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금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6시 36분, 바깥 기온은 32도입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어제는 말복이었습니다. 맛있는 보양식 드셨는지요. 어제도 실은 무척 더웠는데 밤이 되어서 갑자기 공기가 달라졌어요. 어제는 저녁을 먹고 잠깐 집에서 가까운 곳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올 때는 공기가 더웠습니다만, 그리고 다시 집 앞에 왔을 때는 습도가 적고 기분 좋은 느낌이 드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저녁에 해가 질 때만 해도 뜨거운 바람이 불었고, 어제 낮도 무척 더웠는데, 갑자기 달라지는 것들이 조금은 놀랍고, 그리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밤에는 실내 기온이 30도인데도, 덥지 않고 따뜻한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선풍기도 틀지 않았고, 아이스팩도 필요없었습니다. 잠깐 사이에 갑자기 많은 것들이 달라진 것만 같았습니다. 오늘도 오전까지는 창문을 열고 있으면 시원해서 선풍기가 없어도 되는 시원한 하루였습니다. 오후 3시를 지나면서는 조금씩 기온이 올라가는 것이 느껴져도 그래도 그렇게 덥지는 않은 느낌이었어요. 어제의 낮에 비한다면. 그래도 34도 정도는 되었겠지만, 그래도 그 전날까지 계속 이어진 날씨를 생각하면 더운 날 같지 않았습니다.
폭염이 아직 지나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많이 좋아진, 그런 것만 같은데, 이제 더위는 지나간 걸까요. 7월에 동풍이 불 때는 저녁에 창문을 닫고 자도 될만큼 시원하고 좋았던 날이 있었습니다. 어제도 그 때 느낌 조금 비슷했어요. 지난주보다 이번주가 되면서부터 해가 지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는 것만 같은데, 오늘 저녁도 시원하고 좋은 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운 날은 길었고, 고기압은 견고한 느낌이었는데, 앞으로 더운 날은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지금만큼 더운 날은 길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어제, 그리고 어제의 어제가 됩니다. 내일은 내일의 내일이던 시간도 있었는데, 언젠가는 어제의 어제가 될 것입니다. 그 사이에 오늘이 되는 날도 있겠지만, 그 순간은 늘 짧습니다. 어제는 내일이 되면 이런 것들을 할 거야, 하고 생각해도, 다시 오늘이 되고 보면 그런 것들을 다시 내일로 다시 미루기도 합니다. 바깥에 더운 날이 계속 되는 동안에는 더운 날씨에 마음의 대부분을 채웠는데, 이제 더운 공기가 살짝 달라지고 나니, 앗, 그 사이 시간이 많이 지났다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이번주는 언제 이렇게 빨리 지나간 걸까, 그런 느낌이 잠깐 들었는데, 요즘은 금요일이 되는 시간이 점점 더 빨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가끔은 기분이 좋기도 하고, 지루하거나 답답할 때도 있었습니다. 가끔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하고 싶은 것의 목록이 오래 비어있었다는 것을 알게 될 때도 있어요. 전에는 이런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비우고 나면 채울 수 있고, 채우고 나면 비울 수도 있는 것. 더운 공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또다른 느낌의 공기가 채워집니다.
어느 날에는 사소한 것으로도 그 순간이 즐겁습니다. 초콜렛칩이 많이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이 맛있는 순간, 기분 좋은 바람이 살짝 스치는 순간, 겨울의 추운 날에 주머니 안쪽에 들어있던 따뜻한 캔커피, 차갑지 않은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던 봄날의 벚꽃, 하얀 목련이 빛나는 4월, 그런 것들은 그 날 그 순간의 기쁨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생각날 때에도 좋은 것들이 됩니다. 기억이라는 것들은 과거의 것이지만, 때로는 그러한 지나간 것들이 많은 부분을 채웁니다. 이미 지나간 것들은 오늘에서 점점 더 멀어집니다. 실제 그 순간의 느낌은 남아있지만, 많은 것들은 조금씩 닳아없어지는 것들이 있어도, 기억은 선명한 것처럼 생각합니다. 어쩌면 많은 것들이 없어지고도 어느 부분들이 남아서 그런 것들이 기억을 이루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오늘의 것들로 계속 채워가게 되지만, 좋아하는 것들은 오늘이 두번째 만나는 것일수도 있겠네요.
가끔은 오늘의 걱정은 내일의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지 않은 것들,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확실한 것들. 그렇지만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정해지지 않았고, 가능성을 가진 것들. 좋은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싶고,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
조금 전에 7시가 살짝 지났습니다. 저녁 맛있게 드시고, 기분 좋은 금요일 보내세요.^^

**님께서 선물로 보내주신 허수경 시인의 산문집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입니다. 예쁜 알라딘 선물상자에 카드와 함께 담겨서 오늘 오후에 도착했습니다. 이 책은 2003년에 출간되었던 <길모퉁이의 중국식당>의 개정판이라고 합니다. 짧은 산문과 편지글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인터넷 뉴스에서 이 책의 저자인 허수경 시인이 말기암으로 투병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된 이 책에 대해서 조금은 특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좋은 책을 선물해주신 **님, 고맙습니다.
잘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