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9시 02분, 바깥 기온은 4도 입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후에 잠깐, 밖으로 나왔을 때 공기가 차갑다고 느꼈습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차가운 바람이 불었어요.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어제보다 얇게 입었는데, 차가운 바람이 옷 안으로 들어와서 앞에서 뒤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가끔은 뒤에서 앞으로도, 그리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도 지나가는 것을 느낄 떄마다, 집에 가서 다시 조금 더 입고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겨울이 되면,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요즘엔 여름에도 너무 더워서 밖에 나가지 못하는 때가 많지만, 여름에는 그래도 창문을 열어두는데, 겨울에는 창문도 닫고 있어서 어쩐지 더 작은 공간 안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오늘은 그게 조금 많이, 답답했습니다. 

 

 오늘 오후는 달지 않은 아메리카노 커피가 마시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요즘 신경이 예민해지는 느낌이어서 커피는 참고 있습니다. 오후에 식빵을 사러 갔었는데, 다행히 오늘은 문을 열었습니다. 두 개를 샀는데, 계산하면서 포장하는 동안, 근데 왜 두개나? 같은 기분이 뒤늦게 들었어요. 매일 사오면 좋은데, 가끔은 매일 나오는 것이 조금 귀찮을 때가 있어요. 엄마가 좋아하는 통밀식빵은 다른 가게에서 팝니다. 첫번째 빵가게에서 두번째 빵가게 까지 가는 동안, 길지 않은 길 사이에는 커피 파는 가게가 열 군데가 넘어요. 그 앞을 지날 때마다 들어가고 싶었지만, 겨우겨우 참고 돌아왔습니다. 커피향보다 가게 마다 보이는 커피 사진이 더 참기 힘들었어요.

 

 그렇게 집에 와서 조금 전까지는, 그래 잘 했어, 같은 생각이었는데, 페이퍼를 쓰면서 다시 생각하니, 아니, 그게 뭐라고 그냥 한 잔 마시는 게 나았지, 같은 마음이 되었어요. 가끔은 참고 지나가면 그냥 지나가지만, 어떤 것들은 하지 못한 그대로 그냥 남아있을 때가 있어요. 그런 것들은 크고 작은 장애물처럼 남아서 다른 것들을 하는데 불편하게 만듭니다. 오늘은 커피가 그런 것이었어요.

 

 어제보다는 조금 뉴스를 덜 보았지만, 여전히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도 가장 중요한 뉴스는 코로나19에 관한 내용입니다. 오늘 확진자가 851명 추가되었고, 국내 확진자가 5186명으로 집계되는데, 사망자도 31명으로 늘었고, 퇴원한 사람은 34명입니다. 뉴스 검색하다 보았는데 1129번 확진자에 대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일정과 동선을 수기로 작성한 사진을 보다 아는 지명이 보여서 조금 더 읽었는데, 자가격리를 했었고, 확진판정을 받기 전까지 꼼꼼한 일지기록이었다고 합니다. 퇴원을 앞두고 있다는데, 치료경과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입원후 퇴원한 분이 현재 많지 않고, 단기간에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구매는 여전히 어렵고, 집에서 가까운 약국에는 마스크, 소독용알콜이 없다는 종이가 유리창에 붙어있습니다.

 

 오후에 긴급문자가 왔습니다. 지역내 구청에서 보낸 문자인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1주일간 외출 최소화, 모임, 집회, 단체활동 자제등 '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한주만 잠시 쉬어가세요.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제는 학교의 개학시기가 2주 늦어졌고, 이번주에는 조금 더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안내가 오는 모양입니다. 어제부터 밖에 나오면 아파트 주차장에는 낮에도 주차된 차량이 많이 늘었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낮 시간에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주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분들도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어제부터 들었습니다.

 

 매일 매일 잘 지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느낍니다. 할일이 있지만, 평소처럼 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하루에도 여러번 듭니다. 조금은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 같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다른,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뒤섞여 있는 것 같은 기분, 그렇지만 지나고 나면 그런 것들은 모두 지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따뜻하고 좋은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어제 오후에 찍은 사진입니다. 모란 나무에 분홍색 새 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잎인 것 같아요. 이 나무엔 5월은 되어야 꽃이 피는데, 잎이 먼저 보이거든요. 그 옆의 목련 나무에는 조금 있으면 목련이 피고, 그 옆의 벚나무에도 연분홍 꽃이 피는, 그리고 저기 앞의 동백나무는 벌써 꽃이 한 송이 피었습니다. 그렇게 봄이 겨울의 너머로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바깥으로 나오면 느끼게 됩니다. 잘 모르고 있지만, 어느 순간에 그렇게 올 거라는 것을, 오늘도 생각합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0-03-03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03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록별 2020-03-03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코로나 때문에 전세계가 혼란에 빠졌네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섭고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는게 아닐지요... 내일은 편하게 커피 한 잔 하세요.ㅎㅎ...마스크는 꼭 착용하시고...행밤되세요.

서니데이 2020-03-03 22:06   좋아요 0 | URL
초록별님 잘 지내셨나요. 요즘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큽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많은 사람들을 불안하고 위험하게 만들고 있어요.
요즘 커피를 덜 마시려고 노력하는데, 그래서인지 계속 생각납니다.
내일은 조금 마셔야겠어요.
초록별님, 건강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2020-03-04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3-04 2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