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6시 47분, 바깥 기온은 28도입니다. 습도가 높고 더운 날씨예요.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어제에 이어 습도가 높은 날입니다. 아침엔 어제와 비슷했지만, 오후가 되면서 기온은 조금 더 올라가고, 습도는 아주 조금 낮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주 눅눅해요. 비가 오지 않지만, 밖에서 계속 비가 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옷이 조금 젖어도 잘 마르지 않습니다. 빨래는 진짜 잘 마르지 않아서 장마란 이런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생각보다 온도는 많이 높지 않아요. 그래도 습도 때문에 많이 덥게 느껴집니다.

 

 바깥을 보면 어제에 이어 오늘도 흐린 하늘이 있지만, 미세먼지도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날이 겨울이었다면 공기가 좋지 않은 날이었겠지만, 요즘은 여름이고, 비가 얼마나 더 올 지는 모르지만, 자주 내린 비 덕분에 공기는 나쁘지 않다는 것이 좋은 점 같긴 해요. 그래도 바깥에 나가면 너무 더워서 실내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건 지난주나 이번주나 비슷합니다.^^;

 

 

 5월 25일에 찍은 사진인데, 그 때는 이 사진이 그렇게 예쁘지는 않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이 되어서 생각해보니, 그래도 그 때 많이 찍어둘 걸 그랬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휴대전화 사진들은 조금 더 있지만, 그 때는 사진을 찍기가 덥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 때보다 더 더우니까요.^^; 사진을 다시 보니 장미가 막 피기 시작하던 시기의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장미가 많이 피던 시기는 5월보다는 6월이었겠구나, 그런 것들도요. 지나고 나면 바쁘게 살다가 어느 순간에 그런 것들 있었어, 처럼 대충 대충 넘어가지만, 어느 날 사진 한 장에서 지나간 것들의 이야기를 조금 찾아냅니다.^^

 

 

 1. 매일매일, 오늘은 어제에서 이만큼 지나온 날인데

 

 어제는 일요일이고,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어제는 내일이 월요일이야, 했는데, 오늘은 어제가 일요일이었다는 것이 많이 멀게 느껴집니다. 주말과 주중의 시간은 조금 다르게 지나가는 것일까요.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의 날짜를 세다보니, 경우에 따라 어느 때에는 목요일, 금요일, 월요일, 하고 세고, 또 어느 날에는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으로 이어지는 긴 날짜가 됩니다. 목금월 하면 빠른데, 목금토일월 하면 거의 한 주일이 다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요즘은 금요일 저녁이면 주말의 느낌이 들기 시작하고, 어느 날에는 목요일 저녁만 되어도, 이번주 많이 지나갔어, 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것들은 월요일이 되면 잊어버리고 오늘은 월요일이야, 하는 기분이 됩니다. 가끔은 그런 것들이 좋고, 그보다 더 많은 날들은 일요일부터 내일이 월요일이야, 하는 기분이 될 것 같긴 합니다. 두 가지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월요일이 된 건 둘 다 비슷하네요.^^;

 

 

 2. 잠이 오지 않으면 책을 읽는 것

 

 어느 날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책을 읽으라는 말이 있지만, 그게 꼭 좋은 답이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어느 날 밤에 잠깐 책을 볼 생각으로, 그러니까 앞부분 조금만 볼거야, 하다가 한 권을 다 읽고 새벽이 가까워지는 날들이 있으니까요. 그게 아주 재미있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한 장 한 장 다음장으로 계속 이어져가기 때문에, 결국은 끝이 되는 어디 쯤에서 멈추게 됩니다. 때로는 그게 아침이 되어서이거나, 또는 한 권의 끝에 도착했기 때문일 때도 있어요. 그러니까, 자기 전에는 책 읽는 것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다지 재미없는 책을 읽는다면, 또 다르긴 하더라구요. 그 때는 오래 볼 생각으로 시작하지만, 펴자마자 잠이 와서 눈이 내려갑니다.^^;

 

 

 3. 별일 없어도 오늘이 있다는 건

 

 조금 전에 세수를 하고 왔지만, 더운 느낌이 듭니다. 온도만 보면 그렇게 많이 더운 날은 아닌데, 습도 때문인가봐요. 조금만 해가 들 것 같으면 어디선가 매미가 울고요, 조금 조용해지면, 다시 비가 올 것처럼 어두워집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오후에도 형광등이 없으면 밤이 될 것처럼 어둡고 눅눅한 오후였어요. 그런 날이라서 덜 덥긴 하지만, 그래도 밝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청량한 여름의 느낌과는 거리가 먼 장마의 여름입니다.

