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간 동안 착잡한 마음으로 뉴스를 지켜 보았다.
저렇게 쏟아지는 많은 뉴스 중에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가짜일지
가늠할 수가 없다. (나는 언론을 다 믿지 않는다.)
다소 마음엔 들지 않아도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이기 때문에
임기만이라도 채워주길 바랐다.
여자는 아무리 잘 해 봐야 남자가 한 가지 잘 하는 것에 따라가지 못하는
운명을 타고난 자들 아닌가.
정가 그 안에서도 얼마나 부침이 많을 것인가.
여자인데다가 결혼도 하지 않고, 의지하고 터놓고 얘기할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온통 정적들 뿐이었겠지.
하지만 이런 헤아림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난 그녀가 100% 본인의 의지만으로 대통령이 됐을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주위에서 부추김도 받았겠지.
그래야 누구든 다음 정권의 실세가 그녀를 가볍게 밟고 올라 갈 수 있을테니.
그녀가 그 권좌를 지키고 싶었다면 몇 배는 더 강해졌어야 했다.
그런 떨거지 비선실세를 의지하지 않아도 되리만큼.
그리고 칼끝에 베일만큼 철저하게 원리원칙적이어야 했다.
그녀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엔 어머니의 영향이 컸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하긴, 살아 오면서 아직까지 육 여사를 두고 욕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아버지와 한통속으로 싸잡아 욕을 먹지 않는가.
시간을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지금 야당 일각에서는 그녀가 퇴진하면 안 된다고 얘기하기도 하는데
난 왠지 그것도 그녀를 퇴진시키기 위한 수순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 모를 일이지. 신중한 척 해 놓고 어디 가서 자기네들끼리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을지.)
그녀가 욕을 먹던, 억울한 소리를 듣던 변하지 않는 사실은
국정을 농단했다는 것이다.
모르긴 해도 이 국정을 농단한 건 이전 대통령들도 여러 모양으로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하필 여자라서 더 욕을 먹는 건 아닌지.
물론 또 그렇다고 해서 국정을 농단한 죄가 가볍게 될 것은 아니기에,
하야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리고 누구라도 권좌에 앉는이, 국정을 또 한 번 농단하는 일이 있다면
그녀를 일벌백계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나는 시국선언도 좋고, 시위집회도 다 좋다.
하지만 단순히 그녀를 심판하기 위한 거라면 그것은 반대다.
정치의 투명성은 그냥 오지 않는다.
반드시 누군가의 준엄한 심판을 통해 온다고 본다.
이 경우 난 희생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가 혹시라도 권좌에서 내려오는 것을 순교자인 양하지
않았으면 한다.
순교자인 양 할 수 있는 건 그녀를 따르고, 보좌하고 기생했던 사람들한테나
할 수 있는 거지, 모든 사람에게 보여선 안될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우리나라 정치의 선진화와 투명성을 위해
그녀의 퇴진이 필요하다면 미련없이 내려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음 차기 정권을 노리는 자 그 자리가 얼마나 무겁고, 준엄한 자리인지
알아야 한다.
권좌를 우습게 보는 자 권좌로 망할 것이다.