 밖에 오래 있으면 얼굴이 타서 마스크와 경계가 진하게 생길지도 몰라요. 햇빛을 보는 건 좋다고 하지만, 그러면 조금 아쉬워질수도 있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즐거운 주말 오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오늘 오후에 찍은 사진입니다. 햇볕이 환해서 사진을 찍을 때 나뭇잎에도 햇볕 반짝반짝하는 느낌이 남은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이 사진의 왼쪽에 매년 보던 무화과 나무가 있었는데, 올해는 없어졌어요. 대신, 작년에 작게 시작한 무화과 나무는 많이 커져서 커다란 잎이 되었습니다. 늘 있는 것 같은 화단의 식물들도 어느 날 보면 새로운 것들이 되기도 하고, 비슷하지만 다른 모양으로 달라진 나무들이 있기도 합니다. 작년엔 이 나무는 작은 편이었지만, 올해는 옆의 나무가 없어서 그런지 많이 커졌습니다. 매년 비슷한 시기 비슷한 것들이 돌아오지만, 늘 같은 것들은 아니라는 것을 사진을 보면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0-07-05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의 ** 세트는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케찹을 주지 않아서 별 한개 뺐습니다.^^

2020-07-05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05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0-07-07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니데이 님이 댓글로 웃기셨다. 하하~~

서니데이 2020-07-07 17:16   좋아요 1 | URL
그날 집에 와서 알았는데, 케찹이 진짜 없었어요.;;
댓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