 

 어느 날에는 소소한 것들이 즐겁다고 느끼고, 어느 날에는 아무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해서 소소한 것들의 고마움을 잘 모릅니다. 가끔은 아주 작은 것에 감사하는 날도 있지만, 어느 날에는 그런 것들이 있다는 것을 잊습니다. 더울 때, 마셨던 시원하고 맛있는 주스 한 잔은 감사할 일 까지는 아니어도 기분 좋은 일은 될 수 있고, 갑자기 비가 왔을 때, 누군가 빌려준 우산은 크게 좋은 것이 아니어도 고마운 기억을 남깁니다. 그런 것들이 소소하게 일상의 어느 순간순간을 채웁니다. 가끔은 좋았던 이전의 기억들도 그런 느낌을 줍니다. 우연히 열었을 때, 이전에 아끼던 물건들을 채워둔 상자를 발견한 것과 비슷해요.

 

 7월에 대청소를 하면서 책과 이것저것 많이 버리면서 공간을 정리한 일이 있었어요.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버려서 처음에는 마음고생도 했지만, 정리된 공간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이전에 채워두었던 많은 것들의 자리는 다른 것들이 대신하거나 빈 공간으로 남아있습니다. 빈 공간은 비어있다는 것이 좋고, 앞으로 다른 것들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은데, 이전에 버린 것들이 그 안에 있었을 때에는 알지 못했던 것들도 있었습니다. 정리를 하다보니, 오래전에 사서 그대로 모아둔 것들도 많았고, 집안을 가득채웠던 수많은 것들이, 그 때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살 때는 즐거움이었지만, 버릴 때도 즐거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버릴 때는 여러 사람이 수고스러웠어요.

 

 정리를 하고 빈 공간을 보고 있으면 그만한 것들이 그동안의 시간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만큼 모았고, 그만큼 아끼다가 시간이 지나서 그 때만큼의 좋은 점이 없어진 수많은 것들이, 아직 서랍속에도 많이 있습니다. 어느 날에는 많이 사고 싶었는데, 또 어느 날에는 많이 정리하고 싶어지는 것처럼, 매일 매일은 조금씩 달라지긴 합니다만, 그 사이 오늘과 오늘로 이어지는 많은 시간이 그동안 있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지금의 빈 공간은 앞으로의 시간이 채우겠지만, 그 때에는 조금 더 나은 것들을, 그리고 잘 정리된 것들을 채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쓰다보니 7시가 넘었어요. 조금 있으면 저녁 먹을 시간이네요.

 창문을 열어두었더니, 바깥에서 여러가지 소리가 들립니다. 엄마 손 잡고 가는 꼬마 아이 소리부터 어쩐지 피자 배달일 것 같은 오토바이의 소리도 자동차의 소리도 들려요. 아주 멀리서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가까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지나가는 소음들은 큰 의미는 없지만, 오늘이 여름이고 지금은 올해의 어디쯤 있다는 화면에서 나오는 배경음같습니다.

 

 저녁 먹으러 가야겠어요.

 맛있는 저녁 드시고, 남은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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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7-29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덥지 않다고 하면서도 오늘은 아이스팩을 꺼내왔습니다. 시원하고 좋은데, 금방 녹아요.^^;

2019-07-29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29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7-30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 안 와서 새벽에 책을 읽으면,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힘들어요. 마치 피곤함이 아침에 다 몰아 놓은 듯한 기분이랄까요? ^^;;

서니데이 2019-07-30 15:12   좋아요 0 | URL
조금만 읽으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아침 생각을 하면 자기 전에는 새 책을 읽는 게 조금 좋지 않지요.
cyrus님, 오늘 많이 덥습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