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이 가까이 지나가고 있는 오후예요. 밖에서 바람소리가 크게 들리고 나무가 크게 흔들리고 있어요. 그래도 한시간 전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기도 하고요.
오전부터 뉴스를 보고 있는데, 바람이 부는 화면에서 눈을 떼기 어려웠어요.
즐거운 주말,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나를 망치는 나쁜 성실함 : 인정투쟁, 완벽주의, 강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법> 이라는 전민재 작가의 책에 나오는 내용을 옮겨썼습니다.
이 책은 중간까지 읽은 책이라서 전반적인 내용이라거나 후기를 쓸 정도는 되지 못하지만, 읽다가 이부분을 손글씨로 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어요. ^^
오랜만에 쓰는 손글씨라서 오래 걸렸는데, 그래도 많이 틀리지 않고 쓸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손으로 쓸 때는 한 시간도 넘게 걸렸는데, 키보드로 타이핑 하는 시간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알라딘 본투리드 노트에 네임펜(F)로 썼습니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오후입니다.
어딘가로 향하는 커다란 바람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주었으면 좋겠어요.
편안한 하루 되세요.
내가 발견한 진실은 이전에 내가 생각하던 것과 달랐다.
소원해진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첫걸음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연락이 뜸했던 친한 친구에게 안부 인사를 건네듯 시간 날 때 잠깐이라도 내면의 자기와 접촉하는 것이다. 대신 꾸준히 포기하지 말고 자전거나 언어를 배우듯이 습관처럼 해야 한다. 특히 못나고 보기 싫고 그래서 두려운 나와의 만남이 가장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하다. 사실은 그 만남이 싫어서 정신없이 무언가에 빠져드기도 하고, 자신을 비하하기도 하고 채찍질하기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루에 한 번쯤 내면의 자신과 연결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습관이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습관이 되면 한없이 가벼울 수도 있는 일이다. 기대하던 대로 일이 되지 않아 마음이 가라앉을 때 왜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 원인을 생각하고, 분석하고, 대처할 방법을 찾는 것과 동시에 자신에게 한 번 물어봐주는 것이다.
"너 괜찮니? 지금 기분이 어떠니?"
그렇게 물어봐주면 신기하게 억눌린 슬픔이나 분노 같은 감정들이 스르르 빗장을 풀고 나와 제 존재를 드러낸다. 그렇게 받아들여진 감정들은 제 갈길을 가고, 그 다음엔 진짜 정돈된 마음가짐으로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내 경우 힘든 일에 압도되어 불안할 때마다 감정을 억누르는 패턴을 바꾸자 중간 중간 상담선생님이 연상되는 경험을 했다. 나를 돌보는 것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스스로에게 보내는 신호 같은 거라 생각되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신기한 한편 이제 나 스스로 나를 보듬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고 안심되기도 했다. 그 뒤로 마음이 불편하거나 힘든 순간 스스로에게 적극적으로 안부를 묻는 것이 습관이 되자 상담선생님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현상은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참 신기한 마음의 작동이다.
- 나를 망치는 나쁜 성실함 : 인정투쟁, 완벽주의, 강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법 전민재 (주)웨일북, 2019
"누군가가 되기 위해, 무언가를 해주기 위해 우리는 너무 쉽게 스스로를 소외합니다."
남에게만 성실했던 어느 심리치료사의 뒤늦은 자기 공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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